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선교, 철저하게 현지인 섬겨라'
'단기선교, 철저하게 현지인 섬겨라'
  • 이승규
  • 승인 2008.08.02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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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문화와 관습 이해는 필수…부작용 많지만, 해야 한다

   
 
  ▲ 토의에 참여한 패널들. 왼쪽부터 강대흥 선교사, 김정한 선교사, 장순호 선교사, 최광규 목사, 최남용 선교사.  
 
한인세계선교대회 넷째 날 오후에는 '단기선교,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패널 토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강대흥 선교사, 김정한 선교사, 장순호 선교사, 최남용 선교사와, 최광규 목사가 참석했다. 이들은 "단기선교의 부작용은 많이 있지만, 이미 한국 교회에서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성장했기 때문에 중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며 "방법을 바꿔 단기선교를 계속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패널 토의 전문이다.

강대흥 선교사(사회) : 지금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한인 선교사의 수를 적게는 1만 8,000명에서 많게는 2만 명까지 이야기한다. 미국 다음으로 두 번째 선교 대국이다. 이렇게 선교사 파송 수가 늘어난 이유는 한국인 특유의 열심과 마지막 때에 한민족을 사용하시려는 놀라운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시간에는 한국 교회의 선교를 부흥하게 만든 견인차 역할을 한 단기선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풀러신학교의 김세윤 교수 같은 사람은 땅밟기에 매우 부정적이다. 중세 기대 십자군 전쟁 당시 향수가 있기 때문에 땅밟기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통계에서 나오듯이 단기선교팀 보내는 목사들은 단기선교가 공격적이라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단기선교는 이제 한국 교회에서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다. 부정적 개념이 있다 하더라도 앞으로 계속해야 한다. 토의에 들어가기 전 단기선교에 대한 정의부터 하자. 우리가 얘기하는 단기선교는 일반적으로 교회가 준비해 1주일이나 2주일 미만의 기간을 해외에 나가서 사역하는 팀이다. 물론 이런 팀을 단기선교 사역이라고 말해도 되는지에 대한 고민도 있다. 용어는 어떻게 정의할까.

김정한 선교사 :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 이후 용어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봉사라는 개념을 사용하자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단기선교는 어느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없다. 형태와 목적에 따라 용어가 구분되어야 한다. 봉사라는 개념은 단기선교를 단순화하는 위험한 발상이다.

장순호 선교사 : 용어 자체는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포교가 자유로운 지역에 단순히 선교를 하러 가면 비전트립, 포교가 제한적이고 위험한 지역은 봉사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강대흥 : 왜 교회가 단기선교를 해야 하나.

장순호 : 그리스도인은 모두가 예수의 증거자다. 각자 형편에 따라 시간을 따로 내어 사역에 동참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문제가 있음에도 단기선교는 계속되어야 한다.

김정한 : 교회의 사명은 선교다. 단기선교를 함으로 선교의 방법도 다양해지고, 평신도가 선교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진다.

최광규 목사 : 교인들을 교육하는 데 목적이 있다. 직접 현장에서 선교 사역을 체험하고, 선교 열정에 불을 지피는 교인을 많이 봤다.

강대흥 : 장순호 선교사는 현장에 있기 때문에 단기선교 하러 오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이런 단기선교는 안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나.

장순호 : 단기선교를 선교의 보조 수단으로 보기 때문에 교회 훈련장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선교 극기 훈련으로 오해한다는 말이다. 훈련과 선교를 분명히 구분해줬으면 좋겠다. 선교를 누구를 위해 하나. 단기선교 가는 사람들의 만족을 위한 것인가? 복음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가는 것인가.

강대흥 : 공격적 선교라고 말하는 것은 복음 전파가 제한된 지역에서 정부나 현지 문화가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서면 공격적이라고 본다. 이슬람 국가에서 사역하는 장순호 선교사는 이런 경우를 본 적이 있나.

장순호 : 본 것뿐만 아니라, 피해도 많이 입었다. 사람들은 복음을 증거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보고 복음을 받아들인다. 그런데 대부분 단기선교팀이 짜인 프로그램을 들고 와 무조건 그것만 쏟아내고 간다. 그러니까 부정적인 요소만 강해진다. 프로그램도 매우 촘촘하게 짜서 그거 하기에 바쁘다. 무슬림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모스크 주변을 돌며 찬양 하는 것이다. 그렇게 복음을 전하면 현지인들이 좋아하겠나.

강대흥 : 안 되면 되게 하라. 막히면 뚫어라. 한국 교회 교인들에게는 이런 정신이 있는 것 같다. 한국 교회에서 우려하는 부분은 단기선교가 이벤트성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장기선교사를 보내지 못하니까 단기선교 보내며 우리 교회도 선교한다고 말한다. 스스로 만족감을 얻는 셈이다.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미국의 경우 단기선교 보내는 비용이 장기선교보다 5배나 더 들어간다고 한다. 단기선교를 오지 않아도 사역하는데 전혀 지장 없는 것도 많다. 미국에서 파송하는 단기선교는 주로 무슨 일을 하나.

김정한 : 미주 지역은 대부분 복음 전파가 자유로운 지역으로 간다. 어린이 사역을 많이 하고, 요즘에는 영어를 가르쳐주는 사역을 많이 하고 있다.

최남용 선교사 : 어른들은 의료 사역을 많이 한다.

강대흥 : 아프간 피랍 사태 1주년이다. 원인에 대한 진단으로 선교 현장에 대한 무지도 나왔다. 단기선교 보낼 때 현지 문화와 관습을 공부시켜라. 장순호 선교사는 단기선교 하러 온 사람들이 문화가 부족해 일어난 해프닝을 본 적이 있겠다.

장순호 : 우리나라 사람은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면 최고라는 뜻이다. 그런데 많은 이슬람 국가에서는 이게 욕이다. 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아무데나 가서 엄지손가락 올린다. 그리고 우리는 포옹을 잘하는데, 이슬람 국가에서는 이성한테 이러면 안 된다. 그리고 반바지 입고 돌아다닌다. 그러면 예수 믿을 줄 아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강대흥 : 김정한 선교사는 단기선교를 보내는 입장인데, 문화를 얼마나 강조하나.

김정한 : 영적 전쟁과 영성 다음으로 강조한다. 그런데 현지에 있는 선교사들이 문화적 정보를 주면 좋겠다. 선교사님들이 단기선교 하는 사람들 받기 위해 그냥 대충 오기만 하면 된다고 말하면 경우가 있다. 그러면 여기서는 그냥 편하게 준비해간다.

최광규 : 주의사항 같은 것을 강조하다 보면 사람들이 다른 지역으로 간다. (웃음)

강대흥 : 바람직한 단기 사역을 하는 모델이 있나.

장순호 : 워싱턴에서 오신 분들이 오래 계획하고 현지의 모든 걸 알고 온다. 예를 들어 목수가 오면 무조건 집만 지어주는 것이 아니라, 현지 목수들에게 기술을 전수해주고, 필요한 장비들을 기증하고 가면 좋다. 그리고 와서 이것저것 하지 말고, 하나만 해라. 의료면 의료, 미용이면 미용.

강대흥 : 예수가 이 땅에 온 것은 현지인을 섬기러 왔다. 단기선교도 마찬가지다. 현지인을 섬기지 않으면 제국주의 선교가 된다.

장순호 : 현지가 원하는 사역은 현지인들을 격려하고 칭찬하는 사역이다. 자신감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소수정예화한 사역도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파송 교회나 단체의 만족감을 위한 사역이 아니라, 현지인을 위한 사역이 가장 좋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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