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발로 걸어 들어온 열방에 주목하라"
"제 발로 걸어 들어온 열방에 주목하라"
  • 박지호
  • 승인 2008.01.29 17: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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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선교'와 '해외 선교' 통합 모델 보여준 시라큐스한인교회

뉴욕 주 중부에 위치한 시라큐스한인교회는 지역 상황을 정확하게 읽었다. 대학가라는 위치적 특성을 살려 “캠퍼스에 있는 한인 유학생과 다민족 유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이들을 제자화해서 평신도 선교사로 파송하는 일”을 교회 비전으로 못을 박았다.

   
 
  ▲ 꿈꾸는 자는 언제나 청년이라 했던가. 그런 면에서 지용주 목사는 백발의 청년이다. 그는 제2의 노스필드 부흥을 꿈꾸고 있다. 무디의 노스필드 부흥 운동으로 수천 명의 미국 젊은이들이 세계 선교를 위해 발걸음을 옮겼던 것처럼, 이제 미국 땅에 있는 60만의 유학생들이 복음의 겨자씨를 들고 고국으로 돌아가 하나님나라를 일구어가는 꿈을 꾸고 있다.  
 
시라큐스한인교회 교인 수는 유학생들 뒤치다꺼리하기도 버거운 100명 남짓. 그러나 열방을 섬기겠다는 열정을 구체적으로 실현해나가고 있다. ‘HOP’(House Of PAL)을 운영하면서 다민족 유학생 선교를 시작했고, 지역에 있는 아시안 난민들을 위한 컴퓨터 교실과 영어 교실을 마련해 시라큐스대학으로부터 상을 받기도 했다.

한인의 숫자가 한정된 작은 도시에서 지역 교회가 양적 성장에 힘을 쏟다 보면 내부 갈등을 초래하거나 교인 유치 경쟁에 몰입하게 되는데, 지 목사는 부임 초기부터(2003년 6월) 양적 성장보다 내적 부흥에 초점을 맞췄다. 내적 부흥이라고 내부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외부에 집중했다. 대신 주변을 구체적으로 바라보도록 주문했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실질적인 선교’를 강조하며, 캠퍼스에 있는 유학생들과 지역에 있는 난민들에게 포커스를 맞췄다.

목적이 분명하면 기회가 왔을 때 재빨리 알아채고 실행에 옮길 수 있다. 정부에서 난민들 정착을 도와달라는 부탁이 왔을 때도 이들에게는 불편한 요구가 아니라 섬김의 기회였다. 대학교에 있는 다양한 민족의 유학생 역시 교회가 무관한 존재가 아니라 제 발로 걸어 들어온 열방인 것이다. 

“가이사를 잡아라”

다민족 유학생을 위한 HOP 사역은 2007년 5월에 시작했다. HOP은 'House of PAL‘(Passion for All Lands)의 약자로 ‘친구의 집’이라는 뜻이다. 현재 HOP에는 다섯 식구가 살고 있다. 호스트 패밀리 부부와 필리핀과 중국에서 온 유학생이 한 명씩 있고, 한국인 1.5세 학생 한 명이 함께 산다. 일주일에 세 번씩, 아침에 모여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 제목을 나눈다. 매주 금요일은 친구를 초청하거나 교회 청년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며 교제하는 시간을 갖는다.

8개월 째 살고 있는 Jessie는 필리핀에서 왔다. 환경공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워낙 성격이 낙천적이어서 공동체 생활을 즐긴다. 제시는 졸업 후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의료 전문인 사역자로 아프리카로 갈 생각이란다. 가난한 사람이나 어린이들을 돕고 싶은 바람이 있다. 중국에서 Hui는 시라큐스대학에서 물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HOP에서 생활을 하면서 복음을 듣게 되고, 지식적으로는 복음을 이해했지만, 예수님을 주인으로 받아들이진 않고 있다. 하지만 HOP의 다른 식구들도 목적을 두고 강요하지 않으려고 한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자신의 몫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 HOP 식구들은 일주일에 세 번씩, 아침에 모여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 제목을 나누는 모임을 가진다.  
 
시라큐스대학에만 매년 120개 국에서 5,000명 이상의 학생이 입학한다. 아직 복음이 전파되지 못한 소위 ‘10-40 Window’ 지역 출신 유학생도 상당수다. 시라큐스대학은 정치학이나 행정학 등이 타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에 유학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가면 사회 각 분야에서 요직에 진출할 가능성이 많다. 

유학생들이 복음의 일꾼으로 준비되어 본국으로 돌아가면 그야말로 현지인 전문 사역자가 되는 셈이다. 언어를 배울 필요도 없고, 문화 적응 기간을 거칠 필요도 없다. 그가 가진 전공을 가지고 사업가로, 정치가로, 교수로,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평신도 사역자로 섬기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 목사는 HOP 사역을 “가이사를 잡는 것”으로 표현했다.

   
 
  ▲ HOP 식구들 모습. 앞 줄 왼쪽부터, 엔드류·제시·후이·은아, 뒷 줄은 HOP의 호스트 페밀리인 한광훈, 이미정 부부. (사진 제공 : HOP)  
 
“인도네시아 국민적 영웅인 하비비 대통령 같은 사람이 유학 시절 하나님을 만났다면 지금 그 나라에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끼쳤을까 하고 묵상하게 됐어요. 물론 아래로부터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사회 구조적인 변화와 개혁을 통해 하나님나라 가치를 실현해나갈 사람을 키워내는 것도 중요하잖아요.”

지 목사는 HOP 사역이 중소형 이민 교회의 선교 모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작은 교회는 일정액을 선교 현장에 헌금하는 것 외에는 선교 사역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미국에 이미 들어와 있는 유학생들과 삶을 나누면서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선교 사역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 땅에 거주하는 수많은 룻을 섬기라”

시라큐스한인교회가 하고 있는 유학생 사역과 함께 난민 사역을 병행하고 있다. 교회는 이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기사 보기)과 함께 자기 계발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2007년 9월부터는 10주 과정의 컴퓨터 교실을 시작했고, 1기 수료생이 배출됐다. 영어 교육은 계획 단계에 있는데 현재는 난민들과 개인 과외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난민들을 위한 컴퓨터 교육을 기획하고 준비한 오정훈 씨는 “이들이 학습의 과정 없이 문화도 언어도 다른 사회에서 직장을 선택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영어도 안 되고 배운 기술도 없기 때문에 직업을 선택한다기보다 특정 직업을 선택하도록 강요당한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난민들의 경우 육체노동으로 귀결된다.

오랜 난민 생활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쳐 있는데다 별도의 회복 기간도 없이 바로 직업 전선에 투입되다 보면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하차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직업에 귀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가진 가능성을 발견하고 훈련받을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받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 면에서 배운다는 것은 먹을 것을 주는 것보다 중요할 수 있다.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주기 위한 또 다른 차원의 사역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아시안 난민 중 한 명이 시라큐스에 있는 한 대학에 입학하는 쾌거를 올렸다. 시라큐스한인교회 유학생 중 한 명이 전담으로 매달려 시험 준비를 도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시라큐스한인교회는 교육 사역이 구제 사업을 위한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오 씨는 “컴퓨터 교육은 언어, 인종, 편견의 장벽을 허물고 인격적인 교제를 나누고,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좋은 도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컴퓨터 교육을 통해 한인 교회라는 민족적 경계를 뛰어넘어 타 민족 지역 주민들도 쉽게 교회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난민들을 위한 컴퓨터 교실 덕분에 교회 어른들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사진 제공 : 시라큐스한인교회)  
 
그들로 하여금 그들을 섬기게 하라

시라큐스한인교회는 ‘그들로 하여금 그들을 섬기게 하라’는 사역 철학을 가지고 양쪽 사역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지길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HOP에 다양한 유학생들이 오게 되면, 자국 출신 난민이나 이민자를 교육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영어가 아닌 모국어로 영어와 컴퓨터를 배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시라큐스한인교회 내에 베트남 교회 설립을 위해서도 기도하고 있다.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베트남 난민들이 스스로 교회 공동체를 꾸려갈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한다.

오늘날 많은 한인 교회들이 미국이라는 다민족 공동체 속에 있지만, 선교를 지역적인 개념에만 국한시켜 해외 선교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들여 중남미나 중국으로 선교 활동을 다녀오면서도 정작 주변에 있는 히스패닉 사람들이나 조선족 사람들과는 교류하지 못하는 이중성을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 점에서 시라큐스한인교회가 난민 사역과 유학생 사역을 통해 지역사회 선교와 해외 선교를 동시에 엮어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사역이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라 평가하긴 이르지만 지역사회의 다양한 구성원(계층과 민족)들과 복음을 나누고 누리려는 시도 자체는 의미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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