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퍼스펙티브 세미나 수강생들 맨해튼의 모스크 방문
이슬람 퍼스펙티브 세미나 수강생들 맨해튼의 모스크 방문
  • 이승규
  • 승인 2009.03.22 2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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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 샴시 알리, '다른 종교도 존경'…이슬람에 대한 정서적 반감 줄이는 데 기여

▲ 무슬림은 하루 다섯 번 기도를 한다. 수강생들이 찾은 시간은 마침 무슬림들이 두 번째 기도를 하는 시간이었다.  
3월 19일부터 뉴욕장로교회(안민성 목사)에서 열리고 있는 '이슬람 퍼스펙티브' 세미나를 수강 중인 40여 명이 맨해튼에 있는 모스크인 'Islamic Center of NY'을 찾았다. 무슬림들은 하루에 다섯 번 기도를 하는데, 수강생들이 찾은 시간이 마침 두 번째 기도를 하는 시간이었다. 모스크에 들어갈 때 여성들은 머리에 두건 같은 것을 써야 하는 관례 때문에 모두 가져온 스카프 등으로 머리를 둘렀다. 신발도 벗었다.

수강생들과 함께 모스크를 찾은 김덕래 선교사는 출발하기 전 "무슬림들에게 전도하려고 생각하지 말고, 교리에 대해 토론하지 말라"며 "그냥 무슬림들의 얘기를 들어본다는 마음으로 모스크를 방문해달라"고 당부했다. 오후 1시가 넘어 모스크를 찾은 수강생들은 뒤에서 조용히 무슬림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지켜본 뒤 이맘(교회의 목사에 해당) 샴시 알리(Shamsi ali)를 만났다.

▲ 이맘 샴시 알리는 무슬림 역시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했다. 또 이슬람에 대해 편견을 갖지 말아 달라는 당부도 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알리는 "무슬림 역시 하나님을 믿는다"면서도 "예수를 바라보는 시각은 기독교와 약간 다르다"고 했다. 무슬림은 예수를 무함마드와 같은 선지자로 본다. 예수를 하나님이 보내신 독생자로 생각하는 기독교와는 다른 교리다. 알리는 "(예수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지만) 이슬람 경전인 코란은 다른 종교를 존경하라고 가르친다"며 "나와 종교가 다른 사람에게 꼭 이슬람을 믿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알리는 "무슬림은 하나님이 한 분이라는 사실을 믿는다"며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서는 대통령이 아니지만, 하나님은 한국, 미국, 어느 나라에서나 똑같은 하나님이다"고 했다. 모스크 안에는 어떤 형상이나 동상 같은 게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 알리는 "형상 등을 만들어 놓으면 하나님과 대화하는 데 방해가 될까봐 만들지 않았다"고 답했다. 예를 들어 하나님을 남성의 형상으로 만들어 놓으면 여성들이 '왜 하나님을 남성으로만 생각하느냐'고 반발할 수 있고, 서양인으로 그려 놓으면 아시아나 다른 민족들이 하나님에 대해 왜곡된 시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알리는 "하나님을 가리키는 아랍어가 '알라'"라며, "무슬림들이 기독교와 다른 하나님을 믿는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 이슬람 퍼스펙티브 수강생들이 둘러앉아 샴시 알리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무슬림들은 하루에 다섯 번 기도하는데, 알리는 "인간이 하루에 세 끼 밥을 먹어야 살듯이 기도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고 했다. 꼭 모스크에서만 기도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있는 곳에서 주변을 깨끗하게 해놓고 기도를 하면 된다. 기독교는 매월 수입의 10분의 1을 헌금하지만, 무슬림은 일 년에 한 번 수입의 2.5%를 헌금한다. 알리는 그 돈을 걷어 10%는 구제에 쓴다고 했다. 또 무슬림은 일 년에 한 번 라마단이라 불리는 금식 기도를 하는데, 먹는 것, 마시는 것 등을 중단함으로써 욕망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모스크를 찾은 수강생 대부분은 이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고 했다. 이슬람은 테러를 일삼고, 자신의 종교를 믿지 않으면 살인도 서슴지 않는 종교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런 일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맨해튼에서 UBF 사역을 하는 갈렙 강, 폴린 강 부부는 "무슬림을 어떻게 선교해야 할지 감이 잡힌다"며 "매우 유용한 방문이었다"고 말했다.

▲ 여성들은 이슬람 관례에 따라 모스크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머리에 스카프나 두건 등을 걸쳐야 한다.
뉴욕장로교회 장로라고 자신을 밝힌 한 수강생은 "저들은 예수를 구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구원이 없다"며 "(이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은 넓어졌지만, 저들이 믿는 건 가짜다"라고 했다.

수강생들의 모스크 방문을 주선한 김덕래 선교사는 "그동안 기독교 입장에서 이슬람에 대한 말을 많이 들었는데, 무슬림 입장에서 이슬람에 대해 들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해 방문을 주선하게 됐다"고 했다. 김 선교사는 "이슬람은 우리가 무찔러야 하는 적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으로 보듬어야 하는 이웃이다"며 "비록 한 번이지만 이번 만남으로 서로 이해의 폭이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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