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는 반대한다, 그러면 프로포지션 8은"
"동성애는 반대한다, 그러면 프로포지션 8은"
  • 박지호
  • 승인 2008.11.01 12:0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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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뉴스앤조이] LA 좌담, 성경 벗어난 인권 vs 동성애자도 우리 이웃

미국 대통령 선거를 불과 나흘 앞둔 시점에서 캘리포니아 지역 교회와 사회는 동성 결혼 합법화 철회를 위한 '캘리포니아 주민발의안 8’(이하 프로포지션 8)을 놓고 논쟁이 뜨겁다. (주민발의안이란 주 헌법 수정안이나 새로운 법안 등을 유권자들이 투표로 결정하는 제도다.)

2008년 5월, 캘리포니아 주 대법원이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이후 줄곧 논란이 있었고, 이번 선거에서 '남성과 여성의 결혼만 유효하도록 헌법을 고치자'는 프로포지션 8이 발의된 것이다.

기독교계 내부에서는 프로포지션 8에 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하나님이 세우신 결혼에 대한 정의를 인간의 편의에 따라 변경하도록 방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예수님은 이웃을 사랑하라고 했고, 동성애자도 우리가 사랑해야 할 이웃"이라고 말하며, 프로포지션 8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동성 결혼 문제는 종교적 영역을 넘어 사회적 논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동성애를 종교적인 죄로 규정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결혼마저 금지해서 동성애자들의 기본권을 박탈하는 것이 과연 정당하냐는 것이다. 또 일부 교계 지도자들이 동성애라는 이슈만 가지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을 어떻게 볼 것이냐 하는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 왼쪽부터 박문규 학장, 김기대 목사, 송영재 목사.  
 
<미주뉴스앤조이>는 이런 주제를 가지고 10월 29일 LA에서 좌담을 열었다. 송영재 목사(늘푸른선교교회), 김기대 목사(평화의교회), 박문규 학장(캘리포니아인터내셔널대학)이 참여했다.

이들은 한인 교계 지도자들이 동성애 이슈에 대한 치밀한 연구와 합리적인 토론 없이 입장을 표명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슷한 염려를 나타냈다. 또 동성애 이슈를 대통령 선거까지 연결시켜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동성애 자체에 대한 입장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프로포지션 8에 대한 입장은 달랐다. 송영재 목사와 박문규 학장은 "동성애는 사회가 허락할 수 있는 규범의 범위를 벗어난 것 같다"며, 프로포지션 8을 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김기대 목사는 가치 판단의 관점이 아니라 목회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프로포지션 8을 반대했다. 다음은 좌담 내용이다.

프로포지션 8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김기대 / 동성애 문제와 프로포지션 8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동성애 자체는 반대하지만, 프로포지션 8은 'NO'다. 이것은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목회자로서 목회적 관심(Pastoral Care)을 가지고 이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그들을 교회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말이다.

내가 프로포지션 8을 반대한다고 하니까 '만약 당신 아들이 동성애자가 된다면 어떻게 할 거냐'는 우문을 던지는 사람이 있다. 내 아들이 동성애자가 되는 것을 당연히 반대한다. 아들이 그런 길을 가려고 하면 어떻게든 바로잡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동성애자의 삶이 수많은 차별과 편견을 감수하면서까지 힘들게 걸어갈 만한 의미 있는 길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 아들이 정의와 평화를 위해서 고통 받는다면 적극 후원하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내가 말하는 것은 그 다음 단계다. 그렇게 바로잡으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안 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이다. 그 아이가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자랐는데,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여러 가지 불이익을 받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거다. 교회는 바로 이 지점에서부터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프로포지션 8도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 송영재 목사(늘푸른선교교회)는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역사신학과 조직신학을 공부하고, 한국 서울개혁신학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쳤다.  
 
송영재 / 물론 오바마처럼 동성애는 반대하지만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위해 동성 결혼 법안에는 찬성하는 경우도 있다. 종교적인 원칙이냐 권리 옹호냐의 문제인데, 동성애는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인권'이라는 시민적인 권리 이전에 ‘성경’이라는 종교적인 원칙에 무게를 두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어긋난 ‘인권’은 진정한 인권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나는 프로포지션 8에 'YES'다.

찬반을 논하기 전에 대법원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 1차적인 문제라고 본다. 국민적인 토론도 없이 법원에서 한쪽을 지지해준 셈이기 때문에 다수에 해당하는 반대 측의 권리도 침해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결혼의 정의를 바꾸는 문제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가정은 사회의 기반일 뿐 아니라 인류 전체의 기반이다. 신앙적인 차원에서는 물론이고, 시민적인 차원에서도 아주 소수(전체 인구의 2%)의 사람들을 위해 창조 이후부터 내려온 결혼과 가정의 정의를 바꾸는 것은 판사 몇 사람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시민적인 동의를 거쳐서 결정되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박문규 / 프로포지션 8에 YES다. 솔직히 자녀가 동성애자가 아니라서 다행이고, 손자가 동성애자가 아니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웃음). 내가 갖고 있는 가치관으로 볼 때 동성애는 사회가 허락할 수 있는 규범의 범위를 벗어난 것 같다. 동성 결혼이 합법화될 경우 동성애 혹은 동성 결혼을 반대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보이는 사회를 만나게 될까 두렵다. 동성애는 성경을 인용하지 않아도 인류가 받아들여온 자연 질서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인간의 오만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동성 결혼에 대한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동성애에 대한 논란의 핵심은 '차별'(discrimination)이냐 아니냐의 문제다. 동성 결혼을 반대하는 것이 제도적인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신약시대에도 노예제도가 있었지만 성서가 노예제도를 악으로 규정하진 않았다. 노예제도는 중세를 거쳐 19세기에야 비로서 기독교적·사회적인 중대 이슈가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노예제가 반기독교적이고 반사회적이라는 인식은 당연히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나. 다시 말해 노예제도에 대한 기독교적 혹은 사회적 인식도 진보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동성애를 심정적으로 반대하지만, 성서에 있는 몇 개의 단어만 가지고 차별과 평등에 대한 문제를 무시해버리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사회적 차원에서 얘기해보자. 동성애를 종교적인 죄로 규정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결혼마저 금지해서 동성애자들의 기본권을 박탈하는 것이 과연 정당하냐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송영재 / 이건 다른 권리하고는 차원이 다르다고 본다. 결혼의 정의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결합하여 부부가 된다는 것이다. 동성 결혼의 합법화는 이 보편적인 정의를 수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본질적이고 중요한 이슈다. 유사 이래로 이런 논쟁이 없었다. 결혼의 정의를 놓고 법정에서 다루고 주민 투표까지 했던 적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판사들이 간단하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보는 거다. 종교적인 차원이 아니라, 시민적인 차원에서도 대법원의 판결은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

박문규 / 공립학교에서 흑백 차별을 금지하게 된 것도 대법원 판례가 먼저다. 국민 투표에 의한 것도, 의회에서 통과된 것도 아니었다. 대법원의 판결이 일종의 역사적 이정표가 되었다. 이것이 미국의 정치 제도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다른 정치 기관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결정을 내리지 못할 때 대법원이 대신 결정을 내린 경우가 많았다. Brown Decision(기자 주, 공립학교에서의 인종 분리 교육을 위헌으로 판시한 미연방 대법원의 판례) 때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법원에서 판결할 문제가 아니라고 항의했는지 모른다. 다만 동성애에 대한 문제도 동일하게 인권의 문제로 볼 것인가 하는 점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 김기대 목사(평화의교회)는 연세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을 공부하고,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한국 종교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기대 / 보수 교회에서 반대하는 것은 세속 사회에 대한 교회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결혼이라는 것은 창세기에서 규정한 하나님의 제도였는데, 그것이 시민 간의 결합으로 규정된다는 것은 분명히 세속 사회에 대한 교회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의 영역이 축소되는 것을 기뻐할 사람이 어디 있나. 하지만 교회는 또 다른 방법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몰트만이 이야기한 것처럼, "교회는 세속사회의 발전과 변화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다.

송영재 / 종교적으로 본다면 미국은 청교도가 세운 나라다. 청교도들이 처음 왔을 때는 '자유'가 아닌 '거룩함'이 최우선 이슈였다. 하나님의 택함 받은 거룩한 백성으로서의 사명을 가지고 왔지, 자유와 인권이 아니었다. 지금은 세속화된 시대에 살기 때문에 거룩함이란 것은 부차적인 이슈가 되어 버렸고, 인권의 문제가 대두됐다. 하지만 동성애 문제는 인종차별 이슈와는 많이 다르다고 본다.

오바마는 흑백 문제를 도덕적 이슈로 삼아 대선을 몰고 가지 않았다. 흑백 갈등은 이제 더 이상 도덕적 이슈가 아니지만, 동성애 문제는 여전히 사회의 중요한 도덕적 이슈로 남아 있다. 아직 사회적 교감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유와 인권의 문제로 규정하긴 이르다는 거다. 신앙인으로서 시민적인 것과 종교적인 것에 대한 각각의 입장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청교도 신앙대로 자유보다 거룩함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박문규 / 동성애 문제도 인권의 측면에서 봐야 하느냐는 숙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거룩함' 속에 '자유'와 '인권'이 포함되어 있는 건 아닐까. 기독교는 당연히 자유와 인권을 옹호하는 편에 서야 한다고 본다. 다만 여자나 흑인이나 환자나 불법체류자를 차별하면 안 되는 것처럼 동성애도 그 범주에 포함시킬 것인가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동성애 문제에 조심스럽게 제동을 걸려고 하는 기독교의 의욕은 정당하다고 본다. 다만 면밀한 조사와 분석 없이 입장 표명을 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교계 지도자들은 동성애에 대한 이슈가 대통령을 뽑는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여긴다. 동성애 이슈를 대통령 선거까지 연결시켜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인데, 이런 경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 박문규 학장은 서울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아이다호주립대학에서 정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캘리포니아인터네셔널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치고 있다.  
 
박문규 / 동성애라는 문제를 이슈화하는 것에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 다만 동성애라는 이슈만 가지고 후보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짐 월리스가 그런 말을 했다. '성경에 서너 번 언급되는 동성애는 그토록 반대하면서, 성경에서 수천 번이나 언급하는 가난에 대한 문제에는 침묵한다'고. 현재 미국 사회에 숱한 이슈가 있다. 특히 미국이 안으로는 경제적인 위기에 처해 있고, 밖으로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동성애 문제 하나만 가지고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은 신중치 못한 처사다. 교회 지도자들이 정치적인 언급을 할 때 충분히 공부하고 많은 고민을 거친 후에 발언을 해야 한다고 본다.

김기대 / 한국 교회의 지도자들이 보수적이기 때문에 특정 후보나 정당을 대놓고 지지할 수 없다. 그러니 중도적인 기독교인까지 끌어갈 수 있는 동성애 문제로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 같다. 사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데 별로 내세울 것이 없으니까 가장 표를 끌기 쉬운 동성애 문제를 가지고 어필하는 거다. 개인적으로 낙태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를 한다. 하지만 낙태를 그토록 반대하는 사람들이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수천 명이 죽어가는 것에는 왜 그렇게 관대한지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목사님들에게,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히 보수주의자가 되어 달라고 주문하고 싶다. 평등의 문제, 빈곤의 문제, 평화의 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성서적으로 고민해라.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슬쩍 한 발을 빼면서 작은 사안에 대해서만 보수와 근본을 내세워 반대한다면 자가당착에 빠지는 꼴이다.

송영재 / 본인이 가진 세계관과 구원관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어느 후보가 하나님나라의 가치에 근접한지 판단해야 한다. 이 점에서 한국 보수 크리스천들의 영성이 한쪽으로 치우친 경향이 있다고 본다. 구원이라는 것을 통합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피부에 와 닿는 몇 가지 민감한 이슈만 가지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성적인 문제다. 미국 사람들은 돈 문제에 상당히 철저하고 민감한 반면, 한국 사람들은 성적인 문제에 민감한 것 같다. 신앙이라는 것은 삶의 전체를 포함하는 것이다. 대선에서도 평등, 자유, 전쟁, 이민법, 경제, 가정, 종교 등 모든 영역을 총체적으로 살펴야 하는데, 한 이슈만 가지고 여타 모든 이슈를 덮어버려선 안 된다. 하나님나라가 이 땅에 넓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어느 후보를 결정해야 할지 고민했으면 한다.

박문규 /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며, 군사 독재 아래서 침묵을 지키던 기독교 지도자들이 요즘에는 그렇게 정치적일 수가 없다. 미국 한인 사회도 마찬가지다. 미국 제국주의의 폐해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동성애라는 민감한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그토록 정치적일 수가 없다.

   
 
  ▲ 이들은 한인 교계 지도자들이 동성애 이슈에 대한 치밀한 연구와 합리적인 토론 없이 입장을 표명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슷한 염려를 나타냈다. 또 동성애 이슈를 대통령 선거까지 연결시켜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프로포지션8에 대한 입장은 달랐다.  
 
교회가 동성애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한다고 보나.

박문규 / 동성애자가 교회 왔을 때 직간접적으로 밀어내는 행위는 없어야 하지 않겠나. 한국 교회가 폐쇄적인 집단이라는 것이 여러 가지에서 드러나는데, 예를 들어 국제 결혼한 사람을 한국 교회가 제대로 품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예수님이 제일 보듬어야 할 사람을 교회가 밀어낸 것이다. 동성애자 역시 마찬가지다. 교회가 어떤 형태로든 그 사람들을 밀어내는 것은 반기독교적인 모습이 아닌가 한다.

송영재 / 만약에 우리 교회에 동성애 커플이 찾아왔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우선 한인 교회가 비교적 동성애자를 편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다고 본다. 나부터도 목회적인 차원에서 동성애자를 실제로 접해본 적이 없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인 교회가 동성애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성경을 근거로 원론적인 얘기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교회가 차별한다기보다 경험해보지 못한 데서 생기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꺼리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실제 동성애자가 교회에 오게 되면 대처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죄는 미워하되 죄인은 사랑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대할 수 있을 것 같다.

박문규 / 평신도로서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어떻게 저들을 사랑해야 할까를 고민해야겠다. 기본적으로는 동성애가 틀렸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니까 인격적인 모욕이 없이 틀린 것은 틀렸다고 얘기할 수 있도록 고민할 생각이다. 보수주의 교회에서도 동성애가 심각한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면,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동성애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사탄의 무리로 정죄하는 것은 문제다.

김기대 / 만약 동성애자가 교회에 나온다면 목회적인 돌봄을 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주변에 동성애자인 백인 목회자와 장로가 있기 때문에 동성애자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 편이다. 오히려 다른 교인들의 편견과 두려움을 약화시키는 데 집중해야 할 것 같다. 동성애자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엄연히 목회적 돌봄의 대상이며, 그들의 가치관을 무조건 탓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주에 섬김을 주제로 설교를 준비하면서 본 회퍼의 <신도의 공동생활>을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본 회퍼는 섬김을 '남의 짐을 대신 져주는 것'이라면서, '남을 섬기는 것은 남의 자유를 승인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더라. 남의 짐을 대신 지면 나는 불편하지만 그 사람은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그처럼 동성애자들이 짊어지고 있는 무거운 짐을 교회가 나눠 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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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kim 2008-11-08 15:13:58
죄인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는 창녀와 세리들은 아름답습니다.회개는 구원에 이르게하는 길입니다.동성애자들이 회개하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그런데,과연 이들이 회개하면서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일까요,아니면,이를 당연시하면서 요구하는 것일까요.예수님의 자비를 이끌어내는 동성애자들이라면,사실 문제가 있을 수가 없습니다.그들을 사랑하고 기도하는 일은 크리스찬들의 기본적이고도 고유한 영역이니까요.

leader 2008-11-03 17:54:43
reader님! 고뇌라고요? 고뇌는 prop 8에 NO 해야 하는 사람들의 고뇌가 더 크지 않을까요? 그들은 자신의 신학적 입장과 이웃의 인권보호 사이에서 진짜로 고뇌해야 합니다. 동성애자를 돌보기도 해야하지만 합법화를 거부함으로써 그들의 수족을 묶어 두겠다는 이중성을 고뇌라는 말로 포장하지 마십시오.

reader 2008-11-02 14:34:20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해서 동성애자를 무조건 배척해야한다는 논리는 피해야 한다고 본다. 마치 죄를 미워하지만, 죄인에 대해서는 긍흉를 가지고 대해야 하는 것과 같다. 결국 동성애자도 구원의 대상인한 우리는 인내를 가지고 설득하고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고 본다. 이것이 올바른 그리스도인의 자세일 것이다. 이는 예수님이 죄인을 부르고 온 것은 그을 구원하시 위함에 있었지, 죄를 요납하기 위함이 아니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목회적 관점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관심과 돌봄을 마치 동성애 자체에 대한 관대함으로 오해해서는 안될 것이다. 여기에 동성애를 반대하는 자들의 고뇌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