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신이냐, 실수할 수도 있는 거지"
"내가 신이냐, 실수할 수도 있는 거지"
  • 박지호
  • 승인 2008.04.11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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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선교회 김연호 목사, "30분만 대화해보면 다 안다"

만남선교교회를 세워 ‘싱글 목회’, ‘결혼 전문 목회’에 매진하고 있는 김연호 목사를 그가 시무하고 있는 뉴저지한민교회에서 4월 6일 만났다. 김 목사가 목회를 하고 있다는 교회의 주일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일찌감치 나섰지만 찾기가 쉽지 않았다. 교회 간판도 없는 상가 건물 2층에 십자가만 하나 걸어놓고 주거 공간 겸 예배실로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배가 한창 진행되고 있어야 할 11시 30분경에야 교회에 도착했지만 예배를 드리는 모습도, 교인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평상복 차림을 한 김 목사가 기자를 맞았다. 예배가 끝났냐고 묻자, 김 목사는 방금 예배가 끝났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처음부터 기자를 상당히 경계하는 눈치였다. “누가 발행하는 신문이냐”, “그간 나왔던 신문을 볼 수 있겠냐”는 등 한참을 캐묻더니, 기자가 기자증과 명함을 건네자 그제야 경계를 풀었다. 자신이 결혼 정보 업계에서 독보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주변에서 음해하려는 사람이 있어서 그랬다며 양해를 구했다. 잠시 후 로만 칼라의 성직자 복을 갈아 입고 다시 나타났다. 김 목사와의 대화는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김 목사는 30분만 대화해보면 사람을 금방 파악할 수 있다고 했지만, 기자와 1시간 넘게 대화할 때까지 기자가 취재하러 온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다. 미국에 오게 된 계기도 다소 황당했다. “9·11테러가 일어나는 장면을 보고 사명감에 불타서, 마지막 목회를 저 미국 뉴욕에서 하도록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또 미국 정부에서 결혼식, 세례식, 장례식을 많이 할 것을 조건으로 자신에게 비자를 발급해줬다는 말도 했다.

“연방 정부와 뉴저지 주 정부에서 받은 싱글 목회 인가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세금도 면제 받을 수 있는 정식 교회로 등록되어 있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서류를 제시했다. 하지만 “서류 어디에 그런 내용이 나와 있냐”고 묻자, 영어라서 자신도 읽지 못한다며 ‘만남선교회’(mannam mission)라는 이름 안에 싱글 목회에 관한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래는 김 목사와의 대화 내용이다.

   
 
  ▲ 뉴저지한민교회 김연호 목사.  
 
-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됐나. 
한때 돈을 많이 벌었는데, 어느 날 폐병에 걸렸다. 그런데 하나님의 은혜로 놀랍게 치유됐다. 이후 신학교를 들어갔다. 장로신학대학을 나왔다. 김삼환 목사도 내가 잘 안다. 내가 찬물만 먹고 40일 금식기도만 4번 했다. 이후 통합 측 교단 부흥사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장로·권사 자녀들을 연결해주면서 중매를 많이 하게 됐다. 그런데 어느 날 미국이 9·11테러를 당하는 장면을 보는데, 눈물이 쫙 흐르면서 사명감에 불타더라. 마지막 목회를 미국 뉴욕에서 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런데 하나님이 여기로 보내주시더라. 어릴 때 미국에서 구호물자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미국에 대한 고마움이 남달랐다.

- 미국엔 언제 왔나.
2004년에 뉴저지한민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했고,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집집마다 축호전도를 다녔다. 그러면서 이민 사회에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결혼이더라. 돈도 많이 벌고, 학위도 따고, 원하는 것은 다 할 수 있는데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결혼이라고 하소연하더라.   

- 왜 결혼이 어렵다고 생각하나.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도피처 삼아 미국으로 많이 온다. 그래서 전문직에 종사하는 돈 많은 고학력자들이 시집·장가를 가기 힘들다. 결혼 정보센터도 전부 가짜고 사기를 치니까 믿을 수가 없다. 내가 싱글 목회 일인자다. 연방 정부에서 싱글 목회로 인가받은 사람은 나 혼자뿐이다. 비자를 받을 때 미국 정부에서 나에게 세 가지를 요구했다. 결혼식, 세례식, 장례식을 많이 할 것을 조건으로 비자를 발급해줬다.

- 왜 그렇게 많이 몰려든다고 생각하나.
나는 거짓말 안 한다. (회원이) 직접 만나서 데이트를 해보면 내가 얘기한 것보다 (상대방이) 더 맘에 들거든. 그래서 50명으로 시작해서 2년 만에 900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했다. 현재는 930명이 등록했다.

- 어떤 사람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나. 
미국에서 최고로 성공한 사람들이다. 의사가 53명 정도, 변호사가 30명, 교수·은행원·간호사·경영학 석사 등이 100여 명 된다. 미국 전역에서 엘리트가 모여든다. 그중 제일 까다로운 사람들이 변호사다. 그런데 변호사나 의사가 그렇게 많다. 그 중에는 뉴욕 국선 변호사도 있고, 하버드의과대학 교수도 있다. 하버드의과대학 교수가 맞선 볼 때는 의사·변호사·약사 아가씨들이 11명이 나왔다. 2006년 미스뉴욕 출신도 있었다. 우리 회원 중에는 미스뉴욕이 3명이고, 미스남가주, 미스시카고 출신도 있다.

- 그동안 몇 커플이나 성사됐나.
나한테 문의한 사람은 거의 다 성사됐다. (회원 중에) 자기들이 원하는 사람이 다 있기 때문이다. 원하는 조건에 가장 근접한 사람들을 소개해주기 때문에 거의 다 성사된다. 

- 그래서 구체적으로 몇 커플이냐. 
그건 잘 모른다. 또 이런 게 있다. 성사비를 성의껏 내라고 하니까 성사가 되어도 성사비를 안 주려고 종적을 감춰버린다. 일반인은 그것(성사비)을 가지고 먹고 살지만, 나는 선교 차원에서 복음 전하기 위해서 하는 거니까 하나님께 맡기기 때문에 (돈을 받으러) 찾아가지 않는다. 보통 종적을 감추면 성사가 됐다는 거다. (웃음)

- 회원 중에 남녀 각각 몇 명씩인가.
남자는 300명, 여자는 800명 정도 된다.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왜냐면 뉴욕은 전 세계에서 남녀가 몰려오는 곳인데, 일반적으로 여자는 살아남고 남자는 살아남지 못한다. 여자들이 성공률이 높다는 이야기다. 기자가 결혼한다고 하면 여자가 한 20~30명쯤 몰려들 거다. 남자는 결혼하려면 동북부로 와야 한다.

- 남자가 적은데 여성 회원 입장에서는 손해 아닌가.
그래서 안타깝다. 내가 하나님 같으면 멋있는 남자를 한 20만 명쯤 만들어서 하나씩 안겨주면 좋은데…. 좋은 남자가 생기면 여자가 수십 명씩 달려든다.

- 그마저도 조건이 좋은 사람은 적을 것 아닌가.
남자가 300명쯤 된다. 전부 다 (조건이) 좋으면 되는데, 제대로 교회 다니는 남자도 한 5년 동안 혼자 살면 몸이 다 망가진다. 그래서 쓸 만한 남자는 얼마 안 된다.

- 그럼 여자 입장에서는 성사 가능성이 희박한 것 아닌가. 예를 들어 남자 한 명에 여성 회원이 열 명씩 나오면 나머지 9명은 어떡하나.  
맞다. 결혼을 포기할 수도 있고,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소개해준다. 하지만 미국 동부의 현실이 그렇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다른 결혼 정보 업체는 1대1로 만나게 해준다는데.
그렇다. 그런데 예를 들어 하버드의과대학 교수라는 세계 최고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 멀리서 한 달에 한 번 시간을 내서 오는데…. 그러니까 (여러 명을) 한꺼번에 시간을 맞춰서 20분씩 돌아가면서 만나게 해준다.

- 능력이 안 되는 남자들은 결혼하기도 힘들겠다. 
그래도 착실하기만 하면 된다.

   
 
  ▲ 교회 간판도 없는 상가 건물 2층에 십자가만 하나 걸어놓고 주거 공간 겸 예배실로 쓰고 있었기 때문에 뉴저지한민교회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 예수 믿는 사람이 많다고 광고를 했던데.
회원 중에 98%가 예수 믿는 사람이다. 다른 결혼 정보 센터에는 아예 문을 두드리지 않는다. 나는 목사인데다가  한국서 30년 넘게 목회했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 멤버십으로 가입하려면 선교비를 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야 하는 건) 아니다. 내가 목사지만 광고를 해야 하고, 교통비도 든다. 하지만 나는 광고로 생각하지 않고 선교로 생각한다. 그래서 ‘결혼은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제목을 붙인 거다. 그래서 선교비라고 하는 것이다.

- 성사되면 성사비를 줘야 하는데, 얼마 정돈가.
백지수표 주겠다는 사람도 있었고, 교회 건축할 때 5만 불을 주겠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실행은 아무도 안 하더라. (웃음)

- 그래도 제안하는 금액이 있을 것 아닌가.
그런 건 없다. 감사헌금이다. 스스로 원하는 대로 하도록 한다.

- 이민 사회에서 한국 사람들을 믿기 힘들다고 했는데, 회원들의 인적 사항이 진짜인지 어떻게 확인하나.
내가 30년을 넘게 목회했다. 사람하고 30분만 대화해보면 그 사람을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목사에게는 거짓말을 안 한다. 그리고 (인적 사항이) 공개적으로 다 나가기 때문에 속일 수가 없다. 또 마지막에 ‘학력이나 조건 등을 속이면 민형사 고발을 하겠다’는 말을 하기 때문에 속일 수가 없다. 

- 학력이나 경력 증명서 같은 것은 받지 않는가.
받지 않는다. 사람들은 거짓말을 안 한다. 제목 자체가 ‘결혼은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했기 때문에 다른 데 가서는 속이는지 몰라도 나한테는 (거짓말을) 안 한다. 그래서 이 사회에서는 내가 독보적인 존재다. 

- 나중에 혹 허위 사실이 밝혀지면 어떡하나. 허위가 드러난 경우가 있나.
가끔 이름을 가짜로 쓰는 경우가 있다. 또 영주권을 신청해놨다고 해놓고 서류미비자(불법체류자)라고 말한 경우도 있고, 재혼이면서 초혼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말하는 경우도 있었다.

- 초혼인줄 알고 만났는데 재혼이었다는 사람이 있더라.
신청한 사람이 시민권자이기 때문에 시민권을 해주기 위해서 한국에 가서 사람을 데려온 경우다. 그런데 서류에 서명만 했을 뿐, (상대방 여자가 미국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 사람은 결혼도 안 해보고 서류상으로만 이혼자로 처리됐다.

- 여기서 실제로 결혼 생활을 했다던데.
그건 내가 잘 모르겠다. 

- 서로 만나기 전에 얘기를 해줬나. 
(얘기를) 했다. 

- 알아보니 만나기 전에 몰랐고, 두 번째 만난 이후에 알았다던데.
그 남자는 오히려 ‘내 직위와 나이가 있는데 총각이라고 믿는 게 어리석지 않냐’고 하더라. 그래도 결혼하기 전에 알게 돼서 다른 사람을 소개시켜줬다. 의과대학 교수를 소개해줬다. 나는 신청하면 끝까지 책임진다.

- 회원들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는 것에 실패한 것 아닌가.
그 남자 회원도 악한 사람은 아니다. 워낙 여자가 많고 남자가 귀하다보니까 그랬다. 그런데 그 남자 회원에게 현재 아이비리그 출신 여성 회원이 목을 매고 있다. (그 여자 회원은 결혼했다는 사실을) 하나도 문제 삼지 않더라.  오히려 그 사람을 불쌍히 여기더라. (여자 회원 중에는) 남자를 볼 줄 몰라서 눈이 하늘 끝까지 올라가 있는 사람도 있고, 이만하면 좋겠구나 하는 사람도 있다. 재혼이어도 좋다는 사람이 있고, 초혼도 싫다는 사람도 많다. 재혼을 초혼이라고 속인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다.

- 그 남자 회원이 말하기 전에는 결혼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건가. 
몰랐다.

- 뉴저지 주와 연방 정부에서 ‘싱글 목회’ 인가를 받았다는 건 뭔가.
(사역을) 더 투명하게 하기 위해서 싱글들을 중심으로 목회하겠다는 취지로 만남선교회라는 것을 만들었다. (관련 서류를 보여주면서) 정식으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교회의 세금까지 면제받을 수 있다. 미국 연방 정부와 뉴저지 주 정부에 나에 대한 신원이 확인된 것이다. 인가를 받으면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이 보장되고, 세금도 면제받을 수 있다. 정식 교회라는 말이다.

- 교회로 등록되어 있는 건가.
그렇다. 보통 교회를 만들어놓고 신고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데, 나는 연방 정부와 뉴저지 주 정부에 정식으로 등록을 했다. 그래서 나는 미국 전역 어디서도 사역할 수 있고, 교회를 세울 수 있다.  

- 서류에서 싱글 목회를 한다는 내용은 어딨나.
이름 자체가 ‘만남선교회’잖나. 만남선교회라는 이름 안에 (그런 의미가) 다 포함되어 있다.

- 서류에 있는 내용 중에 ‘싱글 목회’에 대해 설명을 해놓은 부분이 어디에 있나.
나도 못 읽는다. ‘만남’이라는 이름 자체에 싱글 목회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거다. 그런데 나를 홍보하러 온 것이 아니라 문책하러 온 거 같다. 나는 누가와도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한국서나 미국서나 거리낄 게 없다. 회원 중에는 경찰도 있고, 변호사도 있다. 그 사람들도 당신 이상으로 나에게 따졌다. 그 하이클래스(상류층) 사람들이 나한테 왔을 때는 뭔가 다르기 때문에 온 거 아니겠나.

- 그런데 아까 말했던 회원이 초혼이 아니라는 건 왜 몰랐나.
아니, 1,000명 가운데 한 사람만….

- 어쨌든 몰랐잖나.
한 사람 몰랐는데, 결혼하기 전에 다 밝혀졌잖나. (그 남자 회원이) 세 번째 만나면 고백하려고 했는데 두 번 만났을 때 그 사람들이 미리 알아본 것이다.

- 결과적으로 확인을 못했다는 거 아니냐.
내가 신이 아니다. 1,000명 가운데 한 사람은 실수할 수 있잖나.

* 참고로 상기 인터뷰에서 언급된 남성 회원이 초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김 목사는 사전에 몰랐다고 했지만, 피해자와 김 목사의 전화 통화 내용을 확인한 바로는 김 목사가 해당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고, 만남이 이루어진 이후에야 피해자에게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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