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교회가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이민 교회가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 이승규
  • 승인 2008.07.01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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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말씀 컨퍼런스 좌담회…'앞으로 더 고민하자'

   
 
  ▲ 열린 말씀 컨퍼런스 강사들은 자신이 처한 자리에서 이민 교회의 문제를 지적했다. 하지만 점점 메시지에서 복음이 결여되고 있다는 지적에는 모두 공감했다. 왼쪽부터 박성일 목사, 정민영 선교사, 노진준 목사, 박영배 목사.  
 
미국에 있는 이민 교회가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이 있을까.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사람들이 모였다. 6월 28일 '열린 말씀 컨퍼런스' 둘째 날 오후 5시부터 열린 말씀 컨퍼런스 강사진과 기쁨의교회 교인 등 60여 명이 모여 좌담회가 열렸다. 이날 주제는 '이민 교회가 풀어야 할 과제'였다.

좌담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이민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로 '2세와 3세가 이민 교회를 떠나는 문제', '메시지에서 점점 없어지는 복음', '말씀을 실천하는 행동의 부족', '선교에 헌신하는 인재의 부족' 등을 꼽았다.

'삶 속에서 복음의 진보를 이뤄내라'

노진준 목사(갈보리장로교회)는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기독교인들이 삶으로 말씀을 실천하지 않고, 말로만 복음을 전달하는 것이 이민 교회의 문제다"고 했다. 현대 사회처럼 복잡한 시대에 기독교인들이 살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복음을 어떻게 실천할까를 생각해야 하는데, 이런 고민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 목사는 "복음을 어떻게 실천하는 삶으로 교포 사회에 전달할 것인가를 전략적으로 고민하지 않으면 지금 하고 있는 얘기는 모두 탁상공론일 뿐이다"고 했다.

박영배 목사(뉴라이프선교교회)는 "선포되는 메시지에 복음이 결여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교회에 익숙하지 않은 한인 2세와 3세를 끌어들이기 위해 재미있는 프로그램 위주로 교회 행사를 구성하다 보니, 복음이 결여되어 있다는 문제제기다.

정민영 선교사(국제 위드클리프 선임 부총재)는 선교적인 관점에서 이민 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 선교사의 문제제기는 선교에 헌신하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다. 그는 "아무래도 이민 온 사람들이 먹고사는 문제가 절박하다 보니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 같다"며 "삶 속에서 복음의 진보를 이루어 낼 수 없는 사람이 모인 교회 공동체에서는 세계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이 나올 수 없다"고 했다. 삶 속에서 복음의 진보를 이루어내야 한다는 노진준 목사의 말과 같은 맥락이다.
 
2세, 3세에게 어떻게 복음을 전할 것인가

   
 
  ▲ 교인들 역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했다. 이민 교회가 이렇게 된 건 평신도들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민 교회의 회복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교인들.  
 
한인 2세와 3세에게 어떻게 복음을 전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나왔다. 정민영 선교사는 이민 1세의 신앙이 2세와 3세에게 연결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1세들은 미국에 이민 온 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교회에 왔고, 교회는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했는데 2세와 3세에게도 똑같은 프로그램을 적용하니 이들이 교회를 떠난다고 했다. 이민 교회가 1세 사역에 치중한 나머지 2세와 3세의 발걸음을 교회로 오게 하는 노력은 부족했다는 것이다.

박정수 장로(기쁨의교회)는 "2세와 3세의 문제가 이민 교회가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박 장로는 "특히 젊은 리더들이 더 세밀하게 2세와 3세들의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면 이 문제를 풀 수 없다"며 "젊은 리더들이 교회에서 소신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교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영배 목사는 자신이 담임하는 뉴라이프선교교회의 예를 소개했다. 박 목사에 따르면 이 교회는 한어권과 영어권의 조직을 나누는 다른 이민 교회와는 달리 모든 조직을 일원화했다. 공동의회도 같이 하고, 당회도 통일했다. 이렇게 되니 2세들이 주체적으로 교회 활동에 참여하게 되고, 우리 교회라는 인식을 갖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교회에서 전달되는 메시지가 2세들의 질적인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성일 목사는 "단순한 복음이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다"면서도 "그러면서도 깊이 있게 말씀에 근거해 복음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재미에 치중해 깊이 없는 메시지가 범람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한 셈이다.

외적인 성장만 추구하는 모습이 문제

이민 교회가 외적인 성장만 추구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진준 목사는 "아직도 목회자들이 교회 성장 하면 외적인 성장을 생각하는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했다. 노 목사는 이어 "교인 숫자에 얽매이지 않는 목회를 하고 싶다"며 "이렇게 마음을 먹었을 경우 정말 성령님께 모든 걸 의지해야 한다"고 했다. 박영배 목사는 "교인들 사이에서도 어느 교회에 출석하느냐고 물어보면 대형교회에 다니면 이름을 말하고 조그만 교회에 다니면 그냥 개척교회에 다닌다고 말한다"며 "교회 성장에 대한 세미나는 많이 있는데 영성을 회복하는 세미나는 적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에 있는 모 교회를 다닌다는 한 교인은 "이민 사회에서 목사들이 교회의 양적인 성장을 위해 심방 열심히 하고, 축복에 초점을 맞추는 상황에서 복음이 결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쁨의교회에 다니는 한 교인은 "이민 교회가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책임이 평신도에게도 있다"며 "장사 잘 되게 해 달라, 자식 잘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마음속에 기복신앙이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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