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건물 짓자고 신학교 문 닫았나?
결국 건물 짓자고 신학교 문 닫았나?
  • 김성회
  • 승인 2011.04.13 2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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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신학교, 총장 서한 통해 장기 비전 선보여

최근 남가주 캠퍼스를 폐쇄하겠다고 선언한 샌프란시스코신학교 이사회(Board of Trustee)가 '향후 5년간 재정 계획'을 수립하고 남가주캠퍼스 폐쇄와 교직원 및 교수 해임을 통해 얻는 수익을 건물 신·개축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 샌프란시스코신학교 전경. (출처 : 샌프란시스코신학교 웹사이트)  
 
총장 명의의 서한을 통해 발표된 내용을 보면 △학생들을 위한 향상된 장학금과 재정 지원, △기혼자 학생 중 자녀를 둔 가족을 위한 '스튜던트 빌라지(Student Village)' 신축, △기혼자 학생과 독신 학생 숙소 개축, △학교 내에 교수진을 위한 거주 단지 신축, 일명 "패컬티 로우(Faculty Row)", △2002년 대출했던 1,000만 불(잔액 500만 불) 전액 상환, △2016년부터 재정 적자 해소 등이 포함돼 있다.

이와 같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학교 측은 △남가주캠퍼스 폐쇄, △교수 24명 중 8명 해임, 교직원 37명 중 13명 해임, △운영 예산 감축, △학생 자녀를 위한 어린이집 처분 등을 단행했다.

"건물에 미친 일부 인사들의 작당"

결국 16명 남은 교수를 위해 학교 내에 저택을 신축하고 학생 용 기숙사 신축, 개축 등의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교수진 33%, 교직원 35%를 해임하고 남가주캠퍼스를 폐쇄한 것이다. 한 전임 교직원은 "건물에 미친(obsessed) 일부 인사들의 작당"이라고 이번 사태를 표현했다.

이 소식을 들은 남가주캠퍼스의 학생인 로빈 씨는 "우리의 희생이 결국 학교 교수들 건물 지어주기로 쓰이는 건가. 매우 허탈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학생은 "산 안셀모(샌프란시스코신학교가 위치한 북가주 부촌이며 1만 2,000명 중 흑인과 아시안이 500명에 지나지 않는 지역이다)가 베버리힐스처럼 부자 동네인데 교수들이 그 동네에 오래 살다 보니 자기들이 백인 부자인줄로 착각하고 높고 멋진 건물을 올리는 데 혈안이 된 것 같다"며 이사회의 재정 계획을 비난했다.

   
 
  ▲ 샌프란시스코신학교 전경. (출처 : 샌프란시스코신학교 웹사이트)  
 
익명을 요구한 전직 교직원은 "산 안셀모 캠퍼스 부지 자체는 한 독지가로부터 기증을 받은 것인데 신학교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게 되어있다. 만약 학교가 문을 닫게 된다면 그 땅은 고스란히 독지가의 상속자(부지 기증자는 이미 사망했다)에게 넘어가게 되어있다. 학교를 살릴 생각은 안하고 외형 확장에만 치중하고 있는데, 엄청난 금액을 들여 건물을 짓지만 그것으로 과연 계속 신학교가 운영될까 걱정이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만약 신입생이 감소되어 학교 운영이 어려워지면 지금까지 지었던 건물의 부지를 고스란히 독지가의 상속자에게 돌려줘야하는데 건물 신축에만 열을 올리는 것은 옳지 않은 태도라는 지적이다.

결국 남가주캠퍼스 폐쇄는 결국 일단락된 것으로 보이며, 학교 측은 임시직인 스튜어드 레어드 총장을 대신할 신임 총장 선정 작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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