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탄, 세계화 흐름 속 기독 신앙 고민하며 열띤 토론
코스탄, 세계화 흐름 속 기독 신앙 고민하며 열띤 토론
  • 박지호
  • 승인 2008.07.07 0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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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영 교수, '신자유주의 시대에 하나님나라를 어떻게?'

세계화(Globalization)와 신자유주의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 ‘성장’이라는 경제 원리는 강조되는 반면, 분배와 나눔의 가치는 소외되고 있고, 빈부격차는 가속화되고 있다. 과연 세계화와 하나님나라는 같이 갈 수 없을까. 이런 신자유주의 경제 논리가 지배하는 ‘이 시대’에 크리스천이 추구해야 할 ‘바른 길’은 무엇일까.

코스타 넷째 날 전공 분야별 선택식 강의인 TM(task-major의 약자) 세미나에서 ‘세계화와 기독교적인 정치관’이라는 제목으로 하은영 교수(클레몬트대학원대학교)가 강의했다. 이 강의에는 30여 명이 참석해 참석자들 간에 열띤 토론을 펼쳤다. 비록 논의가 겉돌긴 했고, 마땅한 대안을 찾아낸 것도 아니지만 참석자들이 수동적으로 듣는데 머물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나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또 하나님나라의 가치와 상충되는 시대적 가치와 어떻게 싸울 것인지 고민을 유도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 코스타 넷째 날 전공 분야별 선택식 강의인 TM(task-major의 약자) 세미나에서 ‘세계화와 기독교적인 정치관’이라는 제목으로 하은영 교수가 강의했다.  
 
하 교수는 “세계화라는 말이야말로 최근 가장 많이 사용되면서 어느 누구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단어”라며 “세계는 각종 무역과 금융 규제를 철폐하고 신자유주의로 치닫고 있다. 무한 경쟁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국은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고, 복지 예산을 줄이고 있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런 물질주의와 자본주의가 팽배한 상황에서 크리스천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운을 띄웠다.

하 교수는 이어 세계화가 갖는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설명했다. 세계화가 생산성 증가와 효율성의 증가를 가져오고, 가난한 나라의 극빈층의 숫자를 줄어들게 만드는 순기능이 있다. 하지만 국가 간 빈부 격차와 국가 내 빈부 격차를 가속화시키는 해악도 엄청나다. 

이후 토론은 이런 흐름 속에서 성장이 우선이냐 분배가 우선이냐는 쪽으로 이어졌다. 성장을 우선시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빈곤 문제의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과 성장보다는 분배에 중점을 둬서 빈곤 계층에 지원을 확대해나가는 것이 기독교적인 가치와 부합한다는 주장이 대립을 이루었다. 한편 복음화를 위해서 세계화가 필요하다는 해석도 있었다. 다음은 토론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 비록 논의가 겉돌긴 했고, 마땅한 대안을 찾아낸 것도 아니지만 참석자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나눴다.  
 

   
 
  ▲ 참석자들은 강의가 끝난 뒤에도 하 박사에게 찾아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나누면서 토론을 이어갔다.  
 
= 세계화 속에서 성장과 분배의 갈등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가. 세계화의 긍정적 영향을 확대하고 부정적 영향을 축소하기 위해서 기독교인으로서 우리가 우리 삶에서 구체적으로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보자

= 파이가 커지면 먹을 수 있는 양이 늘어나기 때문에 좋은 것 아니냐고 한다. 하지만 파이가 아무리 커지더라도 일부가 독식한다면 배고픈 사람들은 여전하다. 파이를 누가 가져가느냐는 곧 분배의 문제인데, 세계화는 성장을 촉진시키는 반면 분배라는 문제로 인해 갈등을 동반하게 된다.

= 빈부격차가 늘어나면 성장을 해서 세금을 많이 걷어서 나눠주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그러면 무한경쟁 시대에 기업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각국이 세금을 줄이는 추세다. 결국 정부 부채가 늘고 복지정책도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 쇠고기 문제로 촛불집회가 계속되고 있는데, 사실 더 큰 문제는 한미 FTA로 인해 이익집단과 손해를 보는 집단 간에 갈등이 생긴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나 반도체 같은 분야가 이익을 본다. 반면 축산업자 농민들이 피해를 본다. 그러면 우리가 이득을 보는 집단과 손해를 보는 집단과 갈등이 생길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굉장한 딜레마에 빠졌다. 그 속에서 교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 세계화가 진행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곳곳에서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다. 더 효율적인 곳에 투자가 집중되고 그렇지 못한 곳에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고통 받는 사람이 생긴다. 그런 문제에 대해서 어떤 대안이 있으며 교회가 어떻게 도울 것인가.

= 미국이 잘 살고 좋은 나라다. 그게 가능했던 것은 경쟁을 통해서 각자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서 그렇게 됐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세계화를 통한 경쟁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 크리스천의 입장에서는 분배를 생각해야 하지만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성장과 분배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없다.

= 성장을 위해 피해자가 있어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은 가난한 이웃을 돌보아야 하는 기독교인인의 자세와 맞지 않다. 정말 세계화가 되어야 한다면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주고 난 뒤 개방해야 한다. 신자유주의의 흐름에 순응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 성장이냐 분배냐를 토론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다른 대안은 없고 신자유주의가 대세니까 어떻게 따라갈 것인가 하는 논의는 옳지 않다. 현재 미국을 비롯해 많은 선진국들이 보호무역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전 세계가 시장을 개방하고 무한경쟁체제로 돌입하자는 것은 불공평한 제한이다. 가난한 나라에게는 보호무역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난 뒤에 자유무역협정을 채결해야 한다.

= 성장이냐 분배냐가 선택의 문제일까.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인데, 두 가지를 어떻게 조화시켜나갈 것인가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선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크리스천의 일이다. 세계화가 가진 좋은 기능이 있지만 문제는 세계화 속에서 사회적인 격차가 심해지면서 국제적 갈등이 심화되고 치러야 할 대가가 크기 때문에 복음의 장애요소가 되지 않도록 고민해야 할 것이다.

= 성장과 분배보다 정치·문화적으로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많다. 미국 중심의 체제이기 때문에 미국이 자국 중심의 세계화를 주도할 수 있을 가능성이 많다. 세계화도 선진국 위주로 돌아간다며 그 이면에 흐르는 정치 역학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안목도 필요하지 않을까.

=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도 해본다. 세계적으로 다국적 기업의 폐해가 많지만 성경적인 다국적 기업이 나온다면 선교적 차원에서 아주 유용하리라 본다. 접근이 불가능한 지역에도 쉽게 드나들 수 있고, 선교와 함께 경제 성장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세계화나 신자유주의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세계 선교 역사를 보면 선교사들이 많이 나온 나라들이 성장을 하는 것 같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세계화를 통해서 성장하고 복음을 분배하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 세계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북한은 그대로 있고, 복음화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느 때는 성장이 중요하고 어느 때는 분배가 중요하다. 정답이 없다.

= 세계화라는 것은 지속될 것이고 이에 발맞추어 다른 나라는 성장할 것이다. 그렇게 됐을 때 국가 간에 빈부격차를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 세계화나 성장을 막을 수 없다면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 결국 현실적인 모순을 받아들이면서도 필요한 가치를 이용할 수 있다고 본다. 세계화가 추세라면 세계화라는 파도를 어떻게 잘 타느냐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때문에 기독인들도 약자를 위한 정책, 기독교 정책을 낼 때 윌버포스가 모델이다. 기독인들이 정책을 만들 때 기독교의 가치를 실현할 때 지혜롭게 하면 해답이 있다고 본다.

= 세계화가 악하냐 선하냐를 나누는 것보다 어떻게 사용할 것이냐가 문제다. 해결책을 찾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하나님나라를 이루어가는 크리스천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은 확인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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