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원 목사, "부시는 북한하고 대화를 안 해요"
오대원 목사, "부시는 북한하고 대화를 안 해요"
  • 박지호
  • 승인 2008.03.20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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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목사가 말하는 북한 선교

   
 
  ▲ 오 목사는 북한에 갈 때마다 북한 당국과 전쟁 아닌 전쟁을 치러야 한다며 미국인으로서 북한 사역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기회만 되면 북한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파란 눈, 노란 머리의 미국인이 북한 선교 문제를 놓고 한국말로 열변을 토했다. 한국에서 청년 대학생 사역으로 젊은 시절을 보냈고, 이제는 북한 사역을 위해 여생을 헌신하고 있는 오대원 목사(안디옥선교훈련원 원장)가 3월 17일 뉴저지에서 열린 만나 총회의 강사로 참석해 북한 선교에 대한 열정을 나눴다.

미국인인 그는 1961년 미국 남장로교 소속 선교사로 한국에 발을 첫발을 내딛었고, 청년 대학생 선교단체인 예수전도단을 설립해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인 86년까지 이끌었다. 이후 오 목사는 미국으로 건너가 안디옥선교훈련원을 세우고 미국에 있는 1.5세와 2세들을 북한 선교를 위해 준비시키는 일을 하면서 북한 선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래는 오대원 목사와의 대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그가 북한 선교에 주목하는 이유는 세계의 눈이 북한에 쏠리는 것 이상으로 하나님의 시선 또한 북한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선교를 하고 있는 미국인이기에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았다.

“아이고, 미국 정부는 대화가 없어요. 때리기만 하지 대화할 생각을 안 해요. 미국 정부는 둘 중 하나예요. 죽이든지 아니면 무관심하든지. (북한에게) 좀더 다가서고 대화하면 좋을 텐데 부시 정부는 아주 외교가 없어요.”

오 목사는 대북 강경 정책으로 대북 관계를 악화시키는 부시 행정부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일방적인 패권주의를 추구하는 것은 기독교의 정신과도 거리가 멀다며 원수를 사랑하려면 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 정부는 원수니까 말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니죠. 원수라도 대화를 하면 원수가 아닐 텐데…어쩌다 미국이 이 모양이 됐어요. 전세계에서 정치적으로 미국을 좋아하는 나라가 없어요. 이명박만 좋아한대요(웃음).”

대북관계를 고려하면 다음엔 “민주당이 정권을 잡는 것도 좋지 않겠냐”며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빠른 시일 내에 외교가 시작될 것”이고, “2~3년 안으로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오 목사는 내다봤다.

서로 소통하지 않는 것은 현재 대북 사역을 하고 있는 수많은 선교단체들도 마찬가지라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 목사는 “대북 사역을 하는 단체들이 연합이 부족한 게 아니라 거의 없다”고 말했다. 통일(대북) 사역을 하는 단체들인데 서로 간에는 전혀 통일(연합)하지 없는 모순을 지적했다.

오 목사는 “보수 진영에서는 ‘북한 선교한다’고 하고, 진보 진영에서는 ‘통일 운동’이라고 이야기한다”며, “하나님은 선교와 통일을 함께 원하신다. 구조적으로 하나가 되라는 것이 아니라 단체들끼리 서로 인정하고 돕고 정보도 공유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목사는 NK MISSIONS에서 하고 있는 중보기도 사역을 소개했다.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온라인을 통해 네트워크하고 북한을 위해 함께 중보기도 하는 모임인데, 미주 한인 교회 교인들의 참여나 한인 1.5세나 2세들의 참여가 높다”고 말했다.

북한의 다급한 현실과 동떨어진 채 한발 물러서 기도만 하고 있는 것은 결과적으로 현실을 외면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서는 “북한 선교는 열정보다 지식과 지혜가 필요한 사역”이라고 강조하면서 현재 운영하고 있는 북한연구학교에 대해서 설명했다.

스웨덴에서 3개월간 진행되는 북한연구학교는 북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부터 북한을 위한 선교 전략, 한국어 교육(2세들을 위한), 리서치를 통한 장단기 선교 계획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 목사는 “남북이 서로 언어와 피부색만 같을 뿐 확연히 다른 문화권이기에 전문적으로 북한 선교를 위해 훈련을 받아야 하고, 북한에 실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선교 전략을 계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사람은 반공사상에 길들여져 있고, 북한 사람들은 주체사상에 젖어 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한을 방문하고, 그들이 배워온 주체사상 등을 배우기도 하면서 그들과의 간격을 좁힐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마지막으로 북미주 한인 교회들이 북한 사역에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중보기도 네트워크를 통해 북한을 위해 기도할 수도 있고, 미국에 사는 한인들이 북한에 접근하기 수월하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북한을 직접 방문하면서 거리감을 좁혀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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