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비용으로 귀한 헌금 '줄줄'
소송비용으로 귀한 헌금 '줄줄'
  • 허성규
  • 승인 2008.02.18 16: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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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재정 운영이 교회 신뢰 회복 지름길

최근 한국에서는 삼성 그룹 비자금 문제가 사회 전체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재정 비리는 일반 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종교 기관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많은 한인 교회들이 재정 집행 불투명으로 분란에 휩싸이고 교회의 신뢰성을 추락시키는 것을 너무나 자주 보아왔다. 그래서 LA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세미나 또는 언론 매체를 통하여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재정 투명성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

얼마 전 교회 재정의 불투명과 관련, 어바인의 한 교회 교인으로부터 제보가 접수되었다. 이를 계기로 하여 한인 교회 재정의 문제점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교회 문제는 이미 한 주간지에 활자화되어 알려진 상황이었으므로 기윤실은 정식 의제로 다루기로 하였다. 기윤실은 담임목사에게 두 번 메시지를 남겼으나 응답이 없었다. 또한 재정 담당자와 통화하였으나, 재정 문제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교회 같은 성스러운 조직에 그런 문제가 있을 수 없다는 억지 논리를 펼쳐 대화가 중단됐다.

그래서 기윤실은 과거 3년간 교회 재정 결산서의 열람을 정식 요청하는 편지를 발송했다. 교회는 얼마 후 변호사를 통해 답신을 보내었다. 교회는 재정 자료를 공개할 법적 의무가 없으므로 기윤실의 요청을 수락할 수 없고 앞으로는 질문 사항을 변호사에게 직접 보내라는 내용이었다. 교회 재정이 투명하다면, 뭐가 겁나 자료 공개를 거부하고 귀중한 헌금을 변호사비로 낭비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다음과 같은 편지를 발송하였다.

“보내주신 회신은 잘 받아 보았습니다만, 내용에 실망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귀 교회가 회계 서류를 본회에 공개할 법적 의무가 없다는 것은 저희도 잘 압니다. 그러나 진실성과 정직이 근간인 교회가 왜 공개를 꺼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천주교 서울대 교구는 2006년 재무제표를 자진 공개했습니다. 그러므로 일반 시민들까지 신뢰와 존경의 눈으로 종교 기관을 바라보지 않겠습니까?

귀 교회도 재정 문제가 생겼을 때 자발적으로 회계 서류를 공개하는 것이 사회적 책임이자 도덕적 의무라고 본회는 확신합니다. 기윤실은 건강 교회 운동의 일환으로 <성도여 개혁을 외쳐라>는 책을 발간하였습니다. 재정 시스템 확립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 책을 동봉합니다. 끝으로 귀 교회가 건강 교회의 표본으로 발전하길 기원합니다.”

교회 분쟁이 있을 때마다, 거액의 헌금이 변호사 사무실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보면 분노가 치민다. 얼마 전 한 대형 교회의 쌍방 소송비용이 500만 달러를 넘었다는 기사를 보고 참담한 심정이었다. 이런 거액이 기독교의 사명인 구제와 선교에 사용된다면 얼마나 은혜롭겠는가? 교회 분쟁은 조직의 상부 기관이나 교회협 또는 목사회 등의 조직들이 재정 문제에 개입해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불행히도 한인 교계의 경우 그런 조직들이 그럴만한 능력도 없을 뿐더러 교회 비리에 개입할 만한 도덕적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지도 의문스럽다. 이번 삼성의 재정 비리 문제를 폭로한 김 변호사가 천주교의 정의구현사제단으로 찾아간 것은 그 단체가 가장 신뢰 받는 조직 중 하나로 바른 소리를 낼 수 있는 기관이기 때문이었다.

개신교계에는 이 같은 신뢰를 받는 조직이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한인 교회의 리더들과 교인들은 교회 재정의 투명성 유지를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여야 한다. 수많은 부흥회 중 한 번 정도는 전문가를 초빙, 회계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도 진정한 교회 부흥의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재정 비리를 해결하지 못하면 교회의 신뢰는 계속 추락될 것이고 교회가 사회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는 상황이 계속 될 것이다.

허성규 / 칼스테이트대학 회계학 교수·LA기윤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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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계 2008-02-19 16:20:46
교회는 사회적 공기관이 아니다.교회는 여호와 신의 복음을 맡은 여호와 신의 전유물이다. 따라서 교회의 제반사는 세상사람들의 간섭의 대상이 아니다.간섭이 필요하다면 그건 주인되시는 여호와 신의 하실 일이다.회계학 교수면 회계학이나 가르쳐라.신자라면 그저 신앙생활이나 잘해라.헌금때문에 신경쓰여서 신앙생활 못하겠다면 포기해라.이미 그 신앙으론 천국가기 어렵다.말 잘한다고 다 신자냐?천주교가 옳다면 그리로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