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 목사와 이영희 목사
김홍도 목사와 이영희 목사
  • 박지호
  • 승인 2008.02.25 15:3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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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벌 논의하는 뉴욕서노회, 한국 교회 전철 밟으려나

얼마 전 한국의 어느 시사 잡지에서 ‘정치인과 연예인의 닮은 점’을 소개한 글이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요즘 한국 교계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이중 적지 않은 항목이 ‘목사’에게도 해당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 중 몇 가지만 들어보자. ‘자리(감투)가 남발된다’, ‘기자들을 싫어하는 척하면서 좋아한다.’, ‘신인은 천사다 모두에게 반갑게 인사한다.’, ‘컴백할 때 국민(하나님) 핑계를 댄다.’, ‘대를 이어 세습하려 한다.’ ‘물의를 일으킨 동료에 대해서 관대하다.’

   
 
  ▲ 2003년 8월 14일 서울동부지법을 나서고 있는 김홍도 목사. 김 목사는 따르던 교인들의 반발을 뒤로 하고 성동구치소로 이송됐다.  
 
‘물의를 일으킨 동료에 대해서 관대하다’

다른 항목은 제쳐두고 ‘물의를 일으킨 동료에게 관대하다’는 점에 주목해보자. 대표적인 예가 김홍도 목사다. 김 목사는 부정 선거 자금으로 2억 3,700만 원, 불륜 관계를 맺은 여인과의 합의금 5,000만 원, MBC에 대한 반박 광고비 3억 3,000만 원, 아내 명의 별장 건축비 3억 원, 아들 명의 교회 건축비 8억 원을 사용해 횡령, 배임에 간통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750만 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감리교단 목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대법원에서까지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한국 감리교단 재판위원회는 기소유예 판결을 내려 김 목사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 당시 재판위원회가 내세운 이유는 “그 정도면 김 목사가 충분히 고생했다”는 것이었다.

김홍도 목사가 검찰에 구속 기소되었을 때는 교계 지도자들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기독교교회수호대책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김 목사의 석방을 위해 법원에 탄원서를 전달하고, 공권력에 억압 받는다며 '김 목사 석방 및 교회 수호를 위한 특별기도회'를 열기도 했다. 때문에 한국 사회에서 김홍도 목사와 그를 감싸고돌았던 한국 교회는 두고두고 (지금까지)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 교회수호대책위는 '김 목사 석방 및 교회 수호를 위한 특별기도회'에서 "김홍도 목사 구출하자"며 기염을 토했다.  
 

   
 
  ▲  "김홍도 목사를 구출하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목회자들.  
 
“벌 받을 만큼 받았다”

이민 교회에 일부 목회자들의 동료애도 한국 교회 못잖은 것 같다. 수년간 여성도들과 맺은 불륜 관계로 인해 노회에서 3년 정직 징계를 받은 이영희 목사에 대한 해벌 논의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것도 이영희 목사에게 벌을 준 노회 내부에서. 이영희 목사의 해벌을 지지하는 노회의 한 목사도 “그만하면 고생할 만큼 했고, 벌을 받을 만큼 받았다”며, 김홍도 목사에게 면죄부를 줬던 재판위원회가 남긴 멘트를 반복했다.

지역사회 구성원이 이런 결정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관심도 없었다. 노회 전직 임원 중 한 명은 “우리는 여론보다 하나님 앞에서 어느 게 더 옳으냐를 본다”며 오직 하나님 앞에서 옳고 그름을 따질 뿐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신앙 양심상 모두 죄인이고, 은혜를 받은 자들이기 때문에 용서를 해야 한다. 우린 모두 죽을 죄인인데 나는 안 그런 것처럼 하면 바리새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나마 뉴욕서노회가 '뉴욕기독교교회수호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이영희 목사 해벌을 위한 특별기도회'를 열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이영희 목사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예람교회 교인 중 한 명도 “(이영희 목사가) 하나님으로부터는 이미 용서를 받았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정리됐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중독 상담 분야의 권위자인 마크 레이저 박사는 그의 저서인 <아무도 말하지 않는 죄>에서 “성적인 죄로 상처 입은 회중들의 쓴뿌리를 치유하는 것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역자의 성적인 죄가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2차 피해자’를 양산한다며 “사역자를 영적으로 신뢰했던 회중들과 지역사회의 구성원들이 사역자의 부적절하고 죄악된 성적 행위로 배신을 당하게 될 때, 그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된다. 심한 경우에 그들은 하나님까지도 신뢰할 수 없게 된다”며 교회와 사역자의 신중한 처신을 요구했다.

이영희 목사의 해벌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향해 “피해자가 자신의 아내나 딸이어도 그렇게 너그러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혀를 차는 소리가 내 귀에만 들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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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두기 2008-03-12 07:26:31
밑에 "목사님 우습게 알면 다친다" 쓰신 효계님, "입조심해라" 하셨는데 남에게가 아닌 자신에게 적용시켜보시는게 어떨지요? 댓글의 내용이 너무... 한 평생 예수를 믿었다면서 그런 글을 쓰시면 오히려 예수님을 욕되게 하는게 아닐까요?

onnuri72 2008-03-02 11:38:33
난 목사입니다. 평신도 우습게 알고 함부로 자기가 하나님의 종이라며 떠들다가 교회를 떠난 수 많은 목사들을 압니다. 솔직해 집시다. "목사만" 하나님의 종입니까?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종 아닙니까? 오늘도 삶의 자리에서 열심을 다해 삶으로 복음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참 믿음의 종입니다. 목사는 단지 교사 나 집사 와 같은 직분일 뿐입니다 제발 구약의 제사장 덜먹 거리지 마시고 신약에서 말하는 목자의 모습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