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가르침을 따라 '원수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에게 '원수사랑상'을 수여해온 유니온교회(이정근 목사)는 지난 9월 27일, 사티야 랜잔 마지 목사에게 상금 1만 불과 함께 이 상을 수여했다.
▲ 아버지가 순교하고 난 뒤 마지 목사의 가정은 말할 수 없이 어려웠다. 나무를 해다 팔고, 소작 농사를 지으면서 근근히 생계를 꾸려갔다. 어린 시절, 그에게 가난보다 더 힘든 것은 아버지를 죽인 자들을 지켜보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끊임없이 '그들을 용서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마지 목사를 타일렀다. | ||
마지 목사의 아버지도 힌두교도들의 공격을 받고 순교했다. 1956년 2월 16일, 과격파 힌두교도들에게 목이 졸려 의식을 잃고, 급히 병원에 옮겨졌지만 혼수상태에 빠졌다. 잠깐 의식을 회복했을 때, 경찰이 범인을 물었지만, 성대가 망가져 말을 할 수 없었다. 경찰은 종이와 펜을 들이대면서 범인의 이름을 추궁했지만 그는 끝내 밝히지 않았고,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는 마태복음 5장 44절을 적어주고 숨을 거뒀다. 마지 목사가 6살 되던 해였다.
마지 목사의 아버지에게 범인을 캐묻던 경찰관은 그 사건 뒤 기독교인이 됐다. 원수 사랑의 힘은 아버지를 죽였던 범인 4명 중 2명을 그리스도의 공동체 안으로 끌어들였다. 이들은 훗날 마지 목사를 찾아와 '용서해달'라며 거듭 사죄했고, 마지 목사는 "이미 다 용서했고, 우리는 이제 한 가족"이라며 그들을 환영했다.
마지 목사 역시 극단적인 힌두교도들의 살해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작년 1월에는 힌두교 과격 집단이 만든 '살인 리스트'에까지 오르기도 했다. 리스트에는 지역 교계 지도자들 12명이 올라가 있었고, 그중 3번째가 마지 목사였다. 마지 목사는 3개월 동안을 집 안에 숨어 지내야 했다. 리스트에 있던 기독교 지도자들 12명 중 5명이 살해당했다.
2008년 8월에는 힌두교 근본주의자들이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약탈, 방화, 살인을 자행했던 대규모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기독교 선교 활동을 반대하던 힌두교 성직자가 암살당하자, 기독교인의 소행으로 여기고 공격한 것이다. 경찰이 지역 공산주의자들의 소행이라고 범인을 밝혔지만, 피해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확산됐다. 마지 목사는 "힌두교 세력이 강한 지역에서 교회가 성장하자, 위기감을 느낀 힌두교도들이 폭력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라고 했다.
▲ 교인들에게 세례를 베푸는 모습. 지난 2월에는 세례식을 위해 강으로 버스를 타고 가던 중 힌두교도들에게 매를 맞고 버스에서 쫒겨나야 했다. (사진 제공 : 마지 목사) | ||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인 올해 8월, 마지 목사와 교인들은 지역 힌두교도들을 교회로 초청해 잔치를 베풀었다. 교인을 포함해 500여 명이 모였고, 이 자리에는 교인들을 공격했던 사람들도 물론 포함되어 있었다. 마지 목사와 교인들은 힌두교도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고 교제하며 용서와 화해를 선포했다.
"감사하고 신기한 것은 박해가 심해질수록 교회는 더 많아진다는 겁니다. 아무리 죽이고 때리고 공격해도 우리는 결코 싸우지 않고 당하기만 합니다. 오히려 웃고 그들을 환대합니다. 그러면 묻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바로 그 물음이 그들을 크리스천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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