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뉴스앤조이], 1년 동안 어떤 기사 썼나?
[미주뉴스앤조이], 1년 동안 어떤 기사 썼나?
  • 박지호
  • 승인 2008.03.31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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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목욕탕의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오갔던 것 같다.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기는커녕 세상으로부터 지탄을 받는 한인 교회의 현실을 가까이서 지켜봐야 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나님나라를 위해 지극히 작은 자를 섬기는 이들을 만나며 소망을 발견했다. 씁쓸함과 감동이, 아쉬움과 희망이 쉴 새 없이 교차했던 시간이다. 지난 1년 동안 <미주뉴스앤조이>에 어떤 기사가 실렸을까. 또 그 기사들의 의미와 파장은 어땠는지 짚어봤다.

이영희 목사 불륜 사건으로 교계 발칵

단연 이영희 목사의 불륜 사건이 뜨거운 이슈였다. 그의 이름 석 자가 들어간 기사는 여지없이 조회 수가 급증했다. 이영희 목사가 여성도들과 불륜을 공개적으로 고백해 뉴욕과 한인 교계에 파문이 일었고, 자의든 타의든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물러났다. 하지만 이영희 목사 처우 문제를 둘러싸고 이영희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이 뉴욕장로교회서 예람교회로 갈라져나갔고, 이영희 목사의 불륜은 교회 분열이라는 열매를 맺었다.

이후 이영희 목사의 복귀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왔고, 지난 3월 4일 열렸던 뉴욕서노회서 이영희 목사에 대한 해벌 논의가 나오면서 설마 설마 하던 일이 현실로 드러나자 교계는 물론 한인 사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일었다. 결과적으로 뉴욕서노회가 이영희 목사의 해벌 결정을 미루긴 했지만, 대형교회 목사 앞에서는 작아지는 노회의 모습과 목사의 성 문제에 대해서 합리적인 치유책이 부재한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 미국에 있는 한인 교회의 가장 큰 비리 중 하나가 바로 '영주권 장사'이다. 웬만한 규모의 교회치고 이 비리에서 자유로운 교회가 과연 몇 곳이나 되겠는가 하는 한탄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당사자들만의 은밀한 거래이기 때문에 외부에 쉽게 노출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목사가 이런 장사를 해도 교인들은 전혀 모를 수도 있다.  
 
한인 교회 영주권 장사 현장 고발

<미주뉴스앤조이>는 세속화된 교회의 전형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한인 교회의 영주권 장사 현장도 고발했다. 소문만 무성하던 한인 교회 영주권 장사의 실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이민 전문 변호사들, 이민국 직원, 영주권 장사로 피해를 당한 교인들의 증언을 통해 영주권 비리의 실태를 알아본 결과 한인 교회의 영주권 장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미주 한인 교회를 향해 “중세 교회는 면죄부를 팔았고, 한인 교회는 영주권을 판다”는 비아냥이 괜한 얘기가 아니었다. 뉴욕에 있는 교회 중 확인된 곳만 10개가 넘었고, ‘했다더라’는 교회까지 합하면 수를 헤아리기 어려웠다 한인 교회 일부 목회자들과 변호사를 사칭한 법률사무소 직원과 끈끈하게 결탁되어 상습적으로 영주권 장사를 하는 현장도 목격됐다. 그 중에서는 미국의 한인 교단에서 총회장도 역임한 유명한 목사들도 포함되어 있어 충격을 더했다.

표절 논문으로 박사 학위 박탈 

버지니아한인침례교회 양승원 목사가 '평양대부흥'을 주제로 논문을 쓰면서 표절한 것이 <미주뉴스앤조이>의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결국 박사학위가 취소되는 사건도 있었다. 표절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아예 학교를 다니지 않으면서 돈으로 산 박사학위로 허세를 부리는 목사가 적지 않은 교계 현실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기도 했다. 또 평양대부흥운동 100주년과 맞물리면서 부흥을 달라고 절규하면서도 실제로 회개나 각성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한국 교회와 한인 교회의 이중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사건이기도 하다.

   
 
  ▲ 양승원 목사의 박사 학위 논문은 번역서에 가까웠다. 중간 중간 짜깁기한 부분을 제외하고 거의 똑같이 번역해서 실은 부분만 전체 225쪽 중에 33쪽에 달했다. 왼쪽이 양승원 목사의 박사 학위 논문. 오른쪽은 박용규 교수가 쓴 책 <평양대부흥운동>.  
 
뉴욕 교계의 장로 대통령 만들기 

“이명박 장로님에게 귀한 성령 부어주셔서 우리 대한민국 빨갱이 나라에서 건져주시옵소서.” 하나님나라의 가치를 좇으며 하나 됨을 추구해야 할 목사들이 철지난 반공이데올로기로 분열을 조장하며 이명박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장면도 있었다. 뉴욕에서도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모임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그 모임마다 교계 지도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 미국 땅의 약자로 살아가는 불법체류자들을 위해 이민법을 개정하자는 목소리에는 시큰둥하면서도, 저 멀리 한국 땅에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에는 팔을 걷어붙이는 희한한 모습이 아무렇지 않게 연출됐다.

분쟁으로 몸살 앓는 한인 교회들

시카고 가나안장로교회는 교회 분쟁의 ‘종합 선물 세트’라는 오명이 붙을 정도로 갖가지 문제들로 미주 한인 교계의 주목을 받았다. 담임목사가 은퇴를 번복하면서 문제가 불거졌고 후임목사 선정 시비, 목회 세습 의혹, 재정 사용 문제 등으로 이어지면서 법적 공방으로 연결되었다. 노회가 이용삼 목사 반대편 교인의 손을 들어줘 이용삼 목사가 파직 처리됐지만, 이용삼 목사 측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아직도 가나안 땅을 밟지 못하고 사회법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 외에도 담임목사의 과도한 연봉과 재정의 불투명한 운영, 토지 구입과 관련한 리베이트 의혹으로 얼룩졌던 뉴욕중부교회 분쟁 사건과 교회 부흥을 위해 무리하게 비전센터를 건축하다 비전센터에 발목이 잡힌 뉴저지 갈보리교회도 여전히 갈등을 거듭하고 있다. 목회자 자질 시비로 2년이 넘도록 교인들과 갈등을 빚어온 탈라하시한인침례교회는 담임목사가 사퇴 의사를 밝혀 일단락되었다.

   
 
  ▲ 현재 미주 명박사랑에는 교계 지도자들도 대거 포진되어 있다. 김상모·김중언·박희소·손영구·장석진·장영춘·최웅렬 목사가 명박사랑 고문을 맡고 있으며, 미주 대표를 맡은 황일봉 씨도 순복음뉴욕교회 장로이자 뉴욕교협 이사장을 지낸 바 있다.  
 
건강한 대안을 찾아서

<미주뉴스앤조이>는 하나님의 시선이 머무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애썼다. 소리 없이 빛도 없이 묵묵히 하나님나라를 위해 걸어가는 교회와 개인에게 주목했고, 사회적 문제를 담고 있는 개인, 가정, 교회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오늘을 돌아보기도 했다. 

“작은 노동을 통해 노동의 가치를 느끼고 스스로가 하나님 앞에서 소중한 사람임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청소 용역을 장애우에게 맡긴 참사랑교회의 사례도 소개됐다. 또 뉴욕·뉴저지·필라델피아·코네티컷 지역 교회들 중에서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이웃을 섬기고자 애쓰는 이들의 모습을 소개하면서 한인 교회가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지역사회를 섬길 수 있도록 도왔다. <미주뉴스앤조이>는 또 다른 한국계 미국인으로 살아가는 입양아들에게도 주목했다. 미국행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선택되어진 그들”의 삶의 모습을 조명하며, 그들을 돕기 위해 애쓰는 한인 교회와 단체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오직 믿음, 오직 말씀으로 돌아가자’는 개혁의 기치를 바탕으로 건강한 공동체로 꾸준히 성장하는 잭슨빌한인교회의 모습과 1세 교회의 전폭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2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운 찬양교회의 2세 사랑도 돋보였다.

   
 
  ▲ 지난 번 설교 클리닉은 설교의 내용적인 측면보다 주로 형식적이고 기술적인 측면에 대해 실제적인 조언과 교정 작업이 이뤄져 참석자들의 호응이 컸다.  
 
<미주뉴스앤조이>는 작년 8월 이동원 목사를 초청해 미국 동부 지역 한인 목회자를 위한 설교클리닉을 개최했다. 지구촌교회 부설 목회리더십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개최한 설교 클리닉 세미나에는 26명의 목회자들이 참석해 우리 시대에 회복해야 할 참된 설교자의 모습에 대한 진지한 성찰에서부터 강해 설교 원리 습득, 개요 준비, 원고 교정, 워크숍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진행됐다.

또 지역 선교와 해외 선교의 통합 모델도 선보였다. 대부분의 한인 교회들이 미국이라는 다민족 공동체 속에 있지만, 선교를 지역적인 개념에만 국한시켜 해외 선교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들여 중남미나 중국으로 선교 활동을 다녀오면서도 정작 주변에 있는 히스패닉 사람들이나 조선족 사람들과는 교류하지 못한다. 

   
 
  ▲ 흑인 빈민가에서 열린 캠프는 인종의 벽과 빈부의 격차를 복음으로 극복하는 은혜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한인 목사가 흑인 빈민가에 살면서 한인 교회와 함께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여름 캠프를 개최한 일이나, 히스패닉 무직 노동자들에게 직업교육을 통해 말씀을 실천한 뉴저지연합교회 정승화 권사 이야기,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실질적인 선교’를 강조하며, 지역사회에 있는 유학생들과 난민들을 효과적으로 섬기고 있는 시라큐스한인교회의 사례는 해외 선교와 지역사회 선교의 통합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또 지역 교회가 각개 약진하는 개교회주의 선교 방식을 극복하고, 평신도를 중심으로, 비정치적인 형태의 선교 연합 모임을 만들어 사역하는 한인 교회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최선의 교육을 치아파스 청소년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익투스선교회를 소개하면서 비즈니스 선교와 교육 선교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미국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난'을 주제로 양심적인 미국 기독교인 지도자들이 워싱턴 DC에서 나흘간 컨퍼런스를 열었다.  
 
<미주뉴스앤조이>를 통해서 바라본 미국 사회

<미주뉴스앤조이>이라는 창을 통해 미국 사회와 교회를 바라보려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Sojourners>의 허락을 받아 Jim Wallis의 칼럼 원문, 번역문을 동시에 게재해 미국 교계의 지성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작년 5월에 열린 'Pentecost 2007'을 특집으로 다루며, 미국 사회에 하나님나라의 가치가 어떻게 실현되어야 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했다.

또 한국에서 이랜드라는 대표적인 기독교 회사가 노사 분규에 휘말렸을 때는 미국에서 성공한 기독교 기업들 중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는 Chick-Fil-A(칙필에이)라는 회사를 소개하면서 “이윤 창출을 최고의 목표로 추구하는 기업이 기독교 정신과 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기도 했다. 또 학위 위주의 신학교육이 지배하는 오늘날 한국 교회에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내실 있는 미국의 대안적 신학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해 신선한 자극을 주기도 했다.

궁금하지만 가르쳐주지 않는 것을 논하다

정말 중요하고 궁금하지만 교회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신학적인 문제들을 끄집어내 고민하는 자리도 만들었다. 송인규 교수의 ‘쉽지 않은 주제, 풀어야 할 숙제’라는 연재물을 통해서 성경에서 말하는 ‘복’(福)의 개념이 무엇인지, 예배당을 성전으로 부르는 것이 옳은지, 목회자는 어떤 신분인지, 십일조가 과연 축복의 계약금인지 등을 짚었다.

특히 문제 많은 교회에 십일조를 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도 목회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또 그리스도인과 돈의 문제를 다루며, 과연 그리스도인이 하나님과 돈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지, 성경이 말하는 부와 돈은 무엇인지 살펴보기도 했다. 영화 <밀양>을 통해 한국 교회와 교인들의 자아상을 객관적으로 성찰할 수 있도록 만들었던 김영봉 목사(와싱톤한인교회)의 연속 설교 역시 반향이 컸다.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지만 독자들의 관심을 가늠하기엔 더없이 좋은 도구다. 지난 1년간(3월 26일 현재) <미주뉴스앤조이>에는 총 642건의 기사가 올라왔다. 현재까지 온라인으로 가입한 회원은 729명이며, 이중 24명이 기자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사 조회 순으로 10대 기사를 모아봤다.

1. 뉴욕 최대 한인 교회 담임목사 여성도들과 불륜 (15,154)
2. 교회 분쟁, 이제는 '인터넷 진검승부' 시대 (5,701)
3. 성욕을 이기려고 성기를 자른다 해도 (5,126)
4. 말씀 위에 든든히 서가는 젊은 교회, LA 서머나교회 (3,590)
5. <평양대부흥운동> 표절 논문으로 미국서 박사 학위 취득 (3,538)
6. "설마 촌지도 안 받고 여기까지 왔겠어?" (3,462)
7. 뉴욕장로교회 이영희 목사 사실상 사퇴 처리 (3,413)
8. 빌 하이벨스 목사, "우리가 잘못했다" (2,624)
9. 퀸즈한인교회 고성삼 목사 인터뷰 (2,381)
10. "너 골 때리게 웃긴다"를 영어로?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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