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학생들, "길자연 총장 사퇴하라"
총신대 학생들, "길자연 총장 사퇴하라"
  • 구권효 기자
  • 승인 2014.10.03 0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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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총학생회·신학과 학생회, 총회 현장에서 피켓 시위 및 기자회견

총신대학교 학부생들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99회 총회 현장을 찾아왔다. 넷째 날 9월 24일, 총신대 총학생회와 신학과 학생회가 광주겨자씨교회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태풍 때문에 비가 많이 내렸지만 학생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뜻을 총대들에게 알렸다. 이들은 총장 길자연 목사의 사퇴와, 여성들도 목회학 석사(M.Div.) 과정에 입학할 수 있도록 운영이사회 결의 취소를 요구했다.

신학과 학생회 16명은 예배당 입구 좌우에 서서 '현 총장 즉각 퇴진', '여성 신학생 교육권 보장', '운영이사회는 각성하라', '학생회 입장 전면 수용하라'는 글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점심을 먹고 들어오는 총대들에게 호소문을 나눠 줬다. 몇몇 학생들은 예배당 2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인데, 운영이사회를 비롯한 학교 운영자들은 학생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길자연 목사가 총장 하마평에 오를 때부터 총신대 학생들의 의견은 명확했다고 학생회는 말했다. 29대 학생회장 정진혁 씨는 금권 비리, 교회 세습, 정계 유착 등 교계와 사회에 파장을 일으킨 길 목사를 운영이사회가 묵인했다고 했다. 또 길 목사가 3월 28일 총장직을 사임한다고 말했다가 번복해 학생들을 우롱했다고 지적했다. 학생회는 대자보를 붙이고 입장을 표명했지만 학교 측은 무반응으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18일 총신대 운영이사회가 "목회학 석사 과정은 목사 후보생만 입학하도록 허락한다"고 결의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여자들은 총신 신대원 입학조차 불가?) 학생회는 이 결의가 "본교 신학과에 재학 중인 모든 여학우들의 교육권을 순식간에 박탈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총신대 신학과 4학년 안소희 씨는 여성이 신대원을 가는 목적은 목사의 권위에 도전하자는 게 아니라, 바른 신학을 배워 교회를 교회답게 세우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안 씨는 여성들이 M.Div. 과정에 입학하는 걸 막으면 더 이상 총신대 안에서 신학을 공부할 수 있는 길이 없다고 했다. 교육학 석사(M.A.) 과정은 기독교교육과 유아교육밖에 없고, 신학을 공부할 수 있는 신학 석사와 철학 박사 과정은 M.Div. 과정을 이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떻게 신학 공부를 더 하라는 것인지 운영이사들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학생회는 99회 총회가 운영이사회의 결의를 취소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학생회가 서울에서 총회 회의장인 광주까지 오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1500명의 목사·장로들 앞에서 시위하는 것도 그렇지만, 학교에서 이들을 압박했다. 한 학생은 "학교 측에서 '너희 배후에 누가 있는 것 아니냐. 후원금을 받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너희를 이용하려는 것이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단체와도 연관돼 있지 않으며 자비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총신대 46대 총학생회도 신학과 학생회와 별도로 총회 현장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잠언 29장 2절 "의인이 많아지면 백성이 즐거워하고 악인이 권세를 잡으면 백성이 탄식하느니라"는 말씀이 적힌 대형 현수막을 들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원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총학생회장 최승한 씨는 "길자연 총장과 이사들 문제가 이번 총회에 많이 헌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 총대들이 말씀 앞에서 헌의안을 잘 처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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