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화해와 평화통일의 새날 열리길 간절히 바란다"
"민족 화해와 평화통일의 새날 열리길 간절히 바란다"
  • 해외동포 종교인 일동
  • 승인 2011.02.2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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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삼일절 92주년 기념 개신교 및 해외 종교인들의 호소문

일제에 의해 국권을 침탈당한 지 10년이 되던 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 33인은 종교와 사상, 그리고 정치적 견해의 차이를 초월하여 조국의 독립을 선언했다. 

기미독립선언문을 통해 민족대표들은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사람이 자주민임을 세계만방에 선포했으며, 인류평등의 큰 뜻을 뚜렷이 밝히고, 민족자존의 정당한 권리를 자손만대에 고하여 이를 영원토록 누려야 한다고 선언하였다. 또한 오랜 역사를 지닌 민족으로서, 2,000만 민중의 충정을 모아 겨레의 한결같은 자유의 증진을 주장하였으며, 인류가 가진 양심의 발로에 뿌리박은 세계개조의 큰 움직임에 순응해 나가기 위해 조선의 독립을 선언한다고 천명하였다. 이것은 하늘의 분명한 명령이자 시대의 큰 흐름이며, 전 인류가 더불어 같이 살아갈 권리의 정당한 발로이기에, 이 세상의 그 누구도 이를 저지하거나 억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기미독립선언문이 발표된 이후 한 세기가 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민족 대표들의 염원은 아직도 먼 꿈으로 남은 채, 우리 민족은 여전히 “자주민족”으로서의 “자주독립국가”를 이룩하지 못한 분단 국가의 백성으로 살고 있다. 분단된 우리 8,000만 민족은 구시대의 유물인 침략주의와 강권주의에 의한 희생을 강요당하면서, 지금도 남과 북으로 나뉜 채 적대적 대결관계의 악순환 속에서 서로 군사적인 대치와 전쟁의 위협을 일삼고 있으며, 상호불신과 증오로 인하여 귀중한 인력과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

유구한 역사를 지닌 우리 민족 고유의 깊은 철학과 사상은 이원론적 흑백논리보다는 서로 다른 요소들이 함께 어울려 상생과 조화를 이루어 하나가 되도록 하는 아름다운 미덕을 지니고 있으며, 또한 200여 년 전 이 땅에 전래된 기독교는 십자가의 희생을 통한 화해와 일치를 증거하고 있다. 우리의 고유 사상과 외국으로부터 전래되어온 보편적 종교는,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겪은 개인과 우리 민족이 다 함께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며, 전인적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정진할 정신적, 영적 자원이 되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이 귀중히 여기는 각 종교나 고유사상들이 조국의 분단과 사회의 양극화를 해소하는 일에 앞장서지 못하고, 오히려 이념의 시녀로 전락하여 분단을 고착화하며 좌우의 대립을 심화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화해와 일치보다는 남과 북, 세대와 계층간에 증오와 적대감을 부추기는 일에 이용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우리는 주목하며 심히 염려한다.

언제까지 우리 민족이 불행한 과거에 얽매어 민족의 소중한 인적, 물적 자원들을 낭비하며 적대적인 관계 속에서 무의미한 소모전을 일삼아야 하겠는가? 오늘 우리에게는 92년 전 민족대표 33인이 목숨을 내걸고 천명한 독립선언의 정신을 회복하여, 민족 화해와 평화통일의 새 날을 열어 나가야 할 사명이 있음을 확신한다. 이에 우리 모두는 분발하여 과거의 아픔을 이겨 내고 새로운 역사를 이룩하여야 한다는 하늘과 민족의 엄중한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응답하여야 할 것이다. 

기미독립선언문은 조선의 평화가 동북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직결되어 있다고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가슴저린 꿈을 노래하고 있다.

“아아! 새 천지가 눈앞에 펼쳐지도다. 힘의 시대가 가고 도의의 시대가 오도다. 지난 온 세기에 갈고 닦아 키우고 기른 인도의 정신이 바야흐로 새 문명의 밝아오는 빛을 인류의 역사에 쏘아 비추기 시작하도다.”

선열들의 이와 같은 소망을 떠올리며, 민족의 영구 평화를 염원하는 해외의 종교인들은 8,000만 동포들에게 다음과 같이 호소한다.

하나, 우리 겨레 모두는 분단과 전쟁으로 받은 아픔과 상처, 불행한 과거에서 형성된 공포와 증오, 불신이 만들어 낸 유령과도 같은 노예 상태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얻고 전인적 건강을 회복하여야 한다.

하나, 모든 종교 단체들은 치유를 체험한 자들로서, 겨레의 아픔과 치유를 외면했던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는 혈연, 지연, 학연에 의한 분열을 극복하는 일에 앞장설 것이며, 집단적 이기주의로 찢겨져 있는 우리 민족 내부의 상처를 치유하여 상생의 공동체를 이룩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나, 남북의 정치 지도자들은 '7.4 공동성명서' (1974년), '남북한 화해와 상호 불가침 및 교류, 협력에 관한 남북기본합의서' (1992년), '6.15 공동선언' (2000년), '10.4정상선언' (2007년)의 정신을 회복하고, 그 원칙과 방법에 따라 남과 북의 관계를 개선하여 통일로 향한 길로 나아갈 것을 촉구한다.

하나, 남측의 '한미 군사 동맹'과 북측의 정권은 1953년 7월 27일 체결한 '휴전협정'아래 지난 60년 이상 지속되어 온 전쟁상태를 종결시키고, 완전한 분쟁 종식을 이룩하기 위한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는 92년 전 선열들이 “민족자존의 정당한 권리를 누리기” 염원하며 목숨을 걸고 독립을 선언했던 고난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기억하며, 선열들의 염원을 이 시대에 성취하기 위하여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반드시 이룩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에 우리 해외동포 종교인들은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동북아시아와 나아가 전 세계의 평화와 인류의 공존을 위하여 함께 전진할 것을 8,000만 민족 앞에 간절히 호소하는 바이다. 

2011년 3월 1일

민족의 평화를 염원하는 해외동포 종교인들 (개신교, 불교, 성공회, 원불교, 천주교)

정기열(중국), 김순환, 이영빈(이상 유럽), 전순영(카나다), 강위조, 강태원, 고정자(Yvonne Lee), 김경락, 김계호, 김광일, 김남중, 김동균, 김동진, 김상의, 김상일, 김성만, 김수복, 김영주, 김영진, 김영철, 김인식, 김재범, 김정현, 김진양, 김필주, 김충환, 김해길, 김현환, 김혜란, 류영철, 모욱빈, 문동환, 민경석, 박기식, 박대웅, 박문재, 박상규, 박승호, 박신화, 박철, 백승배, 사경희, 서건일, 선우학원, 송희섭, 신대식, 신경혜, 안용구, 오보용, 오대석, 우경아, 유형덕, 윤길상, 윤영무, 윤태헌, 이병성, 이미일, 이선주, 이숭무, 이승만, 이용연, 이은주, 이정일, 이준우, 이태하, 이행우, 이현호, 이활웅, 임광성, 임종선, 장위헌, 정인경, 정창문, 조건삼, 조건상, 조명지, 조명철, 조영훈, 지창보, 최정안, 최종수, 한명성, 한재경, 함성국, 호소훈, 홍성현, 황남덕 (이상 미국)     

2월 23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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