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민 목사, "나의 퇴진은 비움이 아닌 비겁함"
강준민 목사, "나의 퇴진은 비움이 아닌 비겁함"
  • 이승균
  • 승인 2008.08.11 17:3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원로목사의 사퇴 촉구 거부 시사

명성교회 원주수양관 집회 강연 등을 위해 서울 서빙고 온누리교회 게스트하우스에 머물고 있는 강준민 목사(52·LA동양선교교회)를 8월 9일 만났다. 이 인터뷰 기사는 강 목사의 견해를 주로 비판 없이 청취하는 형태로 작성됐다. <편집자 주>

강준민 목사는 최근 임동선 원로목사(85)가 공개적으로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깊은 고뇌를 드러냈다. 또 부교역자 세미나에서 ‘담임목사의 꿈은 곧 하나님의 꿈’이라고 발언한 내용이 기사화된 것에 대해서도 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 강준민 목사는 이단 문제가 자신을 교회에서 축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구실이기 때문에 원로목사 측에서 이단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는 우선 부교역자 세미나 당시의 발언 내용에 문제가 있음을 솔직하게 시인했다. 그리고 그 발언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과 상처를 안겨준 것에 대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강연 내용이 부목사의 역할과 지위를 폄하하고 담임목사의 생각을 절대화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단지 신문사의 주간이 신문의 방향을 이끌어가는 것처럼, 교회를 이끌어가는 담임목사에게 부교역자들이 순종의 덕을 세워가야 한다는 표현이 지나치게 부각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강 목사는 담임목사를 대상으로 열리는 세미나에서는 담임목사가 부교역자를 귀하게 여겨야 하며, 설교도 잘 하고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여러모로 도와주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부목사들이 자신을 존경하고 따른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담임목사의 뜻을 하나님의 뜻’으로 말한 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므로,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고 연거푸 강조했다. 단지 부교역자들에게 일정한 기간 동안의 순종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꼭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즉 사울이 비록 옳지 않았지만 일정한 기간 동안 사울에게 순종하고 참았던 다윗의 경우처럼 말이다.

또 강 목사는 강연에 몰입되어 있는 분위기 속에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주입하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과장된 표현이 튀어나왔다는 취지로도 설명했다. 청중들이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던 것은 자신의 이 같은 의도가 충분히 전달되었기 때문이라는 것.

한편 임동선 원로목사가 제기하고 있는 이단자를 옹호하고 이단에 물들어 있다는 비판 및 비도덕적이라는 비난 등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그는 말을 아꼈다. 중요하다 싶은 대목에서 간간히 보도 금지를 조건으로 달았다. 하지만 원로목사의 뜻이 궁극적으로 교회의 건강성을 해치는 것이라면, 자신의 퇴진은 비움이나 내려놓음이 아닌 비겁한 행동이라는 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다.

우선 원로목사가 제기하고 있는 권대식 목사 이단 관련 문제에 대해 강 목사는 매우 확고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권대식 목사와 관련된 이단 문제 제기는 결코 인정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16년 전에 레마에서 나온 사람을 왜 이제 문제 삼는지 모르겠다는 것.

강 목사는 “권 목사는 결국 지난주에 사임했다”고 말하고 “그는 레마와 완전히 손을 끊은 사람이었고 그것을 입증하는 진술서도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레마 측에서 그를 우리 교회에 파송하였다고 말했다면 그것을 구체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달라”고 반박했다.

“권대식 목사는 레마 측과의 송사에서 레마의 반대 측 입장에 서서 증언한 적도 있다. 권 목사는 16년 전 이명범 교주의 책을 출판하는 일을 했고, 그 책의 서문에 이름이 올라 있어 아직도 레마와의 관련성을 의심받고 있는 처지에 있는 것이다.”

강 목사는 이단 문제가 자신을 교회에서 축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구실이기 때문에 원로목사 측에서 이단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강 목사는 원로목사의 퇴진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을 ‘비움’이 아닌 ‘비겁함’으로 생각하게 됐다. 순순히 물러날 경우 자신의 이미지를 지킬 수는 있겠지만 자신의 이미지보다 더욱 큰 것을 지키기로 결심했다.

“동양선교교회의 이념인 △선교 △교육 △봉사를 잘 구현하는 것은 주님의 교회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다. 57명의 선교사와 35개 지교회, 6개 신학교를 비롯해 교역자와 교인들을 잘 돌보고 싶다. 그 책임감을 회피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다.”

이단 문제에 이어 돈과 관련된 도덕성 시비에 대해서 강 목사는 시종일관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갔다. 교회 주차장을 비싸게 주고 샀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원래 가격이 비쌌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지금 재판이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결백이 드러날 것이라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원로목사가 폭로한 2명의 교인에게 돈을 요구한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내막도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2006년 말 교회 헌법을 개정하고 교회의 시스템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교회 돈을 쓰지 않고 자체적으로 모금해서 변호사 자문 등을 구하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모금액이 부족했다. 그래서 평소 교회 사역에 지원을 아끼지 않던 두 분에게 개인적으로 사정을 얘기하고 후원을 받은 것인데, 나중에 두 분이 교회를 떠나고 말았다. 취지는 나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잘못한 셈이 됐다.”

강 목사는 동양선교교회에 부임하고 7년 동안 개인적인 목적으로 교회에 돈을 청구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교회로부터 청빙을 받고 이사를 했지만 이사비를 보조해달라고 하지도 않았다. 자신은 교회에서 지정된 월급과 부임 당시 책정된 500불의 도서비 외에는 어떤 명목으로도 돈을 가져간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강 목사는 돈과 관련된 도덕성 문제에 대해서 결코 거리낌이 없어 보였다. 자신이 개척한 교회를 떠날 때 5만 불의 퇴직금을 받았으나, 개척한 교회에서 퇴직금을 받는 것이 부담스러워 다시 돌려주었다고 밝혔다.

이승균 기자 / 한국 <뉴스앤조이>

* 강준민 목사와의 인터뷰를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전문을 보시려면 인터뷰 기사 보기를 클릭하면 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bulldog 2008-08-12 09:12:27
신문사 주간도 자기 주관이나 취향대로 신문을 만들기 위해서 취재기자, 데스크, 편집장에게 틀린 것을 옳다고 강요할 순 없읍니다. 부목사도 기름부음을 받은 하나님의 귀한 종입니다. 어찌 담임목사가 틀렸는데도 순종 아니 맹종하라고 강요하십니까 ? 세미나에서 설사 강조 어법으로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해도 그것은 전 세계 교회에서 봉직하는 부목사들에 대한 모독입니다. 하나님 앞에 조용히 무릎 꿇고 참회하시고 부목사들에게도 용서를 구하십시오. 그리고 또 한가지, 강목사님은 부목사들에게 맹종을 강요하면서 자신은 왜 임동선 원로 목사님의 사퇴하라는 말씀에는 순종하지 않으시고 이런저런 이유를 다시는 것입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