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한인교회 당회, 고성삼 목사 사퇴 최종 결정
퀸즈한인교회 당회, 고성삼 목사 사퇴 최종 결정
  • 박지호
  • 승인 2008.04.02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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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당회장 선임하고 후임 목사 청빙 준비에 들어갈 듯

퀸즈한인교회는 고성삼 목사가 사임을 발표한 지 4개월 만인 3월 26일 고 목사의 사표를 수리하고 30일 주일예배 때 교인들에게 발표했다. 당회는 정인영 원로목사(팰리세이드장로교회)를 임시 당회장으로 세우기로 했으며, 후임 목사 청빙을 위한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로써 고성삼 목사 사임 문제와 직접 관련된 교회 내의 모든 논의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회 내 분열이나 당회의 무책임한 일 처리 같은 문제가 말끔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인지라, 후임 목사 청빙과 관련해 새로운 분쟁이 일어날 소지가 잠복해 있는 불안정한 상황이다.

당회는 4개월 만에 고성삼 목사의 사표를 수리함으로써 한 가지를 잃었고 한 가지를 얻었다.

이번 일을 통해 당회는 교인들의 신뢰를 잃었다. <미주뉴스앤조이>는 “고성삼 목사가 퀸즈한인교회로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당회도 뻔히 알고 있음에도 교인들에게는 ‘3개월 병가’를 준 것이라고 기만적인 얘기를 줄곧 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인들은 당회의 말만 믿고 고성삼 목사의 복귀를 고대하면서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서명운동을 벌이고 탄원서를 만들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전혀 없었다. 그간 고 목사는 2월에 선교 사역 차 한국에 들른 이준호 장로를 만난 것 외에는 누구를 만나거나 연락하지 않았다. 고 목사는 이 장로를 만났을 때도 “한 번 사표를 냈으니, 변한 건 하나도 없다”며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후 퀸즈한인교회 권사 네 명이 고 목사를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았지만 고 목사는 만나지 않았다. 3월 10일 경에는 장로 두 명이 한국을 방문하기로 했다가 고 목사가 거부해서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고성삼 목사는 처음부터 줄곧 복귀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않았다.

   
 
  ▲ 퀸즈한인교회 교인들은 당회의 말만 믿고 고성삼 목사의 복귀를 고대하면서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서명운동을 벌이고 탄원서를 만들었다.  
 
그러나 당회는 교인들에게 정직하지 않았다. 2월 15일에도 당회 서기 김경한 장로는 교회 게시판에 “당회에서는 그동안 고성삼 담임목사님께서 기도에만 전혀 힘쓰실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연락을 취하지 않았고, 다만 목사님이 하나님과의 교제를 통해 얻은 올바른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썼다. 그리고 이준호 장로가 한국에서 고 목사를 만났던 내용을 교회 게시판에 요약해서 올렸다. 내용은 대충 아래와 같다.

“고성삼 담임목사님을 잠시 뵈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건강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계십니다. 3개월 요양 중에 있으며, 지금까지 본인(이준호) 외에는 그 어떤 분들과도 외부 접촉을 하고 계시지 않았으며, 이후로도 만나지 않을 예정입니다. 목사님께서는 퀸즈한인교회를 위해서 기도할 때마다 특별히 원시적(遠視的) 안목으로 기도하고 계십니다.” 여기에는 한 가지 사실이 빠져 있다. 고성삼 목사가 이 장로에게 사퇴 의사를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혔다는 내용이다.

신뢰는 잃었지만, 정치적으로 얻은 것도 있다. 만약 4개월 전에 고성삼 목사의 사표를 수리했다면 당회는 교인들의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 했을 것이다. 4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고 목사의 복귀를 갈망하던 교인들의 열의도 차츰 식어갔고 고 목사 없는 퀸즈한인교회에 익숙해져갔다. 자연스럽게 당회에 대한 비난이나 책임 추궁이 사그라지게 되었다. 따라서 앞으로 교회 운영의 주도권을 당회가 계속 확보할 수 있으며, 자연스레 후임 목사 청빙 문제도 좌지우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회가 고 목사의 복귀를 위해 이렇다 할 노력도 하지 않은 채 그의 사표를 발표했음에도 교인들이 별다른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 퀸즈한인교회는 고성삼 목사가 부임하기 전인 3년 전으로 돌아갔다.  
 
당회의 발표 내용에 대해 교인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지만 제2의 논란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다. 퀸사모 측의 배후로 지목되어왔던 석영징 장로는 “앞으로 하나님께서 예비해놓으신 담임목사를 보내주면 그 목사를 통해서 지금까지 겪어왔던 어려운 것들을 극복하고 본연의 목적인 선교와 전도에 앞장서는 교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언급했다. 고 목사의 복귀를 고대하던 한 권사는 “너무 섭섭하지만 어떡하겠냐. 당회도 고 목사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안 올 것을 알지만) 일부러 3개월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집사는 “목사님 보고 쫓아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후임 목사로) 어느 분이 오시는지 봐서 교회를 옮길지 여부를 생각하려 한다. 그런데 어느 목사가 오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다. 반대파들이 변화가 되어야 하는데 꿈쩍도 안 한다”며 퀸사모 측을 비판했다. “고 목사 본인이 사임을 발표했고 여러 경로를 통해서 사임 의사를 재확인했는데, (당회가) 후임 목사 청빙을 늦추고 질질 끌어오다가 교회만 양분되어서 곪아가기 시작했다”며 당회 측에 불만을 털어놓은 교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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