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 저녁 7시 30분(미국 동부 시간) 약 200명이 모인 가운데, 추모식이 시작됐다. 식장 한쪽에는 헌화를 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헌화를 하는 줄은 저녁 9시 30분 경 추모식이 끝날 때까지 줄어들지 않았다.
지나가는 외국인들도 추모식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이들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 자살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하면서도, 자살을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귀를 기울였다.
문동환 목사는 이날도 추모사를 했다. 문 목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충격을 금치 못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절대 무위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자녀를 데리고 추모식장을 찾은 부모도 있었다. 롱아일랜드에서 세 자녀의 손을 잡고 맨해튼을 찾은 오승훈 씨는 자녀들에게 아버지가 좋아하는 대통령을 보러 가자고 말했다고 했다. 오 씨는 "우리나라에 이런 대통령이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다"며 "참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고 했다.
정지현 씨는 "소중한 것은 꼭 떠난 뒤 알게 된다"며 "당신의 서거 소식을 듣고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위로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0대 한 남성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물고기조차 살 수 없다는 1급수였다"며 "당신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꼭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광수 씨는 "악의 세력과 타협하지 않는 모습이 참 멋있었다"며 "가시는 길 자리를 함께해서 기뻤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즐겨 불렀던 상록수를 부르며 추모식을 끝냈다. 추모식이 끝난 뒤에도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얘기를 하며 아쉬움을 달랬다.이날 행사를 주최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 뉴욕뉴저지 범동포 모임'은 권양숙 여사와 유가족께 드리는 위로의 서신을 발표했다. 범동포 모임은 "권양숙 여사께서 받으신 충격을 어렴풋이 알 수 있다"며 "절대 혼자 외로워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치욕과 고통, 혹은 평소의 결벽성 때문에 그런 죽음을 택한 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고 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노 전 대통령이 다 이루지 못한 한국 사회의 개혁과 민주화, 남북 평화 통일을 모두 나서서 이루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