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교회 본질 비추는 거울
장애, 교회 본질 비추는 거울
  • 전현진
  • 승인 2013.07.29 23: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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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인터뷰] 이승한 목사가 사랑의캠프에 온 까닭은?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휠체어에 앉은 한 청년이 상담을 기다린다. 그가 기다리는 이는 '제21회 밀알 사랑의캠프' 소망캠프(영어캠프) 강사 이승한 목사(뉴욕장로교회)다. 이 목사는 청년 옆에 나란히 앉았다. 청년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다음 연락을 위해 연락처도 적어둔다.

이 목사는 7월 2일부터 뉴욕의 대표적 대형교회인 뉴욕장로교회(뉴장)의 담임을 맡았다. 이제 겨우 한 달 남짓. 교회 안팎으로 고민해야할 현안들이 산적하다. 이런 시기에 3일 내내 장애인 캠프에 온전히 마음 쏟기도 쉽지 않다. 바쁜 일정, 이 목사는 사랑의캠프를 진득하게 섬기겠다는 지난 약속을 떠올린다.

이 목사는 지난 수년 간 사랑의캠프를 찾았다. 뉴장 영어 목회 담담 데이비드 윤 목사도 함께 왔다. 캠프 첫날 저녁과 둘째 날 아침에는 윤 목사가 설교를 전했다. 예배를 마친 뒤에는 두런두런 장애인 사역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이전에도 이 목사는 동료 목회자들과 함께 사랑의캠프를 찾았다.

그가 밀알선교단과 인연을 맺은 지도 10년이 흘렀다. 지난 사역지마다 그는 밀알 선교단과 함께 했다. 이 목사는 장애인 사역이 특별한 사명이라기보다, 전도와 구제가 교회의 본질이고 장애인도 우리와 같은 예배자라고 말한다. 복음이 필요한 이들에 말씀을 전할 뿐이라는 얘기다.

장애인 사역에 오랜 시간 관심을 가진 이 목사는 '장애인'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그 답 속엔 그가 이해하는 '교회'도 보인다. <미주뉴스앤조이>는 밀알 사랑의캠프에서 이 목사를 만나 장애인과 교회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이 목사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일문일답이다.

- 장애인 사역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

성경을 읽으며 장애인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복음을 듣고 하나님을 예배하도록 부름 받은 이들이라는 자각이다. 장애인을 하나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라는 큰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다. 장애인 단체 죠이선교회 김홍덕 목사의 책 <장애신학>을 읽으면서 그동안 가졌던 생각과 비슷한 점을 보고 구체화할 수 있었다.

(김홍덕 목사는 자신의 책 <장애신학>에서 '장애선교'와 '장애인선교'를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김 목사가 구분한 '장애인선교'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거나 장애인이 중심이 되어 하는 선교"를, '장애선교'는 "장애라는 주제를 가지고 하나님 나라 안에서 다루어 나가는 모든 노력"을 말한다고 했다.)

- 교회가 장애인에 갖고 있는 편견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나.

장애인을 '동정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장애인'을 육체적으로 불편하고, 지적인 장애를 겪고 있는 이들을 가리킨다. 결국 '장애인'을 노출된 불완전함을 갖고 있는 이들을 지칭한다. 이런 장애에 대한 정의가 잘못됐다. 표면적인 장애가 아니라, 모든 이들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장애를 봐야한다. 

복음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우리 모두는 장애인이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바라보지 못하고 그 말씀을 듣지 못하는 것이니 말이다. 하나님 앞에서 모두가 불완전하다. 복음이 필요한 장애인인 셈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장애를 앓는 이들을 볼 때, 우리 안의 영적인 장애를 볼 수 있어야한다. 노출된 장애는 내면적 장애를 비추는 거울이다. 누군 장애인이고 누군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 장애인을 향한 교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뉴장은 어떤 역할이 있다고 보는가.

교회가 장애인을 돕는다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장애인을 돕는 것은 장애인이기 때문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이를 돕는 것 그 자체가 교회가 할 일이기 때문이다. 장애인을 무조건적인 동정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우리의 이웃, 때로는 함께 복음을 나누는 동반자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제는 복음의 전초전이 아니다. 교회의 본질이다. 복음에 대한 반응과 상관없이 이웃을 섬기고 사랑하는 것이 교회의 본질이다. 교회 안의 가난하고 병든 자를 돕는 것, 이웃의 장애인에게 사랑을 나누는 것. 그 자체가 교회의 모습인 셈이다.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교회의 집사들은 이웃을 섬기기 위해 세워진 직분이다. 장로가 되기 위한 발판이 아니다. 이웃을 섬기기 위해 은사를 나누는 직분이다. 장애인을 돕기 위해 특별한 위원회가 필요하지도 않다. 이웃을 섬기는 그 일이 바로 집사가 해야 될 일이다. 이런 부분을 성도들과 나누고 싶다. 복음에 대해 더 알아가면서 이런 부분은 분명해질 거라고 본다.

뉴장은 그동안 러브미션이라는 장애인 사역을 뉴욕밀알선교단 등과 함께 해왔다. 큰 교회의 사역, 작은 교회의 사역에 등급이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부르심으로 맡겨진 일을 하는 것이고, 뉴장도 그 부르심에 따른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교회 규모에 따라 사역의 부르심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 부르심에 높고 낮은 등급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역할이 다르다는 얘기다.  물론 기회나 시설이 부족한 교회에 비해 규모가 큰 곳일수록 책임도 그만큼 커진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세미나를 열어 장애인을 돕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가르치는 복음 속에서 장애인을 바르게 바라보고, 이웃을 사랑하는 교회가 될 수 있으면 한다. 장애 체험도 할 수 있으면 한다. 서로 이해하고 함께 어우러지면서 같이 복음을 전할 수 있으면 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와 예배를 위해 지으심 받았다는 인식을 나누고, 복음을 가르치며 장애인 사역에 대한 뉴장의 부르심을 공유 할 수 있을 것 같다.

- 밀알 사랑의캠프에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밀알 장애인들이 목회에 나타난 것은 10년이 넘은 것 같다. 그런 사역을 위해 청지기로 부르신 것 같다. 사랑의캠프에 올 때마다 동료 목회자들과 함께 오려고 한다. 실제 장애인을 만나서 이야기 나누는 것과 머리로만 알고 있는 것은 다르다. 교회 안에서 장애인을 자주 접하는 교회의 교인들도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가 다를 수밖에 없는 것과 같다. 그런 의미에서 차세대 사역자들이 밀알 사랑의캠프에 함께 참여 했으면 한다. 또 많은 청년과 학생들이 참가했으면 한다. 사랑의캠프가 차세대를 위한 유익한 자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전현진 기자 / jin23@n314.ndsof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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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진한 2013-07-31 10:14:20
이런 기사 참 좋습니다. 전 기자님, 그리고 이승한목사님..모두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