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초반 미국에 왔는데, 처음 일한 곳이 정신병원이었다. 그곳에서 김 목사는 노숙인을 만났다. 노숙인 사역을 시작하게 된 계기다. 한국에 있을 때도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일을 했지만, 미국까지 와서 노숙인 사역을 하게 되리란 생각은 못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이 자신을 노숙인 사역에 쓰기 위해 정말 많은 시간 훈련을 하게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정신병원 쪽은 김 목사를 노숙인 쉘터로 보냈다. 그곳에는 40~50명의 노숙인이 생활을 하고 있었다. 노숙인들 중에는 알코올 중독자도 있고, 마약에 찌든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김 목사는 이들이 바로 예수님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두려운 마음도, 거리끼는 마음도 없어졌다. 씻지 못해 나는 퀴퀴한 냄새도 향수 냄새가 됐다.
김 목사는 비록 작은 체구지만, 노숙인 사역은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힘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했다. 김 목사는 노숙 사역에 많은 교회가 관심이 없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특히 노숙인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숙인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고, 교회가 이 일에 앞장을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사는 사람들의 문제는 너무 혼자만 잘 살려고 한다는 점이에요.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살까,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차를 살까, 좋은 집을 살까 하는 고민만 하고 있어요. 그리고 노숙인을 볼 때는 '저 사람이 게으르니까 노숙인이 된 것이다'고 생각을 해요. 노숙인의 문제를 개인 문제로 바꿔 버리면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 돼요."
김 목사는 혼자 잘 살려고 하는 마음을 탐욕이라고 했다. 이 탐욕 때문에 주님이 주신 샬롬이 깨진다고 했다. 또 김 목사의 말대로 노숙인이 나오는 상황을 그저 '개인이 게을러서, 뭔가 잘못했으니까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안일하다. 노숙인이 직업을 가져도 적은 돈만 내고 살 수 있는 집이 부족하다. 노숙인이 자립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사회 안전망이 작동을 해야 하는데, 미국이든 한국이든 그런 시스템은 부족하다. 교회가 노숙인 사역에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김 목사는 교회가 너무 부자가 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고 질타했다. 교회는 가난해야 하는데, 요즘 교회들은 교회를 더 크게 짓고, 교육관 더 많이 만드는 데만 관심이 있다고 했다. 사회 안전망이 작동하지 않는, 정부가 보살피지 않는 곳을 적극 찾아가, 그곳에서 하나님나라를 이룩해야 하는 게 교회의 임무인데, 요즘 교회들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지난해에는 시카고 코스타 강사를, 올해는 인디애나폴리스 코스타 강사를 하고 있는 김 목사는 코스타가 자신처럼 현장에서 사역하는 사람을 강사로 세우는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조금 아쉽지만 개인 구원과 사회 구원 사이에 균형을 맞춘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청년들에게 아메리칸드림과 지저스 드림 중 지저스 드림을 택하라고 조언한다. 예수 믿고 찬양하고, 밖에 나가서 전도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노숙인을 위해 일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살피는 일도 중요하다는 얘기다. 개인 구원과 개인 축복에만 너무 몰두한 나머지 이웃을 제대로 보살피지 않는 삶은 예수의 제자로 살겠다고 결심한 사람들이 살아야 할 삶은 아니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