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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마음의 힐링을 얻다신순규의 [세상사는 이야기]
신순규 ⓒ

1조는 100만의 제곱이다. 지난 2일 애플이 이 숫자와 관련된 역사적 이정표를 찍었다. 아이폰으로 유명해진 애플의 주식가치가 1조달러(약 1129조원) 고지에 도달한 것이었다. 1000달러짜리 아이폰X이 나왔을 때 나는 너무 비싼 가격표 때문에 판매가 부실할 거라고 믿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런 많은 돈을 주고 아이폰을 살까.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다른 회사들은 고객이 뭘 원할지 조사해 상품과 서비스를 제작·제공하지만 애플은 그들이 만든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그들이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가르쳐준다고. 이번에도 애플은 고객에게 1000달러 넘는 아이폰이야말로 그들이 오랫동안 원했던, 꼭 필요한 물건이란 사실을 가르쳐준 모양이었다. 아이폰X의 기대치 넘는 판매와 올가을에 새로 나올 아이폰에 대한 긍정적인 예상 덕분에 애플은 그 어느 회사보다 먼저 1조달러 가치를 성취해낸 것이다.

나도 아이폰을 쓴다. 모든 아이폰에 저장돼 있는 보이스오버 스크린리더와 한 한국 회사가 만든 리보라는 키보드를 사용해 아이폰을 아주 잘 쓰고 있다. 그런데 매우 많은 사람이 쓰는 현대 필수품 같은 물건을 나도 쓸 수 있다는 사실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얼마 전 나는 나 자신이 이상해진 것을 깨달았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짜증을 내고, 다른 이들의 말이나 행동을 아주 나쁘게 해석하고 판단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큰 화가, 견디지 못할 만큼 큰 증오 같은 것이 마음속에 쌓인 사람처럼.

그래서 누구에게 그렇게 화가 났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하지만 특별한 사람이 떠오르지 않았다. 2~3년간 좀 부딪쳤던 상사도 내가 원했던 부서로 나를 6월 초에 드디어 보내줬고 그와 진정 어린 화해를 할 수 있었다. 그 밖에는 사람 때문에 내가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었다.

며칠 동안 고민해본 결과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들에게 내가 화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루 일과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내가 팟캐스트로 듣는 뉴스 프로그램과 앱이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읽는 뉴스의 양은 많다. 새벽부터 시작해서 하루 종일 이어폰을 끼고 있다. 그리고 뉴스 미디어는 누가 잘한 일보다는 고쳐야 할 일, 비난받을 일, 또 비난의 수준을 넘어 규탄받아 마땅한 일 등을 더 많이 보도한다. 

또 요즘은 감정이 앞서는 반응을 얻어내려는 노력이 더 심해진 것 같다. 많은 사람의 관심을 사는 보도, 그래서 소셜미디어 트렌딩의 톱이 되는 보도를 자주, 매일 하는 것이 마치 저널리즘의 궁극적인 목적이 돼버린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할 정도다. 인터넷을, 즉 세상을 자주 흔들어 놓는 것은 부정, 불공평, 갑질 등이다. 결국 일반인을 분노시키는 사건들을 하루 종일 접하며 살았던 것이다.

나는 문제에서 답을 찾기로 했다. 애널리스트 일을 하기 때문에 뉴스를 완전히 끊을 수는 없다. 하지만 뉴스보다는 음악을 더 많이 듣기로 결심했다. 나와 아내가 오래전부터 갖고 있던 많은 CD의 음악 파일들을 아이폰으로 옮겼다. 어디서나 들을 수 있도록. 좋아하는 뮤지컬 노래가 하루를 밝게 만든다. 첼로의 그윽한 소리가 마음을 진정시킨다. 옛날에 내가 쳤던 클래식 피아노곡이 복잡한 내 생각을 정돈해준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완전히 무시하고 살 수는 없으리라. 또 불공평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나름대로 열심히 해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스토리로 인해 너무 자주 나의 감정이 요동하게 된다면 내가 알 뿐만 아니라 내가 사랑하고 보호해야 하는 이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언행이 나에게서 나올 수 있다. 영혼까지 깨끗하게 해줄 수 있는 음악을 더 자주 들으면서 내 마음을 점령하려는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이겨내야겠다.

신순규 / 월가 애널리스트

신순규  newsm@news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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