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오바마에게? 아니 바로 당신에게!
희망을 오바마에게? 아니 바로 당신에게!
  • 박지호
  • 승인 2008.06.22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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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 아닌 차세대 리더에게 집중하는 Pentecost 2008

미국 대통령 선거를 5개월도 채 앞두지 않은 시점에서 열린 Pentecost 2008. 작년 대회 때는 민주당 대선주자들을 불러내 ‘빈곤’에 대한 입장을 밝히도록 만들었고, 그 모습은 CNN을 통해 미 전역에 생중계됐다. 또 부시 행정부의 서열 3위인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 의원까지 초청해 가난한 자들을 위해 정부가 어떻게 나설 것인지 들었다.

   
 
  ▲ PENTECOST 2007에서는 미국 대선에 뛰어든 민주당 후보들을 초청해 신앙과 가치를 검증하는 기회를 가졌다.  
 
그래서 올해 치를 Pentecost 2008에도 사뭇 기대가 컸다. 작년보다 아니 적어도 작년만큼은 대선을 의식해 요란하고 성대하게 치를 거라 생각했다. 2006년 Pentecost에서 Joseph Awards(요셉 상: 자신의 위치에서 가난한 자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에게 주는 상)을 수상했던 바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다시 한 번 초청할 수도 있고, 아니면 작년과 달리 공화당 진영의 인사를 초청해 빈곤의 문제에 대한 정책이나 입장에 대해 들어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의외로 소박하고 초라(?)했다. 참석 인원도 예년의 절반 수준이었다. 카메라를 들이댈 유명인도 별로 없었고, 눈길을 끌만한 이벤트도 없었다. 대신 듣도 보도 못한 풀뿌리 운동가들만 20여 명 참석해 참석자들과 뒹굴었다.

오히려 대회의 규모를 축소하고, 참석자들(차세대 리더십)을 훈련하는 데 집중하는 대목에서 운동을 이끌고 있는 <소저너스>의 우선순위가 잘 드러났다. 진정한 변화는 큰 규모의 대회나 정치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겨자씨 같은 작고 연약한 소수의 무리가 일으키는 하나님나라의 운동에 있다는 것이다.

짐 월리스는 평소에도 “우리는 정책을 지지하되 정치가를 지지해서는 안 된다. 교회는 특정한 후보나 당을 지지하기보다, 하나님나라 가치를 지지하도록 정치가들을 이끌어내는 운동을 조직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정치인이 아니라 신념에 근거한 운동에서 비롯된다는 말이며, 도덕적 양심에 의한 아래에서 위로의 변화가 진정한 변혁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짐 월리스는 교회가 조직적으로 움직여 인종차별에 대한 실질적인 제도적 변화를 일궈낸 Civil Right Movement(민권 운동)를 이상적인 예로 꼽곤 했다.

   
 
  ▲ 앨리슨 존슨 씨는 <소저너스>에서 정책과 조직 관리 담당으로 인턴십 과정을 밟고 있다. 토마스미네소타대학을 졸업하고 정의와 평화에 대해서 공부하고 학위를 받은 앨리슨은 캠퍼스에서 커피를 공정하게 거래하도록 하는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앨리슨은 학창 시절부터 저임금 노동자들과 이민자들 그리고 미네폴리스 지역사회에 경제적 정의 실현에 주력했다. 한국에서 입양된 어머니와 백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자신이야말로 미국 사회의 마이너리티의 표본'이라면서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옹호하는 일에 집중하겠다는 털어놓았다.  
 
짐 월리스는 대회 기간 내내 청중을 향해 “당신의 질문을 신뢰하라. 그리고 그 질문을 계속 따라가라. 비록 당신이 어릴지라도 질문하는 것을 멈추지 마라.…새로운 것을 시도하라. 위험을 감수하라. 그리고 당신의 신념을 힘껏 펼쳐라.…정의에 대한 목마름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세상이 왔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마라. 너의 열정 시간 에너지를 여기에 던져라. 그리고 변화의 현장을 지켜보라.…”는 말을 반복하며 참석자들이 변화의 중심에 서도록 독려했다.

짐 월리스와 함께 주강사로 참여한 브라이언 맥라렌 목사도 “이번 대통령 선거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소망은 후보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살아계신 하나님과 여러분에게 있다”고 말하며 젊은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맥라렌 목사는 특히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이 가진 신념을 작게 여기지 말라고 강조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사역의 대부분은 20세 때 생각한 것들이다. 하지만 20세 때 내가 이런 이야기를 꺼냈을 때, 사람들은 ‘입 닫고 가만히 있으라’고 나무랐다. 나이를 더 먹는다고 이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지금 50대 후반이지만 아직도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다. 당신이 어리다고 사람들이 당신의 신념마저 깔보지 못하게 하라.”

대회 내내 짐 월리스를 비롯한 선배 운동가들은 “당신이 변화의 중심에 서서 마틴 루터 킹과 케네디가 죽으면서 멈추어버린 개혁을 다시 시작해달라”고 당부했다. 바락 오바마도 존 매케인도 아닌 Pentecost 2008 참석자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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