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가면을 벗으면
교회가 가면을 벗으면
  • 방인성
  • 승인 2007.11.1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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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역에 ‘사회복지협의회’라는 단체가 있다. 지역 교회 목사로서 참여하여 같이 지역을 위해 고민하고 섬기고 있다. 주로 지역의 유지들이 모이고 스님과 이웃 교회 목사님도 참여해 여러 가지 조언을 주고 있다. 종교인들의 섬김이 있지만 요즈음 영향력을 잃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래도 함께 모이면 “목사님의 의견은 어떠하십니까?”라고 묻는 것을 보면 아직도 종교인들에게 거는 기대는 있는 것 같다.

우리의 문제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사회에서 바라는 것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고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스스로 변화하고자 하는 용기를 갖고 현 교회의 모습에서 조금씩 이웃에게 눈을 돌려 본다면 말이다. 우리 교회와 지역과의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느 날 이웃 주민이 사택으로 전화를 걸어 “교회가 주차 문제로 이웃에게 불편을 주어야 되는가?”라며 불편을 호소하였다. 죄송한 마음으로 주차 정리를 더 철저히 하여 이웃의 불편을 덜도록 노력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제안하겠다고 하였다. 교회가 이웃에게 유익이 되며 그들의 어려움을 도와야 하는데, 불편을 준다는 것은 정말 죄송한 일이다. 교회는 이웃에게 세심한 관심을 갖고 그들의 입장에서 섬기는 아름다운 관계를 맺어야 한다.

내가 어릴 때 이웃의 불만을 들은 직분을 갖은 성도가 “예수 안 믿어서 지옥 갈 사람이라서 교회를 못마땅하게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렇게 생각하는 한 교회는 세상을 향한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사회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만다.

우리 교회는 왜 이 지역에 있고 이 땅에 존재하는가 하는 성경적 대답의 기초가 세워져야 한다. 이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면 예수의 삶을 교회와 성도는 구체적으로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예수의 온전한 삶을 다해낼 수 없지만 힘을 다해야 한다. 이런 몸부림이 있을 때 이웃은 감동하고 함께 하나님의 사랑과 축복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나는 우리 지역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교회가 갖고 있다고 믿는다. 그것은 복음이고 성경의 원리다. 교회가 지역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란, 무슨 프로그램이나 특별한 이벤트보다도 하나님나라에 대한 비전이다. 이 꿈을 갖고 변화하는 지역과 사회에 교회도 계속적인 변화를 통하여 그들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나는 목사로서 교회가 너무 많은 가면을 쓰고 연극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목사는 마치 가면 연극을 연출해내는 사람인 것 같아 스스로 놀라기까지 한다. 특히 세상의 관객과 관계없이 교회를 무대로 삼아 자기만족에 취하는 우리끼리의 공동체가 되는 것 같다. 나와 교회를 바라보시며 가슴 아파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하는 교회가 되기를 기도한다.
 
방인성 / 성터교회 목사·한국 <뉴스앤조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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