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동선 원로목사, "강준민 목사가 물러나라"
[인터뷰] 임동선 원로목사, "강준민 목사가 물러나라"
  • 박지호
  • 승인 2008.08.04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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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 부재와 이단 출신 사역자 옹호가 결정적 이유"

동양선교교회 임동선 원로목사가 입을 열었다. 임동선 목사가 강준민 담임목사에게 사퇴를 종용하면서 건넸다는 문서가 공개된 지 닷새만이다. 임 목사가 강 목사에게 사퇴를 권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인들 간에 한바탕 진실 공방이 벌어졌고, 교계의 시선은 다시 한 번 동양선교교회를 향했다. 문건에 담긴 내용이 정말 임 목사 자신의 생각을 담은 것일까.

동양선교교회는 2006년 연말에 열린 공동의회 때 강 목사가 당회를 해산하고 운영위원회 방식으로 교회를 운영하도록 하는 등 교회 정관을 개정하는 일을 관철시킬 때부터 소용돌이가 본격적으로 일어났다. 이때 임동선 원로목사는 강 목사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강준민 목사는 원로목사가 자신을 지지하는 것을 적극 활용해서 공동의회 때 압도적인 찬성표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던 임 목사가 돌연 강 목사의 사퇴를 종용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8월 3일 주일예배 후 동양선교교회 내에 있는 원로목사 사무실에서 임 목사를 만나 “왜 갑자기 강 목사에게 사퇴를 요구했는지” 물었다.

이에 임 목사는 “강 목사가 이단인 레마선교회 출신 사역자를 감싸고 돈 것”이 결정적인 이유라고 대답했다. 임 목사는 또 강 목사가 목회자로서 도덕성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연이어 강조하며, 강 목사가 물러나는 것이 강 목사와 교회의 유익을 위해 좋겠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3장의 문건도 본인이 정리한 내용이 맞는지 물었다. 임 목사는 “내가 불러준 것이 맞다”고 대답하면서 깨알 같은 글씨가 빼곡히 적힌 종이를 꺼내들고 하나하나 설명해나갔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원로목사실 밖에서는 교인들이 쏟아내는 고성이 끊이질 않았다. 다음은 임 목사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 임동선 원로목사는 강준민 목사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도덕성, 진실성의 결여를 꼽았다.  
 
강 목사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문건은 목사님이 정리한 건가.

그렇다. 내가 직접 불러준 거다.

평소에 강 목사의 손을 들어주었는데.

이 사람(강준민 목사)이 우리 교회에 온 지 7년째다. 7년 동안 내가 강 목사의 대해서, 목회 방침에 대해서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지 않았다. 그동안 (강 목사가) 못하고 있다고 (강 목사를) 내보내야 한다고 하는 이야기를 수십 번이 넘게 들었지만, 그때마다 ‘아니다’, ‘그러면 안 된다’, ‘참으라’며 말렸다. 그리고 강 목사를 만나기만 하면 ‘당신도 나처럼 이곳에서 목회를 은퇴하라’고 말했다.

그런데 갑자기 강 목사에게 사퇴를 권유하게 된 이유는 뭔가.

결정적인 터닝 포인트는 강 목사가 레마선교회 출신인 권대식 목사(기자 주 : 동양선교교회 평생학습원 및 리더십 개발 지도목사로 동양선교교회의 이단 침투 논란의 핵심 인물임. 레마 본부의 사무책임자로 일했고, 레마의 전도용 및 교육용 책자를 발간하는 등 8년 6개월 동안 레마에서 활동함)를 감싸고돌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레마 교주 밑에서 10년 가까이 사역했던 사람이다. 오랫동안 레마에 있으면서 (레마 교주의) 오른팔 노릇을 했고, 레마에 깊이 뿌리 내린 사람이더라. 우리 교회 집사 한 명이 LA에 있는 레마 지부에 가서 권 목사에 대해서 물으니까 ‘우리가 교육 훈련해서 동양선교교회에 선교사로 파송한 사람이라’고 하더란다. 그래서 이거 잘못됐구나 생각했다.

이단 문제에 대해서 강준민 목사에게 미리 얘기했나.

행정목사를 불러서 이야기했다. 레마에서 활동했던 권 목사의 아내가 강 목사의 비서실장으로 앉아있고, 권 목사는 교회 사역 책임자로 있으니, 남들이 볼 때 ‘이 교회가 병들어가는 구나’ 하고 생각할 것 아닌가. 그러면 강 목사도, 우리 교회도 손해니까 (권 목사 부부를) 내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장로 세 명이 나를 찾아왔기에 다시 확실히 말했다. 이 사람들이 알아서 조용히 나가든지, 아니면 강준민 목사가 내보내든지, 강준민 목사가 못하면 장로 세 사람이 내보내라. 그것도 안 되면 내가 내보내겠다고 강력이 이야기했다.

그래서 어떻게 됐나.

그런데 내게 이메일이 오기를 운영위원회가 안 내보내기로 가결했다고 하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각 교단 책임자들에게 레마에 대해서 다시 확인해보니 이구동성으로 이단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교계 신문에 광고까지 냈다. 그제야 권 목사 부부가 물러났다. 그런데 사퇴할 때, 강 목사가 교인들 앞에서 ‘이 사람들은 좋은 사람들입니다’, ‘잘못이 없습니다’, ‘모함 받아서 쫓겨나는 겁니다’, ‘이 사람들은 희생양입니다’ 하더라. 훌륭하고 잘못 없는 사람들인데 떠나게 됐다는 것이다. 이러니 내가 ‘강 목사도 물들었나보다’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나.

이단 문제 외에도 강 목사에 대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제기했는데.

중요한 것만 요약하자면, 첫째는 헌법을 불법적으로 개정했다는 점이다. 우리 교회 헌법은 30년 동안 쓴 거고, 30년 동안 개정을 거듭해왔다. 설사 개정하려고 하더라도 자신에게 찬성하는 사람뿐 아니라 반대하는 사람들까지 모두 포함해서 개정해야지, 부목사와 자기와 코드 맞는 사람들만 모아서 고쳤다. 고친 헌법을 읽어보면 1인 독재 체제나 다름없다.

둘째는 불법적으로 당회를 해산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국회나 장관이 마음에 안 든다고 마음대로 내쫒으면 불법이다. 또 다시 뽑으려면 자리를 그대로 놔두고 의견을 들어서 좋은 사람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일방적으로 당회를 해산해서 교회가 균형과 견제의 기능을 상실했다.

또 당회원들이 모두 찬성하면 좋지만, 반대하는 사람도 있어야 옳은 거 아닌가. 23년 동안 목회하면서 아무개 장로를 비롯해 반대하는 사람이 무척 많았다. 그러나 끝까지 참았다. 오죽하면 당회 들어갈 때 도살장에 끌려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래도 참고 포용했다. 반대하는 사람들도 포함시켜야 옳은 판단이 나오지 100%로 예스맨으로 채우는 것은 부당하다.

셋째는 돈에 관해 문제가 많다. 교인 중에 아무개 교인이 있었는데 (강 목사가) 와서 돈 달라고 하니까 5,000불 줬단다. 그때 이 교인이 ‘이건 목사가 아니로구나’ 하고 교회를 떠났다. 또 다른 교인은 (강 목사가) 돈 달라고 해서 1만 불을 줬단다. 그 사람도 ‘목사가 뭐 이런가’ 하면서 교회를 나갔다. 그런데 그 돈이 교회 헌금으로 들어오지 않고, 비서의 손으로 넘어가서 어디론가 넘어갔다. 강 목사가 어떤 안수집사에게는 ‘당신 장로 되고 싶어? 집 팔아서 헌금하면 장로 된다’고 말했단다. 목사가 돈에 이렇게 매이면 목사로서 자격 없는 거다.

   
 
  ▲ 강 목사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문건을 직접 정리한 것이 맞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대답하며, 손수 적은 메모를 내밀었다.  
 
강 목사가 새벽예배 시간을 개인 변명이나 반대 교인 축출을 위한 용도로 사용했다는 지적도 했던데.
 
반대하는 사람들을 마귀라고 했단다.

그런 설교를 하는 걸 목사님도 들었나.

나도 들었다. 언젠가 강 목사가 나에게 와서 충고 한마디 해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어떤 사람이 기분 나쁜 이야기하거든 적어도 반년이나 일 년 후에나 이야기하면 몰라도 그 이튿날 새벽기도 설교 시간에는 말하지 말라’고 했다. 입이 무거워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강단에서 자꾸 (교인들을) 친다. 주의 종에게 대적하면 저주를 받는다느니, 마귀 새끼라느니…. 아이고, 내가 입이 더러워질까봐 그만 말하고 싶다.

강준민 목사를 불렀지만 문서를 건넨 뒤 강 목사가 사라져버렸다고 들었다.

강 목사가 왔을 때 내가 정리해온 문서 3장을 읽어보라고 강 목사에게 건네줬다. 그리고 이야기가 길어질 테니까 소변을 보려고 화장실에 갔다가 1분 만에 나왔다. 근데 없어졌더라. 그리고는 강 목사가 부목사들한테는 ‘아무리 기다려도 (원로목사가) 안 나와서 나왔다’고 했단다. 강 목사의 제일 큰 문제는 도덕성, 진실성 문제다. 앞에서는 후임 목사로서 원로목사 잘 모시겠다고 입이 마르도록 말하지만, 중요한 내용은 원로목사 목사에게 한마디 귀띔도 없이 처리해버린다.

강 목사를 만나서 어떤 얘기를 해주고 싶었나.

강 목사에게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었다. ‘이 사람들(반대 측 교인들) 나가지 않을 거다. 끝까지 투쟁할 거다. 그러면 교회가 손해고, 당신이 손해를 본다. 강 목사 당신 아직 젊잖나. 또 좋아하는 사람도 많잖나. 욕먹고 만신창이 되기 전에 당신이 그전에 말한 대로 교회 하나 개척해서 나가면 많은 사람들 따라갈 거니까 소신껏 목회해라.’ 그 얘기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가버렸더라.

오늘 예배시간에도 강단에 나가서 발언을 하려고 했던 것으로 안다.  

오늘(예배 시간에) 이런 이야기를 좀 하려고 했더니, 강 목사 측 장로를 비롯해 여럿이 철통같이 막고 나오지 못하게 하더라.

그럼 강준민 목사가 물러나야 한다고 보나. 

강준민 목사가 물러가는 게 지혜롭다는 것이다. 반대파가 이단이고 강도면 끝까지 싸워야 하지만, 그렇지 않고 반대하는 사람의 숫자가 꽤 있으면, 교회를 위해서 조용히 물러가는 것이 목사다. 계속 싸우면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다. 결국 교회와 강 목사 자신만 손해다. 부부가 싸우면 남편이 져야 하고, 장로하고 목사하고 싸우면 목사가 져야 한다. 이긴다는 것은 승리가 아니다. 낮아지면 높아지고, 주면 받고, 죽으면 산다는 것이 기독교의 3대 진리 아닌가.

운영위원회에서는 동의하지 못하겠다며 강 목사와 강단을 지키겠다고 하는데.

이승만 대통령 죽인 것은 측근들이다. ‘당신이 안 하면 안 된다’고 해서 이승만 대통령이 망한 것이다. 박정희를 죽인 것도 박정희 마찬가지다. ‘당신이 계속 해야 한다. 안 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해서 박정희가 총 맞아 죽은 거다. ‘당신들이 강 목사 사랑하면 죽이지 말라’고 말하려고 했다. ‘운영위원회와 사역위원회가 똑바로 해야 한다’고 얘기하려다가 안 했다. 깊이 물이 들었기 때문에 말을 잘 안 듣는다.

강준민 목사를 다시 만날 생각이 있나.

그 사람이 만나자면 만나겠지만, 만나자고 했는데 도망갔는데 내가 왜 나서서 만나겠나. 두 번 수모당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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