원로목사회, 회장 선출하느라 2시간 넘게 실랑이
원로목사회, 회장 선출하느라 2시간 넘게 실랑이
  • 이승규
  • 승인 2009.03.14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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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김형훈 목사, 22표 중 11표 얻어 회장 당선

▲ 원로 목사회 회장으로 당선된 김형훈 목사.
김형훈 목사가 3월 13일 후러싱제일교회(김중언 목사)에서 열린 대뉴욕지구한인원로목사회 정기 총회에서 제7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김 목사는 22명이 자유 투표를 한 결과 11표를 얻었다. 원로목사회가 밝힌 회원 수는 71명이다.

하지만 투표 과정에서 논란이 많았다. 회장 선출 방식을 놓고 2시간이 넘게 실랑이를 했다. 지난해 회의록에 따르면 원로목사회는 '부회장이 차기 연도 회장직을 자동 승계한다'는 회칙 개정 안건을 임원회가 제안했고,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 회칙을 개정했다고 되어 있다. 올해 부회장을 지낸 김종우 구세군 사관이 회장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회원이 이를 문제 삼았다. 이들은 지난해 정기 총회에서 회칙을 개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부회장이 자동으로 회장이 되는 것이 아니라, 무기명으로 자유 투표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2008년 열린 정기 총회에서는 2007년 부회장을 지낸 림인환 목사가 회장으로 추대됐다. 당시 회원들은 '관례'를 거론하며 림 목사가 회장 되는 것을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 올해 갑자기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문제를 제기한 목사들은 회의록도 믿지 않았다. 어떤 목사는 '서기가 조작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했다. 서로 자신의 기억력만 믿다보니 논란은 계속됐다.

회의가 길어지자 10여 명의 목사들이 자리를 떴다. 특히 김종우 사관은 자신이 회장이 되는 줄 알고 왔다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이한 셈이다. 김 사관은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한 목사는 "목사들이 회의를 하면서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느냐"며 "다시는 이 모임에 나오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김종우 사관이 회장 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목사들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김종우 사관은 지난해 부회장 후보로 출마했는데, 김용욱 목사와 3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끝에 부회장에 당선됐다.

결국 회장 선거는 무기명 비밀 투표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이 자리를 떠난 뒤였다. 우여곡절 끝에 회장으로 당선된 김형훈 목사는 "원로목사회를 위해 1년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기 총회에 앞서 한 예배에서 설교를 한 림인환 목사는 마치 회의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 듯 "제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핏대를 세워가며 고함을 치고 삿대질을 하는 원로목사회도 문제가 있다"며 "원로 목사들이 차원을 좀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원로목사회는 뉴욕 지역에서 목회 활동을 하다 은퇴한 목사들의 친목회며, 한 달에 한 번 교회를 돌아다니며 모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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