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섭리 따르는 가정 공동체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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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로몬
  • 승인 2008.10.0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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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영화 세미나'…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전통적 가치의 해체와 탈근대화운동을 주장한 포스트모더니즘은 전통적인 가정관의 해체를 요구한다." LA 나성연합교회 이정석 목사의 칼럼을 빌리자면, 오늘날 포스트모더니즘의 도래는 가정의 위기를 초래했다.

   
 
  ▲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남가주밀알선교단에서 열리고 있는 ‘신앙과 영화 세미나’에서, 9월 24일에는 도이 노부히로 감독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보고 포스트모던 시대의 가정의 변화에 대해서 토론했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줄거리다.

동화를 보고 난 뒤 장마철이 되면 자신의 어머니 ‘미오’가 돌아오리라 생각하는 ‘유우지.’ 어딘가 모르게 어설픈 그의 아버지 ‘아이오.’ 이 부자는 엄마이자 아내인 미오가 죽은 지 1년 만에, 숲에서 환생한 ‘미오’를 발견한다. 하지만 그녀는 모든 기억을 상실한 상태고 셋은 다시금 두 번째 가족으로서의 사랑을 만들어간다. 장마가 끝나고 ‘미오’는 다시 돌아가고, 결국 그 모든 것이 미래에 갔다 온 자신의 환상이었음을 깨닫고 잠에서 깨어난다. 미오는 결혼 이후 1년 만에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게 되는데.

발제를 맡은 천진석 목사(살림교회)는 현대 사회의 변화되고 있는 가정관에 대해 설명했다. 천 목사는 영화를 통해 불변한 인간 기초 공동체로서의 전통적인 가정관이 출발해, 가정을 이익집단으로 보는 관점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가정이 여전히 인간 기초 공동체임은 인정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개념과 구성이 바뀔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Transformation 관점을 함께 소개했다. 

천 목사는 결혼하면 1년 후에 죽을 것을 알면서도 그 길을 선택한 미오의 모습을 통해 가정의 기초가 남녀 간의 순수한 사랑과 세상에 낳게 될 자녀에 대한 사랑으로 맺어지는 운명과 같은 것이라는 점을 영화가 말해주고  있다고 해석했다. 

천 목사는 영화를 통해 현재의 죽음을 어떻게든 막기 위해 과거를 바꾸고자 노력하는 서양관과 삶에 순응하는 동양관도 비교했다. 죽음을 무릅쓴 결혼을 택한 미오의 모습을 통해서는 포스트모더니즘화 되어가는 흐름 속에서 가정조차 이익집단(Gesellschaft)으로 변하는 세태에 대한 저항이 영화에 흐르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천 목사는 창세기 말씀을 통해 '성서적 관점으로서 창조 섭리에 따른 가정 공동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것으로 세미나를 마무리했다. “사람이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니”라는 구절을 통해서는 인간은 공동체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Helper)을 지으리라",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라는 말씀은 공동체 내에서 타인을 섬기고 존중할 때 진정한 존재 가치를 유지하고 완성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고 천 목사는 설명했다.

다음은 발제 이후 이어진 자유 토론이다.

- 물질문명과 경쟁 사회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평안함을 줄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그러나 여성으로서 영화에 나오는 아내처럼 사랑과 섬김만이 강조되는 희생적인 삶이 이 시대에 바람직한 여성의 모델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생겼다.

- 영화 전체가 남자들의 환상에 기인하고 있는 것 같다. 자신들을 돕는 존재로서의 여성을 그리고 있는 것 같다.

- 이상적인 가정을 세워두고 모든 문제가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만 오는 것으로 그리고 있는 점이 안타까웠다. 오늘날의 대다수 가정의 문제는 내부적인 문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이 영화가 급진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현대 사회의 개인주의적 관점에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는 ‘자기 정체성의 가정 가운데서의 발견’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오늘날 수많은 공동체가 이익집단으로 몰락하는 세태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나의 가치를 찾느냐에 대한 급진적인 답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어쩌면, 이 영화는 오늘날 ‘순수한 사랑’이 사라지고 있는 사회의 모습에 대한 반증인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과거의 그 ‘순수한 사랑’에 대한 향수 있는 자들의 마음을 자극시킬 수 있었던 것 같다.

- 전통적인 남녀관을 그리고 있다는 점은 오늘날에는 조금 시대착오적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현대 사회의 공동체의 해체에는 여성들의 지위 상승 및 여성 평등 운동의 재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오늘날 공동체의 해체는 이 영화가 그리고 있는 희생이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전통적 가치와 함께 여성들의 높아진 지위에 따른 새로운 모습이 함께 갈 수 있는 지혜로운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산업화 이전의 가정에서는 가부장적 제도가 자연스럽게 유지될 수 있었지만, 산업화 이후 새로운 지식의 창출로 인해 과거의 경험이 상실된다. 가정 안에서 우리의 가치를 발견하는 시대가 더 이상 아닌 것 같다. 이제 우리의 과제는 어떻게 하면 이런 시대 가운데 가정 안에서 우리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 원초적인 기본 공동체로서의 가정이 이익집단으로 변해가고 있다면, 자발적으로 구성된 교회 공동체도 그렇게 될 충분한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런 상황 가운데에서 어떻게 문제들을 해결해나갈 것이냐 하는 과제가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창세기 말씀에 입각한 상호 희생과 ‘Helper’로서의 관계가 오늘날 가정 공동체에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소로몬 / 기자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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