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그래함 목사, 미트 롬니 지지 표명
빌리 그래함 목사, 미트 롬니 지지 표명
  • 오경환
  • 승인 2012.10.1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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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주의권 목사 3명 중 2명, '롬니 지지'…종교성보다 '정책·윤리'

   
 
 

▲ <워싱턴 포스트> 등 외신은 10월 12일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와 빌리 그래함 목사의 만남을 앞다퉈 전했다. 사진은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 판에 실린 관련 기사. (<워싱턴 포스트> 갈무리)

 
 
복음주의 지도자들의 '롬니 지지'가 계속 되는 가운데, 복음주의권의 대부로 평가 받은 빌리 그래함 목사가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또 한 설문조사에서는 복음주의권 목사 3명 중 2명은 '롬니를 지지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나, 복음주의권의 롬니 지지 현상은 앞으로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포스트> 등 현지 신문은 미트 롬니 대선후보가 빌리 그래함 목사를 그의 자택에서 10월 11일 만났다고 전했다. 이 만남에 미국 전역의 관심이 집중됐다. 모르몬교 출신의 공화당 후보와 복음주의권의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와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이 만남은 예고 없이 이뤄진 갑작스러운 만남이었으며, 약 30분 동안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그래함 목사의 아들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가 동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함 목사는 롬니를 만난 것을 영광이자 기쁨이라 표현하며, 생전에 자신과 친분이 두터웠던 롬니의 아버지 조지 롬니 전 미시간 주지사를 언급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롬니의 기업가적 자질과 매사추세츠 주지사로서의 성공적인 정치 경험에 대해 강한 확신을 표현했다. 롬니는 이 자리에서 "기도는 가장 강력한 힘이자 당신이 나를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것"이라며 기도를 부탁했고, 그래함 목사는 기도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함 목사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미국 내 종교적 자유를 지지하며, 명확한 성경적 결혼관을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기도하고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함 목사는 지난 2010년,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동성결혼 반대 헌법 수정법안을 공식적으로 지지한 바 있다.

만남 뒤, 롬니 선거 캠페인의 대변인은 그래함 목사가 롬니 후보에게 "나는 당신을 할 수 있는 한 힘껏 도울 것이며 당신은 나를 활용해도 좋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래함 목사의 대변인은 "그래함은 그의 평생 사역기간 동안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에 조심스러워했지만, 동시에 성경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을 지원하고 지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롬니 후보가 성경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있으며, 그래함 목사가 그를 공식적으로 지지한다는 해석이다.

선거 운동 기간 동안 공화당이 그래함 목사와의 만남과 그의 지지를 선거 전략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미국 정치 평론가들은 밝혔다. 특별히 모르몬교라는 아킬레스건을 가지고 있는 롬니가 미국의 복음주의권의 대부 그래함의 목사의 지지와 후원을 등에 업고 보수 복음주의권의 결속을 촉구할 것으로 해석된다.

'살아있는 복음주의의 역사' 등으로 평가 받는 빌리 그래함 목사는 그동안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 지도자로 평가 받으며, 해리 트루먼(Harry Truman) 전 대통령 때부터 미국 대통령의 종교적·정치적 조언을 해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역시 지난 2011년 빌리 그래함을 방문하여 조언을 구했다.

그는 자서전 <JUST AS I AM>에서 자신이 후회하는 것 중 하나가 "소명과 정치현실 사이의 벽을 넘어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어느 당파를 지지하는 것과 정치적 영향력을 드러내는 것을 되도록 피하여 복음의 순수성을 희석시키지 말았어야 했다"고 고백 한 바 있다.

후보의 종교성보다는 정책의 종교성이 '쟁점'

이번 주 시행된 여론 조사 기관 라이프웨이(LifeWay Research)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복음주의권 목사 중 3명 중 2명은 롬니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으며, 미국의 주류 개신교(Mainline Protestant) 2명 중 1명은 롬니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유일한 개신교 후보이자 2010년에 그래함을 방문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복음주의권의 10명 중 오직 1명만 지지했으며 주류 개신교도는 4명 중 1명만 지지했다.

최근 퓨포럼(Forum on Religion and Public Life) 에 시행된 조사에 따르면 롬니를 지지하는 복음주의권 성향의 개신교인이 69%에서 73%로 소폭 상승했지만 오바마는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 종교 연구 기관(Public Religion Research Institute) 역시 이번 대선에 복음주의 성향 개신교인 3명 중 2명(69%)이 롬니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번 대선은 후보의 특정 종교성보다는 정책 대결이 될 것으로 정치 분석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그 동안 낙태 및 동성애에 대해 첨예한 정책적 대결과 논쟁이 제기되었고 이는 후보 개인의 종교성보다 정책이 담고 있는 종교적 의미가 더욱 중요한 문제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복음주의권의 롬니 후보 지지 표명은, 후보 개인의 '복음주의' 성향보다, 정책의 '종교성'이 복음주의권 인사들에게 더욱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반증으로 해석된다.

최근 미국 내 기독교인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며 정치적 영향력 역시 쇠퇴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종교를 이유로 특정 대통령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던 복음주의권 지도자들이 이번 선거에도 이전과 같은 영향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 동안 '종교성'을 강조하며 기독교 출신의 후보들을 지지했던 미국 복음주의자들이 이번에는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 주목된다.

오경환 기자 / shalom@www.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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