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족하는 이들과 함께한 아름다운 가을 콘서트
자족하는 이들과 함께한 아름다운 가을 콘서트
  • 박지호
  • 승인 2007.11.2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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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밀알선교단 주최 밀알의 밤, 희망 콘서트 '가을愛'

   
 
  ▲ 레나 마리아는 한국인에 거의 가까운 발음으로 찬송가 '나 같은 죄인 살리신'과 한국 복음성가 '축복송'을 부르기도 했다.   
 
뉴욕에서 장애인 사역을 하는 밀알선교단 정기 행사인 ‘밀알의 밤’이 11월 18일 뉴욕장로교회(안민성 목사)에서 열렸다. 오래 전부터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레나 마리아가 출연한다는 소식 때문인지, 제법 쌀쌀해진 날씨도 무릅쓰고 2,000명 가까운 인원이 뉴욕장로교회 본당을 메웠다. 조명이 꺼지고 밀알 장애우 친구들의 얼굴이 영상에 등장했다. 장애우 친구들은 화면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면서 박수치며 좋아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말씀은 뉴욕장로교회 안민성 목사가 전했다. 안 목사는 설교를 통해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것은 자신의 삶에 자족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알아도 실천이 힘든 게 만족이요, 감사다. 안 목사는 “어떠한 형편에서든지 자족하기를 배웠다”고 했던 바울의 말을 빌려 “자족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툰 운전도 계속 하다보면 어느새 익숙해져서 운전을 하면서 화장도 하고 커피도 마시는 것처럼, 자족하는 훈련을 하다 보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감사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 레나 마리아가 경쾌한 리듬의 노래를 부르자 흥겨워 춤추는 밀알 장애우 친구들.  
 
1부는 밀알선교합창단이 꾸몄다. 다양한 선곡과 꽉 찬 볼륨이 공연장 분위기를 압도했다. 이어 레나 마리아의 공연을 앞두고 그녀의 삶을 그린 영상물이 잠깐 나왔다. 그녀는 우리와 사는 방법이 약간 다를 뿐이었다. 한 발로 운전하고, 밥상 차리고, 십자수를 놓고, 그림을 그렸다. 사과도 예쁘게 잘 깎았다. 레나 마리아는 두 팔이 없는 불쌍한 여인이 아니라 아름다운 한 발을 가진 행복한 여인이었다. 자신에게 두 팔과 한 쪽 다리가 없음을 탓하지 않고, 한 쪽 다리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삶을 보고 나서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감사의 찬양이 새롭게 다가왔다.

   
 
  ▲ 다양한 선곡과 꽉 찬 볼륨으로 청중의 박수를 받은 뉴욕밀알선교합창단.  
 
특히 한국을 자주 방문했기 때문이겠지만, 한국인 청중을 배려하는 마음이 돋보였다. 찬송가 ‘나 같은 죄인 살리신’과 한국 복음성가 ‘축복송’을 한국어로 부를 때, 한국인에 거의 가까운 발음과 서양적 리듬감이 희한한 조화를 이루어 청중들로 하여금 감탄을 금치 못하게 만들었다. 곡이 끝날 때마다 박수가 터졌고, 청중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앙코르를 외쳤다. 결국 앙코르 송까지 부른 다음에야 무대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 차인홍 교수가 지휘한 뉴욕 가스펠 오케스트라.  
 
레나 마리아의 공연은 뉴욕 가스펠 오케스트라의 반주가 있었기에 더욱 빛났다. 레나도 지금 계속 미주 순회공연을 하고 있는데, 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할 수 있어서 더욱 좋다면서 기뻐했다. ‘휠체어의 지휘자’로 불리는 차인홍 교수(라이트주립대학)가 이날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레나 마리아의 공연에 바이올린으로 함께 연주한 적이 있어서 둘의 호흡은 잘 맞았다.

   
 
  ▲ 레나 마리아의 마지막 노래가 끝나자 밀알 장애우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치며 앙코르를 외쳤다.  
 
행사를 마치고 나니, 누구보다 자족하며 살아가는 밀알의 밤 주인공들도 소개되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바로 밀알선교단 장애우 식구들이다. 미자 씨는 햄 한 조각에, 순영 씨는 버블티 한 잔에, 케빈은 따듯한 포옹 한 번에, 봉근이는 '힘세다'는 말 한마디에 기뻐한다. 이사장 유지성 장로는 “밀알은 24시간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 달라”고 인사했다. 자족하는 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밀알선교단 방문을 추천한다.

   
 
  ▲ 레나 마리아가 출연한다는 소식 때문인지, 제법 쌀쌀해진 날씨도 무릅쓰고 2,000명 가까운 인원이 뉴욕장로교회 본당을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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