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장로교 총회장, '여성 장로' 당선
미국장로교 총회장, '여성 장로' 당선
  • 김성회
  • 승인 2010.07.09 01: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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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신디 볼박 장로, "목사와 장로 동등하게 인정하는 것 감사"

한국 교회의 교단 총회는 '선거'와 '싸움'으로 요약된다. 감투를 위한 무차별적 금품 살포와 정치적 공세가 세속 정치판 못잖다. 교단의 중요한 현안과 신학적 과제를 다루는 총회가 정치적 이해 추구의 장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미국 교회는 어떨까. <미주뉴스앤조이>는 미국 주류 교단(mainline denomination) 중 하나인 미국장로교(PCUSA)의 교단 총회 현장을 찾아 어떤 주제를, 어떻게 처리해가는지 들여다볼 예정이다. 7월 2일부터 10일까지 미네아폴리스에서 열리는 총회 현장에 김성회 기자가 참석해 미국장로교의 총회 현장을 집중 보도한다. (편집자 주)

▲ 신디 볼박 장로.
'여성 장로'인 신디 볼박(내셔널캐피탈 노회 소속) 장로가 219차 미국장로교단 총회의 총회장으로 당선됐다. 6명의 후보가 4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총 638표의 유효 투표 중 볼박 장로가 325표를 획득했다. 볼박 장로는 이번 총회의 핵심 안건인 조직혁신위원회의 공동 위원장을 4년간 맡아와, 대의원들이 조직혁신안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218차 총회장인 브루스 차우 목사의 인사가 있은 후 한 대의원이 바로 개정안을 냈다. 후보가 평소의 2배인 6명 출마했으니 전체 질의응답 시간을 1시간에서 90분으로 늘이자는 제안이었다. 제안은 거수에 의해 통과됐다.

각 후보를 지지하는 지지자의 발언이 먼저 있었다.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은 5분이었다. 후보자들은 자신과는 다른 인종, 다른 지역의 목회자들을 지지 연설자로 뽑았다. 한국인인 김진성 목사의 지지 연설은 흑인 여성 목사가 했고, 흑인 남성인 제임스 벨 목사(Holy Trinity-Bethlehem Presbyterian Church 담임)의 지지 연설은 백인 목사가 하는 식이었다. 대형 화면을 통해 연설이 중계됐는데 시간이 함께 표시됐다. 모든 지지 연설은 주어진 시간 동안 끝났다.

30분간 이어진 지지 연설에 이어 곧바로 후보들의 연설이 이어졌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김진성 목사(Church of All Nation 담임)는 "미국장로교단의 문제는 우리가 자유주의 신학을 추구하느냐 보수주의 신학을 추구하느냐에 있지 않다. 2042년이면 미국 인구 중 백인은 절반이 안 된다. 다문화·다인종 사회로 진전하는 가운데 여전히 92%의 구성원은 백인이다. Euro-centric White Male(유럽지향적인 백인 남성) 문화가 가장 심각한 문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목회를 하고 있는 Church of All Nation은 다인종 교회로 현재 25개국의 이민자들이 함께 예배드리고 있다고 했다.

▲ 각 후보에게는 5분의 발언 시간이 주어졌다. 30분간의 후보 연설이 끝나고 정회한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뒤를 이은 신디 볼박 장로는 누가복음 5장에 등장하는 중풍 병에 걸린 사람을 미국장로교단에 비교하며 대의원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미국장로교단은 이미 전신마비 상태가 되어버렸다. 우리 교단은 우리가 자랑스럽게 다녔던 그 교회를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분노와 공포와 슬픔으로 마비되어버렸다. 우리는 단순히 대의원이 아니다. 우리는 중풍 병에 걸린 환자를 도왔던 바로 그 친구들이다. 이제 우리가 힘을 합쳐 지붕을 뜯어내고 예수님 앞에 교단을 데려가야 할 때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역시 각 후보에게는 5분의 발언 시간이 주어졌다. 30분간의 후보 연설이 끝나고 정회한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712명의 대의원과 200여 명의 자문 대의원들을 위해 현장에는 총 8대의 마이크가 설치돼 있었다. 대의원들은 총회장에 설치된 마이크 앞에 나가 음성 인식 장치를 이용해서 자신의 성명과 소속을 밝히면 입력 순서에 따라 단상에 설치된 컴퓨터에 리스트가 뜨는 방식이 이용됐다.

▲ 대의원들은 총회장에 설치된 마이크 앞에 나가 음성 인식 장치를 이용해서 자신의 성명과 소속을 밝히면 입력 순서에 따라 단상에 설치된 컴퓨터에 리스트가 뜨는 방식이 이용됐다.
총회장이 호명을 하는 사람에게 질문할 기회가 주어졌다. 질문은 주로 차세대에게 어떤 목회를 할 것인가가 주어졌고, 후보들의 대답은 대동소이했다. 결정적인 견해차가 벌어졌던 곳은 역시 동성애 관련 문제였다. 이번 미국장로교단 총회에는 남녀 간의 결합만을 결혼으로 인정하는 헌법 조항에 대한 질문이었다. 처음으로 답변에 나선 마기 로터러 목사(First Presbyterian Church in Burnsville, 담임)는 "에둘러 말하지 않겠다. 하나님은 누구나 사랑하시며 그것에 예외는 없다. 동성 결혼은 인정돼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어서 제임스 벨 목사와 에릭 닐슨 목사(First Presbyterian Church in Eau Claire 담임)는 결혼이 남녀 간의 결합이라는 현재의 헌법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진성 목사는 답변에 나서서 "헌법이 인정하는 남녀 간의 결합을 지지한다. 우리가 결혼에 관한 이러한 정의를 건드린다면 앞으로는 아프리카에서도 현존하는 일부다처제도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갈지를 논의해야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선거가 끝나고 이어진 대의원들과의 인터뷰에서 대다수의 대의원들은 "중혼과 관련된 김진성 목사의 발언이 지나쳤다"는 입장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답변 기회를 가진 볼박 장로는 "6번 이혼하고 7번 결혼한 CNN의 래리 킹 씨가 우리가 바라는 결혼의 이상형인가? 나는 워싱턴 DC에서 62년간 함께 동성 부부로 살다가 2주 전에 드디어 정식 결혼 신고를 한 커플에게 박수를 보내겠다. 동성 결혼은 지지하지만 미국장로교단이 아직 그것을 수용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시간을 두고 문제를 풀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90분간의 토론이 끝나고 현장 투표가 이어졌다. 현장 투표는 대의원들에게 주어진 무선송신기를 통해 이뤄졌다. 먼저 투표를 하는 것은 자문 대의원들이었다. 190여 명의 청년 자문 대의원, 25명의 신학생 자문 대의원, 8명의 해외 선교 자문 대의원, 11명의 타 종교 자문 대의원들이 투표를 하면 그 결과가 바로 공개됐다. 자문 대의원은 소위원회에서는 의결권을 가지지만 총회장에서는 자문의 역할만 한다.

▲ 볼박 총회장은 "장로교단의 장로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교단에서 목사와 장로를 동등하게 대해주는 것에 많은 축복을 받았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자문 대의원들의 투표 결과는 신디 볼박 장로와 백인 남성 목사였던 에릭 닐슨 목사와 김진성 목사에게 쏠렸다. 이 결과를 지켜본 대의원들은 곧바로 자신들의 투표를 시작했다. 주어진 시간은 15초. 15초 안에 후보 선택 버튼을 눌러야 했다. 1차 투표 결과 볼박 후보가 149표로 선두로 나섰다. 다른 후보들은 70여 표를 골고루 나누어 가졌다.

과반수에 이른 후보가 없었기 때문에 자문 대의원들의 자문 투표가 이어졌다. 결과는 동일. 이어서 대의원들의 실제 투표가 이뤄졌고 다른 후보들의 표가 주는 가운데 볼박 후보가 220표로 다시 선두에 섰다.

6명의 후보가 경합하는 가운데 한 명이 과반수를 넘는 것이 쉽지 않아보였다. 시간은 10시를 넘기고 있었고 대의원의 개의안이 나왔다. 가장 적게 득표한 후보를 한 명씩 제외시켜 가면서 투표를 하자는 의견이었다. 개의안은 출석 인원의 과반수를 넘지 못해 통과되지 않았다.

출석 인원에 대한 논쟁이 시작됐다. 712명 전원이 출석한 것으로 돼있었는데 개의안의 투표 결과는 600명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무선 송신기에 대한 의문이 발생했고 약 30분 간 무선 송신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파악했다. 결국 현장을 떠난 대의원을 제외하고 출석 인원이 638명임을 확인하고 재투표가 시작됐다. 320표가 당선에 필요한 숫자였다.

3차 투표에서는 볼박 후보가 272표로 선두로 나선 가운데 보수층의 표가 캘리포니아 출신의 여성 목사 후보이면서 가장 보수적인 색깔을 선명하게 드러냈던 줄리아 리스 목사(First Presbyterian Church of Lompoc 담임)에게 몰리면서 111표로 2위로 나섰다.

선두와의 표 차이는 컸으나 1명씩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투표가 진행된다면 하위권에 있는 보수층의 표가 결집되면서 해볼 만한 선거가 될 수 있었다. 다시 4차 투표가 시작되고 대의원의 재개의 요구가 있었다. 차우 총회장은 이미 투표 중이니 이번 투표를 마치고 다시 의사를 묻겠다고 했다.

4차 투표 결과 신디 볼박 장로가 325표를 얻어 과반수를 넘겨 219대 총회장에 당선 됐다. 참가했던 대의원들은 기립 박수로 새 총회장의 당선을 축하했다. 지지자들과 함께 연단에 선 볼박 총회장은 "장로교단의 장로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교단에서 목사와 장로를 동등하게 대해주는 것에 많은 축복을 받았다. 앞으로 미국장로교단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열심히 뛰겠다"는 당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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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14장34절 2010-09-25 10:58:18
만역 이자들이 성경을 한번만 읽어봣다면 하나님의말씀을 고귀하게 생각한다면 그런짓거리를 할수없을것이다 교회에서 여자는 잠잠하라고 했다 여자의 가르치는것과 특히 남자를 주관하는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것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이고 하와가 먼저 아담보다 죄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성경이 밝힌다 마지막 시대에 배교하는 때가 온다더니 미국이먼저 그 다음 한국모방 뻔한수순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