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혼 합법화 후 일부다처제는?
동성혼 합법화 후 일부다처제는?
  • 정미진
  • 승인 2015.07.19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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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기독교인들 새로운 도전에 직면
   
▲ 대법원에 일부다처의 합법화를 신청한 나단 클리어와 그의 아내들<사진출처:와싱턴 포스트>

지난 6월 대법원이 동성결혼을 합법화 하는 법안이 통과 한 후 왜 결혼이 단지 두 사람 사이에만 성사 되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 일부다처주의자들이 중혼의 합법화를 요구하는 사례가발생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동성결혼이 합법화되자 몬태나 주에 사는 나단 콜리어는 그의 두 번째 여인과의 혼인증명서 발급을 법원에 요청했다. “자매 아내들” 이라는 리얼리티  TV 쇼에 출연했던 그는 만일 중혼을 하는 권리가 허락되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를 고소 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이것은 결혼의 평등성에 관한 것이다. 일부다처제 없이 결혼의 평등은 없다” 란 주장에 의회 소송자인 케빈 길리언은 몬태나의 중혼법을  리뷰하고 있으며 이번 주까지 콜리어에게 공식적인 답변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재 그는 법적으로 비키와 결혼한 상태지만 또 다른 여성인 크리스틴과도 결혼을 원하며, 비키 역시 이에 동의함을 주장했다.

이에 수석 재판관인 존 로버트( John G. Robert)의 의견이  중혼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비록 대부분의 사람들이  2라는 형용사를  여러 곳에서 이용하지만 굳이 두 사람이라는 조건이 결혼의 부제목이 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역사나 전통의 관점에서도 두 사람의 연합보다 여러 명의 연합이 세계의 어떤 문화에서는 깊은 뿌리를 이루기 때문에  오히려 동성결혼이 합법화 된 것이 더 대단한 일이다”라고 의견을 표명했다. 중혼도 가능하다는 견해로 읽힐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정작 동성애자들은 일부다처제와 동성결혼은 별개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중혼의 합법화를 반대하는 소리를 내고 있다. 그들은 일부다처제가 여성과 사회에 해악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반대편에서는 "만약에 결혼이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이 아니라면, 결혼이 꼭 두 사람 사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으로 한정되어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비난하고 있다.

 마이클 브라운(Michael Brown) 박사는 지난 3일 "동성애 자들이 대답지 못하는 이유(Why Two? The question gay activists cannot answer)"이라는 글을 통해  동성애자들이  두 명 이상의 결혼이 왜 가능하지 않냐는 질문에 아무도 설득력 있는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수적 기독교인들은 동성결혼과 중혼의 관계를 창세기 2장에 “하나님께서 한 남성과 한 여성으로 부부를 맺으셨다”는 말씀으로 답변한다. 이 사실이 부정되는 순간, 가정을 구성하는 규범도 붕괴되고 일부다처, 일처 다부, 소아성애 등이 횡행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LA타임스등 여러 매체들도 동성결혼 합헌 판결이 나온 직후 일제히 '일부다처제가 다음 차례'라고 사설을 통해 주장했다.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에 이어 향후 일부다처제에 대한 합헌 여부를 가리는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브라운 박사는 또한 결혼에 있어서 불가능해 보였던 성(性)의 장벽을 넘어섰다면 그것보다 별로 높지 않아 보이는 숫자의 장벽은 왜 못 넘어서냐는 것이라 반문했다. 실제로 동성결혼에 대한 사회적 인정은 최근에 들어서야 가능해졌지만, 일부다처제나 일처다부제는 고대에부터 사회적 용인 속에서 계속해서 이루어져왔음을 시사했다.

 

동성혼, 일부다처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동성결혼 이후 피부에 와 닿는 이슈로 교회 안에서 목회자가 동성결혼식 집전을 거부할 수 있는지와  신앙의 원칙을 지키려 하는 성도들이 동성결혼에 대해 사업적으로 요청 받았을 때 거부할 수 있는지가 크리스천들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종교적 권리 보장에 대해서도 ‘향후  5년 내에 종교의 자유가 더욱 제한될 것으로 본다’는 대답이 56%나  되었는데 특히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93%가 여러 모양으로 신앙 원칙을 지키는데 제한을 받을 것으로 보았다.

기독교인들은 딜레마에 빠져있다. 동성애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로 성경을 근거로 삼았지만 일부다처제는 오히려 성경 속 주인공들의 평범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부다처제가 성경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하지만  윤리와 평등차원에서 기독교인들이 일부 다처제에 대해  반대하고 나설 경우 동성애 지지자들의 역공을 받을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일부다처제를 반대하면서 성서 속 일부다처문화를 당시의 문화적 풍속으로 설명할 경우 성서 구절을 엄격하게 적용함으로써 동성혼을 반대해 온 것과 위배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동성혼 합헌은 단순한 호불호의 문제를 떠나 결혼에서 계약과 평등의 문제를 계속 논쟁거리로 남길 것으로 보인다.

 

정미진 기자 /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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