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기념일에 '국제 코란 불태우기 날'을 추진한다고 밝혀 미국 사회로부터 비난을 산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Dove World Outreach Center)가 이번에는 '코란을 불태우는 10가지 이유'라는 글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8월 22일 올린 이 글에서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는 코란 불태우기를 반대하는 단체들에게 "깨어나 두려움과 거짓에 굴복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행사를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
▲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에서 볼 수 있는 코란 태우기 동영상. 오른쪽 아래 불타고 있는 책이 코란이다.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 홈페이지 갈무리) | ||
이 단체가 밝힌 코란을 태우는 10가지 이유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코란은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한다 △코란에는 영원한 기원이 없다 △코란의 가르침에는 아랍의 우상과 이교도, 의식, 제식들이 포함된다 △모든 이슬람 기록들이 혼란스럽고 모순되며 일관되지 않다 △모하메드의 삶과 메시지는 존경받을 수 없다 △ 이슬람의 법은 본질적으로 전체주의다 △이슬람은 민주주의와 인권과 양립할 수 없다 △모슬렘은 자신의 종교를 바꿀 권리가 없다 △이슬람에는 서구에 대한 비이성적인 두려움과 혐오가 있다 △이슬람은 아랍 제국주의와 이슬람 식민주의를 위한 무기다 등이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선교 신학자인 채수일 교수(한신대학교 총장)는 "이 단체가 제시하는 '코란을 불태우는 10가지 이유'는 보수적인 그리스도교의 시각에서 코란을 비판하는 이유가 될지는 몰라도 불태워야 할 이유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채 교수는 "오래된 두 종교(기독교와 이슬람) 사이의 갈등과 적대적 관계는 종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미래와 직결되는 문제다"라며, "종교적 평화 없이 인류의 평화가 있을 수 없는 현실에서 미국의 일부 근본주의적 기독교 집단의 이런 캠페인은 중지되어야 한다"고 했다.
김동문 선교사(중동 전문 저널리스트)는 "9·11 테러는 이슬람이 저지른 일도 아니고, 모슬렘 대표가 저지른 범죄 행위도 아니다. 소수의 과격한 테러주의자들이 일으킨 사건이다. 이를 비판하면서, 다수 모슬렘을 불편하게 만드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또 다른 감정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만약 미주 교포 한 사람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여, 한국인이나 미주 교포를 대상으로 거부감이 표출된다면 우리들의 마음도 상당히 불편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미국 사회 종교 단체들은 코란 불태우기 행사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성명을 이미 발표했다. 전미복음주의협회(NAE·National Association of Evangelicals)는 코란 불태우기 행사를 취소하라고 권면하는 성명을 7월 29일 발표했다. "코란 불태우기는 전 세계 기독교인과 모슬렘 사이의 긴장을 격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고 우려했다. '미-이슬람 관계 협의회'는 코란 불태우기 행사와 같은 시간에 '코란 나누기'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고, 미국 NCC 종교관계위원회는 8월 11일부터 시작된 라마단 기간에 맞추어 모든 기독교인에게 이슬람에 대한 관용과 평화를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슬람 단체도 코란 태우기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수니파 종교 기관인 알-아즈하르는 코란을 불태우자는 주장은 광신주의의 발호라며, 전 세계 교회들은 이런 주장을 즉각 비난해야 한다는 성명을 8월 11일 발표했다. 또 이 단체는 종교의 차별을 금지하는 유엔의 결의안을 위반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가 밝힌 코란을 태우는 10가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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