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안에 우린 하나, 한국 교회는 빼고?
주 안에 우린 하나, 한국 교회는 빼고?
  • 박지호
  • 승인 2008.03.11 11: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카고 미국 교회, 한국 교회 상대로 인종차별 의혹

시카고에 있는 한인 교회가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이유로 같은 지역에 있는 미국 교회를 상대로 소송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시카고에 있는 안디옥한인교회(담임목사 김상복)는 Prospect Heights Community Church를 상대로 인종차별 및 상거래법 위반으로 낙찰 무효 및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안디옥한인교회는 고소장에서 "Prospect Heights Community Church가 공동회의에서 한인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고, 이런 이유로 다른 매수자에게 매각을 결정했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작년 6월 10일 열렸던 Prospect Heights Community Church의 공동의회로 거슬러간다. 교인 수 감소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던 이 교회는 건물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2004년부터 교회 건물을 빌려 쓰고 있던 안디옥한인교회와, 백인들이 주로 다니는 Cornerstone Bible Church라는 미국인 교회가 동시에 입찰에 응했다. 안디옥한인교회는 100만 불에, Cornerstone Bible Church는 50만 불에 각각 입찰에 응했지만, 결국 절반 가격을 제시한 Cornerstone Bible Church에 판매하는 것으로 공동의회를 통해 결정됐다.

문제는 Prospect Heights Community Church의 공동의회 때 나온 교인들의 발언이다. 교인 중 일부가 안디옥한인교회에 건물을 매각하면 안 된다는 주장을 하면서 ‘(한인 교회가) 렌트비를 매달 늦게 낸다’, ‘한국인은 지저분하다’, ‘한국 아이들은 통제가 안 된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또 회중들이 ‘영어 회중’에게 건물을 팔아야지 ‘한어 회중’에게 건물을 팔면 안 된다며 소리를 지르고 박수를 친 것이 공동의회를 참석했던 참석자들에 의해 알려지면서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이에 안디옥한인교회도 임시공동의회를 열어 법적 대응을 하기로 결정하고 변호사를 선임했다. 돈 샴펜 안디옥한인교회 측 변호사는 “인종을 이유로 부동산 매각을 거부하는 것은 일리노이 주 인권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최고가를 제시한 쪽이 입찰에서 떨어지고, 절반 가격을 제시한 쪽이 낙찰됐다는 것만으로도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Prospect Heights Community Church 측은 아직까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작년 6월 26일 안디옥한인교회 측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고 있지만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안디옥한인교회 측은 밝혔다.

이번 일로 인해 Prospect Heights Community Church의 교인 중 일부가 교회를 떠났으며, 담임목사였던 Francis Avila 목사도 “21세기 교회 안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고 개탄하면서 교회를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인들조차 인종차별적 발언에 동의하지 못하는 것이다.

안디옥한인교회의 김상복 목사는 “화해하기 위해 여러 차례 노력을 했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였지만 잘못에 대한 인정이나 화해는 거부당한 채, 고소를 해서는 안 된다는 말만 돌아왔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목사는 또 "인종차별은 우리가 싸워야 할 죄악 중의 하나다. 더구나 교회 안에서 이런 죄악은 마땅히 없어져야 한다"며 강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재판은 오는 3월 27일에 시카고 쿡카운티 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