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남성과 여성은 평등한가요?
교회에서 남성과 여성은 평등한가요?
  • 남오성
  • 승인 2010.10.06 16:0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자가 당당해야 교회가 산다!

질문: 교회에서 여성은 항상 남성의 보조 역할에 만족해야 하나요? 교회에서 결정하고 다스리는 사역은 남성들만의 일인가요? 교회에서 여성은 리더십을 가지면 안 되나요? 교회에서 남성과 여성은 평등한가요? 성경은 남녀 불평등을 가르치나요?

지난 9월은 여자 축구의 달이었습니다. 한국의 여고생들이 월드컵에서 우승했습니다. 남성들이 엄청난 관심과 투자 가운데서도 못 한 월드컵 우승을 "여자가 뭔 놈에 축구냐"는 오해와 편견 속에서 이뤄 냈으니, 참으로 대단합니다. 하긴 지금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리더십을 가지고 큰일을 이뤄 내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선 일은 아닙니다. 아! 교회는 빼고 말입니다.

여자 축구 월드컵 우승의 열기가 가득하던 바로 그 9월, 교단 총회의 현장은 남성 일색이었습니다. 어떤 교단에는 여성 총대가 전혀 없었습니다. 다른 교단에는 여성 총대가 있긴 한데, 턱없이 적었습니다. 총회 현장에서 눈에 띄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안내위원을 비롯한 각종 봉사자들이었습니다. 여러분의 교회에서도 그런가요?

한국 교회엔 개그 콘서트 남하당(남자는 하늘이다 정당) 대표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은 성경적으로 남녀 간 불평등이 당연하다고 합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남성과 여성, 여성과 남성은 하나님 앞에 평등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형상대로 남성과 여성을 지으시고 복 주셨습니다.(창 1:27~28) 그러므로 남성과 여성은 서로 평등합니다.

오랜 성차별의 역사는 하나님의 창조가 아닌 인간의 타락으로 인한 결과일 뿐입니다.(창 3:16)  그러므로 오랜 여성 차별의 삶을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변화되어 남성과 여성 사이에 놓인 갈등과 단절의 벽을 넘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갈 3:28)  그런데 한국 교회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여성 안수

그 유명한 기저귀 발언을 기억하십니까? 한 교단 총회장이 신대원 채플에서 "어디 여자가 기저귀를 차고 강단에 올라와!"라고 한 발언 말입니다. 현재 국내 다수 교단이 여성 안수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자격 있는 사람 즉 소명받고, 헌신되고, 은사 있고, 훈련받고, 준비된 사람에게 교회는 안수를 줄 수 있습니다. 남녀를 막론하고 말입니다. 사역은 성별이 아니라 은사와 소명에 근거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여성에게도 안수 받은 목사와 장로의 사역을 맡기셨습니다.

혹자는 성경 본문에 근거하여 여성 안수를 반대하는데, 그것은 옳지 않습니다.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고전 14:34~36)와 "…여자가 가르치는 것과 남자를 주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아니하노니 오직 조용할지니라…."(딤전 2:8~15)의 말씀은 당시 교회의 여성도 중에 복음의 자유를 남용하고 곡해하여 남녀 간의 구분과 부부 간의 질서를 부정하여 혼란을 야기하여 전도의 문을 막았던 위험한 이들을 향한 바울의 특별한 교훈일 뿐이지, 여성 안수 금지를 위한 규범이 아닙니다. 성경에는 여성 안수를 직접적으로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본문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교회에서는 여성 안수의 문제가 오늘날처럼 중대한 이슈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여성 참여

여자 축구가 월드컵 우승하는 세상에서, 더 이상 아기 내복을 살 때 반드시 아들은 파란색, 딸은 분홍색일 필요는 없습니다. 교회에서도 그렇습니다. 당회실은 남탕, 부엌은 여탕일 필요는 없습니다. 현재 한국의 대부분 교회에서 중요한 정책 결정은 남성이 하고, 여성은 주변적, 보조적, 부수적 역할만을 담당합니다. 이는 성역할에 대한 고정 관념의 결과입니다. 이런 편견은 남성과 여성 간의 평등 의식을 형성하는데 장애가 되며, 교회 내 갈등의 불씨가 됩니다.

교회는 남녀의 역할을 획일적으로 고정함으로써 차별을 정당화하거나 조장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남성과 여성은 서로를 존중하는 평등한 관계를 형성해 나감으로써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회복하게 됩니다.

여성 리더십 개발

아십니까? 지난 8년 연속 행정 고시 수석 합격자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현대 여성들은 초대 교회 시대 여성과는 전혀 다릅니다. 성차별의 그늘 아래서 자기 계발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지난 시대의 여성들과는 달리, 오늘날 여성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자유를 얻어 남성과 동등하게 은사, 소명, 교육, 훈련을 받습니다. 지금은 이정희, 한명숙, 박근혜 등 여성 정치인들이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남성들을 이끌어가는 시대입니다.

이제 교회에서도 남성들만 리더십을 독차지 하는 시대는 박물관으로 보내야 합니다. 그동안 한국 교회가 교회 성장에 매몰되어 인원 동원과 건축 사업을 위해 남성적 리더십에만 몰두했다면, 이제는 성도를 숫자가 아닌 인격으로 이해하는 친밀하고 섬세한 여성적 리더십에 눈을 돌려야 합니다. 이제라도 한국 교회는 전통적인 성역할 편견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여성의 목회 리더십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교회 내 양성평등을 위한 노력은 여성들만을 위한 권익 운동이 아닙니다. 또한 변화하는 세태의 유행에 휩쓸리는 것도 아닙니다. 교회가 양성평등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 남녀를 평등하게 창조하신 하나님의 질서를 회복하는 길이고, 성차별의 죄를 씻어 내는 예수님의 구원을 선포하는 길이고, 양성간의 화해를 위한 성령님의 활동에 참여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외쳐봅니다. 여자가 당당해야 교회가 산다!

사족: 이 글을 쓰기 위해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제95회 총회 중 채택한 <양성평등을 위한 선언문>을 참고하였습니다. 앞으로 이런 좋은 선언들이 많이 발표되고, 이에 따른 구체적인 실천도 늘어나기를 소망합니다.

남오성 /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a2ntdjames 2010-10-08 01:21:35
님의 글을 읽고나서 분명히 교회안에서 변화되고 개혁되어야 할 부분이 많은것에 동의합니다.
특히 남여의 평등 (님의 글대로)에 대해 교회가 다시한번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글의 전반적인 기준이 현사회적인 상황에서 여자들의 성공과 업적을 기준으로 교회에서의 남여의 평등을 논하는것은 좀 위험하지 않나 싶습니다. 여자 축구가 월드컵에서 우승을 하는 세상이라는 말씀이 왜 그리 마음에 걸리는지요.. 우리가 하나님께서 창조하시고 남여에게 주신 사역과 역활을 감당하는것에 있어서 사회적인 현상을 통해서 남여 평등을 주장하는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교회내에서.. 아니 하나님 안에서 남여의 평등이라는 것은 우리 시대가.. 사회가 주장하는 그런 평등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성경적인 남여의 역활을 제시하기 전에 남여의 평등에 대한 주장은 자칫 세상적인 남여의 평등을 교회안으로 끌어 들이게 되는 실수를 범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남자와 여자를 만드시고 각 성에게 주어주신 역활을 바로 알게 하고 서로 다른 역활을 통해서 하나님과 교회 안에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드는것이 바로 하나님의 뜻이고 영광을 돌리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