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고 치료하고 교육하자"
"먹이고 치료하고 교육하자"
  • 박지호
  • 승인 2008.03.2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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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선교회 9차 정기총회 뉴저지서 열려

   
 
  ▲ 사역 보고를 하고 있는 만나선교회 김인기 목사.  
 
“먹이고, 치료하고, 교육하자.” 대북 사역 단체인 미주 만나선교회(회장 김인기 목사) 9차 정기총회가 3월 16일부터 18일까지 뉴저지에 있는 더블트리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모임에는 미주 전역에서 40여 명의 회원들이 참석해 지난 10여 년 동안의 사역을 정리하면서 앞으로의 북한 사역의 향방을 가늠했다. 

만나선교회는 북한 내에 ‘독자 기업’이라는 독자적인 형태의 대북 사업 모델을 만들어냈다. 계약이란 개념이 없는 북한 사회에서 외국의 독자 기업이 존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나 다름없지만 만나를 설립한 故 신종현 장로(2004년 소천)가 수년간 노력한 끝에 얻은 열매다.

독자 기업이란 외국 기업에서 직접 직원을 고용하고, 그 직원이 북한 내에 상주하면서 모든 사업을 운영토록 하는 기업 형태를 말한다. 때문에 만나선교회가 고용한 중국인과 조선족 직원이 북한 나진에 상주하면서 자재 관리부터 생산, 배급까지 일련의 과정을 담당한다. 사역의 결정권도 북한 당국이 아닌 미국 만나선교회의 임원들에게 있어서 안정적인 사역이 가능하고 배급의 투명성과 효율성도 높다.

1994년 고 신종현 장로의 중국 선교 여행이 계기가 되어 시작된 만나선교회는 올해로 14년째를 맞았다. 1999년  나진에 빵 공장 설립을 시작으로, 2001년에는 빵 생산량을 하루 1만 2,000개로 늘려 나진 선봉 지역에 있는 탁아소와 학교에 공급해왔다. 2003년에는 45만 불의 예산을 투입해 하루 3만 개를 생산할 수 있는 빵 공장과 하루 1,000명의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신흥종합진료소를 완공했다. 이후 2007년에는 수술실과 입원실 방사선실을 갖춘 신흥종합병원을 착공하면서 만나선교회는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 북한의 의료진에게 의료 기술을 가르치고 있는 만나선교회 의료진. (사진 제공 : 만나선교회)  
 
만나선교회 정기총회 둘째 날에는 그간 진행된 사역에 대해서 각 분과별로 사역 현황을 보고했다. 의료 사역 보고를 시작으로 학습장 분과, 빵 공장 분과, 장학 분과 등의 보고가 이어졌다.

의료 분과는 금년 초에 완공된 신흥종합병원은 최신 의료 장비를 갖추었고, 만나 의료팀을 수시로 현지로 보내 북한의 의료진에게 최신 의료 기술을 전수해주고 있다. 때문에 북한의 의료 기술 역시 뛰어나다. 북한의 대형 병원에서도 1차 검진 이후 확진(1차 검진을 확인하는 검진)이 필요한 경우에는 만나종합병원에 보낼 정도라고 의료 분과 대표가 보고했다. 현재는 CT Scan 구입을 준비하며 모금 중이다.

만나선교회 학습장 분과는 2개월에 1만 권 이상 생산할 수 있는 학습장 공장을 만들어 6살부터 11살까지는 칸으로 된 공책을, 11살 이상은 줄로 된 공책을 2005년부터 공급하게 되었다고 설명하면서 기존의 북한 공책과 생산하고 있는 공책을 참석자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75곳의 탁아소와 유치원 등에 빵을 제공하고 있는 빵 공장 분과는 “말없이 빵만 나눠준 지난 10년이었지만 그 사람들은 우리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왜 이런 일을 하는지 알고 있다”며, 소리 없이 퍼져가는 누룩처럼 그리스도의 사랑이 아이들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인해 기뻐했다.

   
 
  ▲ 만나 빵 공장에 생산된 빵을 급식하고 있는 북한 어린이들. (사진 제공 : 만나선교회)  
 
이후 북한 선교 관련 사역자들의 특강도 있었다. 첫 번째 특강을 맡은 다운미션의 최이현 박사는 성경의 씨 뿌리는 비유를 통해 북한 사역의 허와 실을 짚었다. 최 박사는 “북한 선교를 위한 희망과 순수함은 좋지만 열매 맺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현재 수많은 북한 선교의 형태가 있지만 동일한 시행착오들이 반복되고 있다. 이제 어떤 사역이 효과적인지 검토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방법을 통해 북한 당국에 물자를 공급하는 대북 지원 사업으로는 실제 북한 주민들에게 물자가 제대로 전달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길에 씨앗을 뿌리는 사역과 같다고 표현했다. 또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확보하고 있더라도 배급 권리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배급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자갈밭에 뿌려진 씨앗처럼 사역의 뿌리가 내리기도 전에 사역이 사그라지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최 박사는 열매 맺을 수 있는 옥토에 사역의 씨앗을 뿌리려면 북한 사람과 직접 접촉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주문했다. 배급 권리를 확보해서 직접 배급할 수 있도록 해서 배급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의료 사역을 통해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서로의 간격을 좁히고, 신뢰를 쌓고, 편견을 제거해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둘째 날 저녁에는 오대원 목사(안디옥선교훈련원 원장)가 특강을 통해 “예수님은 우리의 밑으로, 안으로, 옆으로 오셔서 섬기셨다. 북한 주민들의 고난과 아픔에 동참하려는 마음 없이 복음만 전하겠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것”이라고 말하며 요란하지 않으면서 내실 있는 선교를 주문했다. 

   
 
  ▲ 의료 사역 보고를 듣고 있는 만나선교회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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