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말씀포럼, 한인 교회에 변혁 주문
열린말씀포럼, 한인 교회에 변혁 주문
  • 노재현 전현진
  • 승인 2012.04.25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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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목회자들의 변화 위한 토론 한마당…“목사가 먼저 변하라” 한 목소리

   
 
 

▲ 열린말씀포럼의 코디를 맡고 있는 박성일 목사. (사진 제공 : 필라델피아 기쁨의교회)

 
 
열린말씀컨퍼런스 10주년을 맞아 진행된 열린말씀포럼이 한인 교회에 '변혁'을 주문했다. 'Ecclesia Reformata Semper Reformanda : 우리가 당면한 시대적 과제'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종교개혁의 명제를 재확인하고, 개혁은 ‘너’가 아닌 ‘나’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점을 다짐했다.

필라델피아 기쁨의교회(박성일 목사)에서 4월 17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된 이번 포럼은 다섯 명의 강사들이 주제별로 발제를 맡았다. 강사들은 포럼에 참가한 한인교회 목회자들에게 성경 중심으로 자신을 먼저 개혁하라고 입을 모았다.

무슨 주장이든 목회자부터 실천하라

목회자를 향한 변화 요구는 날카로웠다. 한성윤 목사(나성남포교회)는 "목회자들이 자신을 하나님의 종이라 부르지만, 스스로 주인 행세 하고 있는지 돌이켜 봐야 한다"며 "목회자들이 먼저 성경적 세계관을 회복해야 정확한 성경 중심의 말씀을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대성 목사(콜로라도 뉴라이프선교교회)도 "목회자가 먼저 인간의 전적 부패를 인정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해야 한다"며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성경으로 자신을 읽는 지도자로부터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목회적 지도력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기존 신학 통념을 향해 변혁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정민영 선교사(위클리프성경번역선교회)는 "그동안 한국교회가 구원자의 개념만 강조했다"며 "더 나아가 주님(Lord)의 개념을 더욱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나님 나라에서 중요한 것은 주님의 주권이다"며 "예수님을 우리 삶에 주인으로 모시고 평생을 구체적 신앙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 정민영 선교사는 "하나님 나라에서 중요한 것은 주님의 주권이다"며 "예수님을 우리 삶에 주인으로 모시고 평생을 구체적 신앙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 필라델피아 기쁨의교회)

 
 
노진준 목사(한길교회)는 "그동안 기존 신학과 목회가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강조하면서 삶 속에서 살아내야 할 '그리스도와의 교제'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표면적 회심과 자의적 성령 체험을 성령하나님의 사역으로 여겨왔다"며 "이것이 구원 받았다 주장 하지만, 삶은 바뀌지 않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리스와의 교제가 진정한 성령의 사역을 가능하게 한다"며 "성령의 도움으로 그리스도인들은 섬김과 나눔의 자리에 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열의 역사를 밟아온 미주 한인교회에 '서로 돌보는 목회자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자각의 목소리도 나왔다. 박영배 목사(플러톤 뉴라이프선교교회)는 "죄 많은 인간이 서로 축하해 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생각해보자"며 "건강한 목회자 네트워크는 서로를 하나님 안에서 인정하고 세워주는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그는 "개인의 필요를 위한 네트워크는 관계 지속하기 어렵다"며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서로에게 끊임없이 노력하고, 사랑 안에서 진실을 말하자"고 주문했다.

발제자로 나선 강사들은 "이번 포럼에 많은 인원이 참석했고 토론도 건설적 이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몇몇 참석자들은 "이번 포럼이 다룬 내용이 너무 신학적이었다"며 "다음에는 좀 더 교회 현실에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측면을 고려됐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열린말씀컨퍼런스는 필라델피아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동문 네 사람(김한요 목사·박성일 목사·송영재 목사·정대성 목사)을 주축으로 2003년에 시작한 개혁주의 말씀 운동이다
   
 
 

▲ 참가자들은 이번 포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포럼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되길 기대했다. (사진 제공 : 필라델피아 기쁨의교회)

 
 
아래는 포럼 발제 요약문이다.

한성윤 목사(나성남포교회) - Sola Scriptura: 성경 중심의 설교가 무엇인가?

설교의 중심은 성경이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포스트모더니즘과 같은 현대의 시대정신과 소통해야 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이성보다 감정이 우선시 되는 상대주의 가치관이다. 이 가치관의 핵심은 '내가 진리이고, 내가 모든 것의 주인이다'는 것이다. 교회 지도자들도 이 시대적 가치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목회자들은 자신을 하나님의 종이라 부르지만, 스스로 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지 돌이켜봐야 한다. 목회자들이 먼저 '성경적 세계관과 가치관'을 회복해야 하는 이유다. 성경 중심의 설교로만 이 회복이 일어날 수 있다.

성경 중심의 설교란 성경의 한 구절만 독립적으로 전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 전체의 맥락 안에서 말씀의 정확한 뜻을 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구원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성경 중심의 설교는 우리의 연약함과 실수를 막아주는 울타리와 같다. 인간은 죄인이고 예수 그리스도에게만 소망이 있고, 그분만이 우리를 구원해 주는 분임을 모두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정대성 목사(콜로라도 뉴라이프선교교회) - Soli Deo Gloria: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전적 부패를 인정하는 목회적 지도력

하나님의 주권·인간의 전적 부패·목회적 지도력 이 세 가지가 어떻게 상관관계를 이루는지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이 세 가지 개념은 '인정'이라는 개념으로 연결지어 생각해야 한다.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지도자는 성경으로 '나'를 읽는 사람이다. 인간의 전적 부패를 인정하는 지도자는 자신의 부족을 인정하는 사람이다.

현대인들은 스스로 부족함을 드러내는 지도자를 불신한다. 하지만 현대에 정말 필요한 지도자는 신앙 안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다. 이런 지도자는 남의 생각을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여 들을 줄 알고, 자신의 설교 1차 대상이 교인들이 아닌 자신임을 인정하는 자를 말한다. 이런 지도자는 자신부터 새로워지는 지도자다 그는 다른 사람도 새롭게 할 수 있다. 이것이 '오직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목회적 지도력이다.

노진준 목사(한길교회) - Union and Communion with Christ: 성령의 사역이 바르게 강조되는 개혁교회

기존 신학과 목회가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강조한 반면, '그리스도와의 교제'에 소홀했다. 그리스도와의 교제를 다시 강조해야 한다. 그리스도와의 교제는 성령의 사역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성령의 사역을 표면적 회심과 육체적 성령 체험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많은 교인들은 예수만 믿으면 구원 받았다 여기고 자신들의 행동은 바꾸지 않는다. 목회자들은 교인들에게 무성의한 영접 기도를 요구하기도 한다. 또한 교인들이 구원을 받았다는 감정적 확신에 빠지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한다. 많은 목회자들이 이런 방법으로 교회의 규모를 키운다. 하지만 성령의 사역은 그리스도인들이 천국의 가치관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며 주님께 삶의 주권을 맡기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와의 교제는 이런 성령의 도움으로 그리스도인들이 섬김과 나눔의 자리에 거하도록 한다. 그리고 주님의 몸 된 교회가 되게 한다.

정민영 선교사(위클리프성경번역선교회) - 이 세상에서 구현되는 하나님 나라 (Kingdom of God in the Present World) : 하나님나라 신학을 통하여 보는 선포적 교회관

'하나님 나라'는 '이미 시작되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이다. 예수님께서 사망과 죄를 이기시고 부활하셨기에 하나님 나라는 이미 시작되었다. 하지만, 우리의 삶에는 죄악들이 아직 남아 있다. 이런 죄악들은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 완전히 사라질 것이고 하나님의 나라는 완성될 것이다. 이것이 '이미 시작되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나님 나라의 모습이다.

하나님 나라에서 중요한 것은 주권(Lordship)이다. 한국 기독교가 그 동안 구원자(Savior)를 강조한 것에서 더 나아가 주님(Lord)의 개념을 더욱 강조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예수님이 우리의 죄를 구원한 것만 아니라, 예수님이 우리의 삶에서 주인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주님의 주권은 평생의 여정으로 비유할 수 있다. 그간 한국 교회는 주님의 주권을 교만한 마음으로 뒷산 오르듯 쉽게 여겼다. 이제 한국교회는 초심을 회복하여 킬리만자로 대장정에 임하는 자세로 주님의 주권을 바라봐야 한다.

또 한국교회는 세상과 구별된 거룩한 증거 공동체의 역할을 선포해야만 한다. 이 역할을 하기 위해 한국교회는 '세상에 있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은' 이중 정체성이 주는 긴장을 가져야 한다. 문화를 거부하거나 초월하지 않고 문화에 복속되지도 않으면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로 문화를 변혁시켜야 한다(편집자 주 : 라인홀드 니버의 <그리스와 문화> 인용). 선포적 교회는 세상을 바꾸는 하나님의 대리자 역할을 그리스도인과 교회에 요구한다. 세상을 바꾸는 증인 공동체로 회복하기 위해선 기독교 세계관에 대한 탐구와 실천이 더욱 필요하다.

박영배 목사(플러톤 뉴라이프선교교회) - Speaking Truth in Love: 서로 돌보는 목회자 네트워크 운영의 실제

목회자 네트워크 운영을 위해 세 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첫째, 마음 다스림이다. 우리는 예수님의 마음을 본받아서 서로를 돌보아야 한다. 둘째, 끊임없이 노력하라. 목회자들은 필요에 의해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형성해 왔다. 이런 필요에 의한 네트워크는 관계를 지속하기 어렵다. 끊임없이 서로를 섬기려고 노력하는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한다. 서로 섬기는 네트워크는 슬픈 일이 있을 때 같이 울어주고, 좋은 일이 있을 때 진심으로 축하해 준다. 한국 속담에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죄 많은 인간이 서로 축하해 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사랑 안에서 진실을 말하라. 이 문장은 나누어 이해하지 말고 하나로 이해해야 한다. 바른 말을 하지만 사랑이 없는 경우가 있고, 사랑은 있지만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할 때가 있다. 사랑과 함께 바른 말을 하고 바른 말을 하면서 사랑도 함께 해야 한다. 목회자 네트워크의 성패는 서로를 하나님 안에서 인정하고 세워주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며 서로를 인정하고 세워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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