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성 목사, "신앙 색깔 차이 묶을 리더십 부족했다"
안민성 목사, "신앙 색깔 차이 묶을 리더십 부족했다"
  • 방지은·박지호
  • 승인 2010.07.11 22:3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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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교인들 사퇴 철회 요구하며 재신임 투표 요구

돌연 사퇴를 선언한 뉴욕장로교회 안민성 목사가 사퇴 선언 2주 만에 입을 열었다. 11일 주일 오후, 교인들과 함께한 '대화의 시간'에서 "신앙 색깔이 다른 걸 느꼈다. 그럼에도 하나로 묶어 나가는 것이 리더십인데 그렇게 할 능력이 없었다"며 사퇴를 생각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안 목사, "신앙 색깔 달라 서로 불편"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며 말문을 연 안 목사는 사의를 표명한 것은 본인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본인의 부족함이) 성도들을 불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정 대상을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안 목사는 신앙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교회 내에 '불편함'이 존재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안 목사는 이런 다름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하나로 엮어 나가는 것이 자신의 역할인데 그 점이 미약했다고 자책했다.

"크로스웨이교회(부임 전 목회지)와 뉴욕장로교회는 이름부터가 극과 극이다. 두 교회는 성격상 많이 다르다. (하지만) 이런 일로 힘들어서 사임 표명을 하는 것은 아니다. 두 교회가 성격상 달라서 여러분을 힘들게 했다. 나의 모습이 나와 성도들을 불편하게 했다. 성도들의 사랑을 받는 것과 당회원과 교역자를 하나로 만드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신앙 색깔이 다른 걸 느꼈다. 그럼에도 하나로 묶어 나가는 것은 리더십인데 내가 그렇게 할 능력이 없었다."

아이홉과 관련된 문제도 본인의 리더십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아이합과 뉴장의 신앙 색깔이 다른데 리더십이 부족하다 보니까 그 이단성 문제가 연결돼 문제가 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안 목사가 본인의 리더십 문제를 거론하긴 했지만, 신앙 색깔의 차이가 존재했고, 그 차이는 결국 아이합을 통해 드러났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는 교인들과의 대화 도중 최 아무개 장로의 발언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최 장로는 "목사님 사임 이유가 당회 때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리 힘들어도 여기 남아서 목회해달라고 권유도 했고, 아이홉에서 기도하고 온 후에도 화합하는 목회를 하리라 생각했고 기도했다"고 말해 안 목사가 사퇴하도록 당회가 압박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5월 26일 수요예배 설교가 신앙 색깔차 극명히 드러내

그러면서 최 장로는 "5월 26일 수요예배 설교 말씀이 제게는 걸림돌이 되었다. 목사님 설교가 실수에서 나온신 게 아니라"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지난 5월 26일 수요예배 설교가 신앙 색깔 차이가 본격적으로 드러난 시점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안 목사는 당시 어떤 내용의 설교를 한 것일까. 안 목사는 5월 26일 설교 도중 "아직은 이 강단에서 누가 예언해 준 것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것이 불편하다"며 아이합에 소속된 사람들이 본 환상을 교인들에게 전달했다. 당시 설교 내용 중 일부다.

"이거 믿음 갖지 않으면 저 여기 사람들 앞에서 막 발설하고 그럴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 앞에서 믿음의 스텝을 저는 지금 떼는 겁니다. 그래서 성도님들에게 얘기하는 겁니다. 뭐라고 이야기하냐면, '당신은 목회 차원이 아니라 이제는 운동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목회적 차원에서 목회자가 아니라 사도적인 위치에서 교계를 인도하게 될 것입니다. 당신 주위에 커다란 두 천사가 있어서 한 천사는 당신을 보호해주고 있고 한 천사는 당신이 하실 일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당신은 스데반이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람들 앞에서 담대히 복음을 증거했던 것처럼 그 증오자들 앞에 서게 되는 일이 있게 될 것입니다. 당신의 사역에 엄청난 그러한 경제적 부강함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사역을 통해서 도움을 받게 되는 일들이 벌어질 것입니다.' 이렇게 돌아가면서 얘기를 하는데요, 입이 쩍 벌어져서 어떻게 대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분명히 우리를 사용하시려고 하시는 것이 분명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관련 기사 참조)

뉴욕장로교회와 환상과 예언에 비중을 두는 아이합은 신학적 노선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견이 나온데다, 안 목사가 아이합 기도원에 한 달 가량 머무를 당시 선지자들에게 들은 예언을 5월 26일 수요예배 때 공개하면서 신앙 색깔로 인한 갈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안 목사, 사임은 교인들 사랑하는 다른 방식일 뿐

안 목사는 교회와 성도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사임을 거론한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방식으로 교회와 교인들을 사랑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자신이 떠나는 것이 교회의 분열을 막고 하나 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내린 선택이라는 것이다. 

"…우리 장로님들이 미워서 그만두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교단에 속한 다른 목사님이 오면 교인이 나뉘는 일이 없이 하나로 뭉칠 수 있을 것 같아서 사임에 대한 얘기를 한 거다. 이 방식으로 성도를 사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다. … 금방 떠나지 않는다. 새로운 좋은 목사 오실 때까지 여러분과 호흡하며 있으려던 게 내 생각이다. 1년까지도 더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안 목사가 사퇴를 결심하게 된 시점은 언제일까. 안 목사는 "마지막 당회를 마치고 하나님께 기도할 때 무언가 다른 느낌을 받았다"며 "어떤 사인을 받았지만 이것이 절대적인 하나님 음성이라고 말씀은 못 드리겠다. 그러나 허락은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교인들은 안 목사를 지지하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교인들, "대다수 교인들 안 목사 지지, 재신임 물어야" 사퇴 만류

대화의 시간에 참석한 교인들 중 절대 다수는 안 목사의 사퇴를 반대했다. 교인들은 "교회를 위해 떠난다는 것은 옳지 않다. 대다수가 목사님을 사랑한다"며 안 목사를 지지했다. 대화의 시간 동안 안 목사를 지지하는 발언들이 나오면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한편, 안 목사에 대한 지지는 '사퇴를 찬성하는 교인들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졌다. 교인 중 한 명이 이번 일이 "영적이지 못한 장로들 때문에 생긴 문제"라고 말하자 청중들은 박수를 보냈다. 또 안 목사의 사퇴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 야유를 보내며 발언을 차단하기도 했다. 이에 안 목사는 "누구를 비방하는 자리가 아니다. 이렇게 박수를 치면 안 된다. 누가 누구를 탓하지 말자"며 교인들 간의 갈등을 비화되는 것을 시종 우려했다.

안 목사, "재신임 투표는 나를 고통으로 몰고가는 것" 

교인들은 투표를 통해 재신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다른 목사님이 와도 교회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재신임을 묻고 걸림돌을 제거해서" 안 목사가 계속 목회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안 목사는 "신임 투표는 나를 고통으로 몰고 가는 것이다. 화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임 투표로 누구를 몰아내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며 반대했다.

'목사님과의 대화 시간'’이란 주제로 진행된 질의응답은 650석 크기의 소예배실을 교인들로 가득 메운 채 약 1시간 반 가량 진행됐다. 교인들 대다수가 안민성 목사 사임을 만류하는 분위기였다. 안 목사의 사임을 서운해하며 눈물 흘리는 교인들도 있었고, 안 목사를 지지하는 박수와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교인들 간 몸싸움이나 언쟁은 없었으나, 간간히 야유와 고성이 나오기도 했다.

다음은 대화의 시간 동안 나온 내용 중 안 목사의 발언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질문 받기 전에 내 거취에 대해 설명하겠다. 사랑하는 성도들에게 송구스럽다. 심려를 끼쳤다. 사의를 표명한 이유는 힘들기 때문이 아니다. 십자가를 지느냐 마느냐의 문제도 아니고, 교인을 사랑하느냐 아니냐의 문제도 아니다. 어떻게 십자가를 지느냐, 어떻게 교인들을 사랑하느냐의 문제다.

내가 이전에 섬겼던 교회는 크로스웨이교회다. 한인 교회인데 미래지향적이고 자유로운 교회였다. 이후에 뉴욕장로교회에 부임했다. 예장합동 소속 교회다. 크로스웨이교회와 뉴욕장로교회는 극과 극이다. … 두 교회가 성격상 많이 다르다. 이걸로 힘들어서 사의를 표명한 것은 아니다. 두 교회가 성격상 달라서 여러분을 힘들게 했다. 나의 원래 모습이 나와 성도들을 불편하게 했다. 리더십이 필요함을 느꼈다. 성도들의 사랑을 받는 것과 당회원과 교역자를 하나로 만드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신앙 색깔이 다른 걸 느꼈다. 그럼에도 하나로 만든다는 것은 리더십이 필요한 문제다.

당회원들과 3년 동안 아름답게 보인 건 아니다. 다들 약점이 있지만 내가 자랑스러워하는 부분은 한 분 한 분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하나로 묶어 나가는 것은 리더십인데 내가 그렇게 할 능력이 없었다. 나는 감싸줄 때와 아닐 때에 대한 기술이 없다. 우리 교회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면에서 가지고 있는 좋은 점이 얼마나 많은지 안다. 그러나 하나로 묶어 나가는데 내가 절대적인 리더십이 없다. 이것에 대한 고민이 항상 있었다. 이것이 나와 관계된 이단성 문제와 연결되었다.

6개월 동안 아이합 기도원에서 기도했었다. 나는 아이합과 관계된 게 하나도 없다. 아이합에 24시간 기도할 수 있는 환경이 있어서 거기서 기도한 거다. 아이합이 이단이라고 얘기하는데 나는 누가 그런 말을 하는지도 관심도 없고 아이합에 대한 관심도 없다. 아이합도 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분들이다. 그러나 교리가 다르면 아이합을 이단이라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교리가 다르면 아이합을 이단이라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합과 뉴장이 40년 동안 걸어온 성경론이 교리상으로 다르다. 그래서 절대적 리더십이 부족한 내가 아이합에 다녀온 것이 연결돼 이단성 문제가 불거진거다. 만약 내가 리더십이 있었더라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우리 장로님들이 미워서 그만두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교단에 속한 다른 목사님이 오면 교인이 나눠지고 하는 일을 막고 하나로 뭉쳐지는 계기가 될 거 같아서 사임에 대한 얘기를 한 거다. 이 방식으로 성도를 사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다. 이것이 분쟁으로 오가는 잘못된 시간이 될까 우려된다. 금방 떠나지 않는다. 새로운 좋은 목사 오실 때까지 여러분과 호흡하며 있으려던 게 내 생각이다. 1년까지도 더 있을 수 있다. 리더로서 우리 교회가 흔들리지 않도록 할 리더십이 내게 있는 가, 나와는 다른 내공을 가지고 있는 분들(당회원과 교역자를 지칭하는 듯)을 이끌 리더십이 내게 있을까 3년간 고민해왔다.

(내분의 조짐을 염두해둔 듯) 이런 나눠짐을 우려한 거다. 이것이 우려한 점이다. 그래서 내가 사임하려는 거다. 누가 누구를 공격하면서 상처받지 않길 바란다. 내가 고민한 것은 이 교회 리더가 맞느냐였지, 누가 누구를 욕하고 그런 거 때문이 아니다.

신임투표는 나를 고통으로 몰고 가는 것이다. 화합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누구를 신임투표로 몰아내고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교회라는 곳은 누가 누구를 좋아해서 있고 하는 것이 아니다. 목회자로서의 직분으로 볼 때 교회를 하나로 묶고 가는 리더십이 부족하다. 이것이 전부다. 나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마지막 당회를 마치고 하나님께 기도할 때 무언가 다른 느낌을 받았다. 어떤 사인을 받았지만 이것이 절대적인 하나님 음성이라고 말씀은 못 드리겠다. 그러나 허락은 하신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사임하는데 있어서 새 목사가 오실 때까지 있을 거라는 말씀을 드린다. … 하지만 청빙은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이 역사하시고 사인주시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지속해 갈 수 없다.

이 아무개 집사, 박 아무개 장로 모두 나를 사랑하시고 많이 도와주신 분들이다. 이것 밖에 드릴 수 있는 말이 없다. 최 아무개 장로님처럼 나를 사랑해주신 분이 없다. 이런 곤경에 빠지게 해서 오늘 잠을 잘 수 있을지 모르겠다. 누가 누구를 탓하지 말자. 원래 말이 와전되는 게 교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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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 2010-11-17 12:40:25
'신앙의 색깔" 이라는 간단한 표현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것 같습니다. 예수님을 이렇게 믿고 저렇게 믿는것에 따른 해석이 다르고 그것때문에 서로 헐뜯고 상처받는 상황까지 온다면, 분명히 그것은 '색깔'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과 한인간의 관계를 자기들만의 방정식으로 만 풀려고 하는것은 분명히 인간의 교만이나 영적 미숙함이라고 봅니다.

뉴장성도2 2010-10-13 22:48:06
제가 아는 과객은 무협지에 칼차고 다니면서 정의를 위해 .. 다음생략
뉴장의 본질을 정말 모르시는 분 같습니다. 목사님 '남아있으려고' '분별없음'
이런 표현이 너무 경솔하십니다. 대충알고 말하시는 것을 보니 진짜 과객이
아닌 것 같습니다.

과객 2010-08-04 23:03:35
뉴장 문제는 장로교 전통을 모르는 목사님을 담임으로 청빙한데서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3년 교역학 과정을 어떤 신학교에서 공부하는가?는 장차 목회 사역과 관련하여 중요합니다. 장로교 신학은 성결교나 오순절 신학과 다른 시스템인데, 다른 시스템의 목회자가 오시면, 성경해석에서부터 차이를 느끼게 됩니다. 장로교 전통의 교회를 섬길 준비가 되지 않은 분이 오셨기에 뉴장 문제가 떠오르게 된 것입니다. 목회자는 자기 신학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섯부르게 오신 안목사님도 분별이 없으신 분으로 보입니다. 신학의 중요성을 알고 계신가요? 그런 바탕이 없기에 예언이니, 사도니 하는 소리를 쉽게 말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군요. 속히 조용히 떠나시는 것이 차선책인데, 남아 있으려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