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콥, 말로만 사과하나'
'인터콥, 말로만 사과하나'
  • 이승규
  • 승인 2009.02.23 1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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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한국과 뉴욕에서 발언 내용 달라 진정성 의심

▲ 최바울 씨는 이번 세미나에서 미전도 종족 선교를 강조했다. '백 투 예루살렘'을 소개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슬람 국가에 주로 선교사를 파송하는 단체인 인터콥 대표 최바울 씨가 2월 9일부터 10일까지 뉴욕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선교 세미나 강사로 나섰다. 최 씨는 지난해 8월 뉴욕에서 목회자를 대상으로 선교 세미나를 진행한 뒤 6개월 만에 이곳을 찾았다. 이번 세미나에서 최 씨는 현 시대를 종말로 규정하고, 주님 오실 날을 앞당기기 위해 미전도 종족 선교에 교인들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틀 동안 열린 세미나에는 400명 정도가 참여했다. 생업에 종사해야 할 평일에 이렇게 많은 이들이 모인데 대해 행사를 주최한 대뉴욕지구한인목사회(회장 송병기 목사)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평일 세미나에 400명이 넘게 모일 만큼 인터콥의 인지도는 높아지고 있다. 활동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인터콥은 뉴욕과 뉴저지 지역에서 매년 봄과 가을 비전 스쿨을 연다. 비전 스쿨은 미전도 종족과 세계 선교, 이슬람의 역사와 이슬람 이해 등을 세미나식으로 가르치는 곳이다. 비전 스쿨 졸업생들은 대부분 이슬람 지역인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단기 선교를 갔다 온다. 뉴욕 지역에서 지금까지 100여 명 정도가 이곳을 졸업했다. 또 목사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도 꾸준히 열고 있다.

인터콥과 최바울 씨가 뉴욕과 뉴저지 등에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지만, 정작 본부가 있는 한국에서 인터콥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다지 좋지 않다. 그동안 인터콥의 선교 방식을 놓고 여러 지역의 선교사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흘러 나왔기 때문이다.

2004년 이스라엘에서 열린 평화대행진에서는 현지 선교사들과 갈등을 빚었고, 2006년 아프간 평화대행진 당시에는 현지 선교사와 NGO 사역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와 아예 계획 자체를 취소한 경우도 있다.

이런 사건으로 인해 한국 선교계는 인터콥의 선교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됐고, 인터콥은 최근 3년 사이에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총회장 최병남 목사)와 선교 단체, 교단 선교부 등이 속해 있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대표회장 박종순 목사), 방콕에서 열린 선교사 포럼 등에 사과문을 제출하거나, 자신들의 사역 방향을 바꾸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최바울 씨가 뉴욕에서 한 발언들을 놓고 볼 때 이들의 사과나 사역 방향의 수정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예장 합동, '인터콥 지켜보겠다'

▲ 2004년 열린 예루살렘 평화대행진. 행사는 무사히 끝났지만, 현지 선교사들과 갈등을 빚었다. (사진 제공 예루살렘평화대행진 본부)
먼저 예장 합동의 경우를 살펴보자. 예장 합동은 군산동노회의 헌의를 받아들여 2007년 총회에서 인터콥 조사위원회(위원장 남태섭 목사)를 구성했다. 군산동노회는 '인터콥이 현지 선교사들과 마찰을 빚고 있으며, 다른 선교사들과 협력하지 않는 선교 방식 때문에 현장에서 논란이 있으니, 인터콥을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조사위는 조사 결과 인터콥에 대해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평화 대행진 행사와 단기 선교팀을 운용하면서 현지 선교사들과 협력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 씨가 뉴욕 세미나에서 강조했던 '백 투 예루살렘' 운동에 대해서도 “이 운동은 기독교 21세기 운동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세대주의 신학에 입각한 종말론에 기초한 과격한 종말론 선교 운동임을 인식한다”고 말했다.

예장 합동은 2008년 9월 최바울 씨와 면담을 한 자리에서 위의 내용을 최 씨에게 말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최 씨 역시 예장 합동의 지적을 대부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최 대표는 "한국 교회뿐만 아니라, 한인 선교사들과 연합할 수 있는 선교 단체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고, 서명날인까지 했다. 예장 합동은 최 씨의 서명날인이 인터콥에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라는 뜻을 분명히했다. 또 이 교단은 인터콥이 시정 사항을 잘 이행하는지 지켜보기 위해 조사위 활동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 씨는 약속을 이행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 조사위가 지적한 '백 투 예루살렘' 운동에 대해 최 씨는 이번 뉴욕 세미나에서 이 운동을 자세하게 소개하면서, “마지막 때에 교인들이 이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최 씨는 "세계에 흩어져 있던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으로 복귀를 했다"며 "이제는 모든 세계 교회가 예루살렘으로 '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예루살렘이라는 지리적 영역에 성스러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루살렘이 고통당하면 세계가 고통을 당하는 것"이라는 주장까지 했다.

평화대행진에 대해서도 최 씨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아프가니스탄 정부 모두 우리의 방문을 환영했다”고 말했다. 최 씨는 평화대행진을 우려했던 단체나 사람들에게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인터콥, '다른 사역자 존중하겠다'고 했지만…

▲ 아프가니스탄 평화 축제는 아프간 현지 선교사와 NGO 관계자, 한국 외교부부 등이 적극 말리는 바람에 열리지 못했다.
2007년에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임원회 앞으로 사과문을 보냈다. 인터콥은 이 글에서 "저희의 부족함과 미숙함으로 인해 현장에서 피땀 흘리며 한 그루의 나무를 일구듯이 성실히 헌신적으로 사역을 하는 여러 선교사님께 직접 간접적인 폐를 끼치고, 또 무리한 사역으로 인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드렸음을 고백합니다"고 말했다.

이어 "복음은 보수적이나 사역의 방법은 다양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현장의 다양한 필요를 채우며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개방적이어야 사역 접근과 방법의 다양성이 보장될 때 효과적인 사역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고 덧붙였다. 이 사과문에는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인 선교사들이 모여 포럼을 열었던 방콕 포럼이나, 다른 국내 선교계 모임에서 최 씨의 개인적인 사과가 이루어졌음을 나타내는 내용도 들어 있다.

최 씨는 이렇게 다른 사역자도 존중하고, 사역 접근의 다양성 등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지만, 뉴욕에서는 이와 정반대 얘기를 했다.

최 씨는 세미나 첫날 첫 시간 첫 얘기를 이렇게 말했다.

"뉴욕에 오기 전 선교 신학자들과 선교사들이 모였다. 2007년 벌어진 아프간 사태 이후 한국 교회의 선교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의견 차이가 너무 컸다. 양쪽 모두 나름의 논리가 있다. 선교 신학자들은 선교에 대해 비판적이다. 아프간 사태 이후로 더욱 비판적이 됐다.

선교사들도 아프간 사태 초기에는 선교를 비판적으로 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시각이 퍼졌다. 선교 신학자들과 얘기를 나눈 뒤 내가 내린 결론은 '선교 신학자들이 너무 모르고 비판적'이라는 것이다. 선교 신학자들은 문화 인류학적 접근을 한다. 왜 기독교 학자들이 문화 인류학이란 기초 학문에 종속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깜짝 놀랐다. 여전히 문화 인류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계는 문화 인류학을 진즉에 버렸다. 모두 국제학으로 바꿨다. 문화 인류학은 타 문화에 접근할 수 있는 태도나 윤리를 가르치지만, 전략은 제시하지 못한다. 아프간 사태도 문화 인류학적으로 접근하니까 아무런 해답이 없다. 선교 신학자는 선교 신학 하나 가지고 현상을 분석하려 한다."

이 발언에서 다른 사역자를 존중하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미주뉴스앤조이>가 당시 모임에 참석한 선교 신학자 몇 사람과 접촉한 결과, 위의 발언은 최 씨의 일방적 주장이었으며, 선교 신학자 대부분은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당시 모임의 주제는 '선교 정의'였으며, 인터콥 등 현장 사역자와 신학교 교수 그리고 목회자 몇 명이 참석했다. 현장 사역자들의 '선교는 전도'라는 입장과 선교 신학자들의 '선교는 전도+봉사+섬김+교제+친교 등이다'는 입장을 서로 나누는 자리였다고 한 교수는 말했다. 교수들은 "선교관이나 선교 신학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모든 선교는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반성하며 성찰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해야 한다고 본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에서는 사과도 하고, 선교 방향을 수정하겠다는 약속도 한 인터콥이지만, 미국에서의 발언은 그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 <미주뉴스앤조이>는 2월 14일(한국 시각) 인터콥 쪽에 이 기사와 관련한 입장을 이메일로 물었습니다. 인터콥의 본부 디렉터 서동찬 선교사는 2월 15일 답장을 통해 '곧 정리된 입장을 말하겠다'고 했지만, 1주일이 지난 2월 23일 현재까지 답이 오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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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2009-03-18 03:23:04
초밥을...

tulip2000 2009-02-25 11:55:31
인터콥이 사과를 한 것은 말이다. 말하면 말로만 했다고 야단이고 말이라도 안하면 말도 안한다고 야단이고 뉴조의 이런 인터콥 스토커 정말 유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