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귐에 대해 진지한 고민하는 목회자 되라"
"사귐에 대해 진지한 고민하는 목회자 되라"
  • 전현진
  • 승인 2013.08.1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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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미주 신학생·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 둘째 날, 멘토들 '진실한 관계', '맡기는 삶', '자기 목회' 강조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제4회 미주 신학생·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 둘째 날, 세 멘토들이 전하는 멘토링 시간과 조별 토론 시간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멘토들이 던진 주제를 놓고 고민을 나눴다. 이날 행사에선 멘토들과 참가자들이 평소 털어 놓기 쉽지 않은 솔직한 고민을 나누기도 했다.

▲ 박성일 목사.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8월 14일 멘토링은 박성일 목사(필라델피아 기쁨의교회)의 강연으로 시작했다. 박 목사는 '프랜드쉽(Friendship)'을 주제로 강연했다. 교회를 개척하고 15년 동안 사역해 온 박 목사는 그동안의 경험과 최근까지 이어진 고민들을 중심으로 멘토링에 나섰다.

박 목사는 "타인과의 관계가 목회의 본질"이라며 목회자들이 사귐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목회자들이 맺고 있는 부교역자·교인·가족·친구와의 관계가 건강한 목회에 중요한 요소라며,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항상 고민하고 질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목회란 결국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 사람과의 사귐이 있어 행복하다'는 마음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복음 안에서 나누는 사귐이 목회의 진정한 의미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소통과 사귐의 주제는 여전히 끌어안고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교회 안에서 진실한 소통이 가능한가'라는 고민을 그는 최근까지도 이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목회자의 약함을 솔직히 드러내면서 거짓 없는 소통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는 "당회에 들어갈 때 환자복을 입고 들어가는 느낌"이라며 목회자가 스스로의 약함을 인정하고 교인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2년 전 공황장애 증상을 겪기도 했다며 힘들고 지칠 때 연약함을 나눌 친구가 목회자에게 꼭 필요하다고도 전했다.

박 목사는 "인간의 인간됨을 회복하고, 인격을 회복하는 것이 구원"이라며 "구원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 '프랜드쉽'이다"고 말했다. 진실한 관계가 복음의 본질이고 목회자가 늘 천착해야 될 목회의 본질이라는 설명이다.

사역에 하나님의 공간 남겨 둬야
▲ 김영봉 목사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세 번째 멘토링은 김영봉 목사(와싱톤한인교회)가 나섰다. 김 목사는 '맡긴다는 것'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 목사는 '맡기고 산다는 것'이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것 △하나님께 예민해지고 그 인도하심을 따르는 것 △결과는 그분께 맡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맡기지 못하는 사람은 '내가 지배한다. 내 생각대로 되어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삶이 주변 사람을 지치게 하고, 하나님이 하시는 것을 지켜보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지난 경험을 통해 '맡기고 살아야 된다'는 것을 조금씩 배워 갔다는 김 목사는 그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목회와 관계에 어려움을 겪을 때 '네가 누군데 누구를 바꾸려 하느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목회자의 책임은 '주어진 시간 동안 좋은 양식을 나누어 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이 목회의 주인이 되려 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라고 말했다.

또 김 목사는 자신의 아내에게 크고 작은 일을 자주 지적하려 했었다며, 다툼을 계기로 '내가 무엇이기에 내 아내를 주조하려고 하는가'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신학교 교수 시절 다른 교수들과의 관계가 어려운 적이 있었다며, 기도하던 중 '왜 내 생각만 옳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또 자신의 기도를 점검하면서 자신의 기도를 조정하려는 마음을 느끼고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주권을 맡기고, 주님께서 하시는 일을 향해 가는 방식으로 기도의 방식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도의 실험이 저서 <사귐의 기도>를 쓴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참가자들에게 "항상 성령의 인도를 살피라"며 "본인이 생각한 설교의 주제를 무조건 따르려고 하지 말고, (성령이) 인도하는 대로 따라가려 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설교에서도 '맡기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목회의 주인이 하나님이라는 것을 분명히 믿는다면, 하나님께서 결국 사람을 통해서 그 뜻을 이뤄 간다"고 말했다. 또 현장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사역하기 위해 우선순위를 점검하고 '한 번에 한 가지씩'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건강한 사역 위해 꼭 필요한 '자기 목회'

▲ 고영민 목사.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네 번째 멘토링에서 고영민 목사(토론토 이글스필드한인교회)는 '자기 목회(Self-ministry)'라는 화두를 던졌다. 고 목사는 '자존감'과 '아내와의 관계'가 자기 목회의 중요한 부분이며, 건강한 목회를 위해 꼭 회복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고 목사는 '자기 목회'란 목회자가 자신의 육체적·정서적·영적인 부분을 돌보는 것이며, '목사가 자기 자신에게 목사가 되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목회를 교회 목회와 자기 목회로 분류하면서, "갑자기 추락하는 목회자들은 교회 목회에 실패한 경우보다, 자기 목회에 실패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고 목사는 이어 '목회 현장에서 생기는 목회자의 문제는, 자신이 목사라는 것을 잊어버리는 것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인간이라는 것을 잊어버린 것에서 출발한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사명감을 갖고 자기 목회를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목회라는 것이 타인과의 관계가 핵심이라면서, 남을 돌보기 전에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한 관계는 건강한 자존감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그는 '남들에게는 하나님의 구원하는 은혜를 제공하면서 그것이 당신에게는 결핍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리처드 백스터의 저서 <참 목자상>을 인용하면서 목회자가 상처 받은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목사는 목회자 부부 사이의 관계도 자기 목회의 다른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내를 대하는 방식과, 하나님을 대하는 방식은 사실 연결되어 있다'는 말과 '너의 안가 네 믿음의 이력서이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목회자 부부가 겪는 관계가 건강한 목회의 중요한 주제라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문답 시간과 조별 모임 시간에 그동안 품은 고민을 나눴다. 참가자들은 목회자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관계'라고 했다. 관계를 중심으로 멘토링을 풀어 간 멘토들의 강연에 참가자들은 담임 목회자와의 관계, 가족 간의 관계에 대해 질문했다. 진실한 대화를 나눌 친구 목회자가 있어야 한다는 멘토들의 조언에 한 참가자는 "목회 본질을 벗어날 때 지적해 주고, 때론 격려해 줄 친구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참가자는 멘토들에게 "현재 삶 가운데 어떤 유혹이 있고, 어떻게 그것을 해결하는지" 물었다. 멘토들은 "유혹은 다 똑같은 것"이라며 목회 활동 중 마주했던 유혹과 그것을 이겨 내는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영봉 목사는 돈·성·권력이 모든 인간에게 가장 큰 유혹으로 다가온다면서 기본에 충실하고, 긴장을 놓지 않으며, 아내·친구들과의 건강한 관계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현진 기자 / jin23@n314.ndsof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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