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뉴스앤조이], '돌맞기'를 두려워 않는 '돌맞이'
[미주뉴스앤조이], '돌맞기'를 두려워 않는 '돌맞이'
  • 이영훈
  • 승인 2008.03.27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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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넷] 이영훈 기자, "'뉴조' 기자가 아니란 사실에 감사"

예수의 부활을 축하하자마자 또 축하할 일이 생겼다. 그를 따르고자 하는 기독 언론, <미주뉴스앤조이>가 태어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내가 일하는 <코넷>은 그나마 양심만 가지고도 글을 꾸려나가기가 벅찬데, 양심과 더불어 ‘신앙’을 간판으로 내걸었으니 이들이 스스로 짊어진 십자가는 얼마나 무거울 것인지, 생각만으로도 숨이 막힌다. 흡사 100도씩 올라가는 달라스의 한여름 날씨와 같다고 할까. <미주뉴스앤조이>가 하루 전에 원고 청탁을 해도 밉지 않게 받아주는 기자의 넉넉함과 여유도 바로 여기서 나왔다.

‘예수 따라가기’가 정말 힘든 세상이다. 사탕 하나만 포기하면 어렴풋이 보였던 10살 때의 예수는 스무 살, 서른 살이 넘어가며 사라져버렸다. 이제는 더 많은 것을 버려야 겨우 그의 뒷모습이나마 구경할 수 있다. 그것도 그나마 신학교에 들어앉아 눈과 귀를 억지로 막고 있을 때의 얘기다. 직업 전선에 나와 보니 그제야 그간 보이지 않았던, 부자들의 금귀고리와 비단 옷들이 구성져 보인다. 여기저기에서 주워 담는 금빛 풍월로 인해 나에게 없다던 시편 23편의 부족함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세상에, 어쩌란 말인가? 광야에서 40일을 쫄쫄 굶고 있는 예수가 원망스럽다.

“하나님 외엔 NO!” 설마, 예수는 하도 굶어서 정신이 없었을 게야. 모든 이들이 자기 기준에 부합하는 ‘대강 철저한’ 예수를 나무 십자가에 매달아 자기 집에다 모셔놓을 때, <미주뉴스앤조이>는 기꺼이 그 ‘우상’ 예수를 부숴버렸다. 같은 기독교인들에게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면서, ‘아멘’하면 끝나는 줄 알았던 신앙을 굳이 ‘쉽지 않은 주제, 풀어야 할 숙제’라며 영성의 대화 터로 이끌어낸다. 여신도에게 속옷 내려보라는 양반, 여자 문제없는 구약성서의 지도자 없었다던 양반, 북한과의 대화가 마귀 짓이라는 양반…. 이들의 철없는 목소리에서 ‘아멘’을 걷어내고, <미주뉴스앤조이>는 터벅터벅 광야의 예수에게 오늘도 물으러 간다.

   
 
  ▲ 달라스 <코넷>의 이영훈 기자.  
 
“달라스에 이런 신문 하나쯤 있어도 좋지 않을까.” <코넷>이 창간 1년 되던 해, 첫 지면을 장식했던 어느 독자의 글이다. 우리가 ‘하나쯤’에 만족한다면, <미주뉴스앤조이>는 다르길 바란다. 이런 신문이 ‘반드시 하나라도’ 존재해야 한다는 필연의 당위성을 매일 확인하길 기대한다. 독자의 거품 인기와 가진 자들의 뒷받침이 아니라 오직 예수의 피를 통하여. 오늘도 내가 <미주뉴스앤조이>의 기자가 아니란 사실에, 양심에 비추어 고통 받은 후 예수의 드높은 기준에 모자라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영훈 / <코넷>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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