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양인도자학교를 주관한 '에즈 37' 대표 최지호 목사, 담당 간사, 동영상을 만든 청년들을 포함한 10명은 오전 9시 30분부터 40분가량 명진 스님과 신도회 임원들을 만나 "봉은사와 불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사진 제공 봉은사) | ||
최지호 목사는 "학생들을 잘못 가르쳐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 용서를 구한다. 저희들의 무지와 무례를 호되게 꾸짖어 달라"고 했다. 동영상을 제작한 박 아무개 씨는 "동영상은 우리끼리 보기 위해 만든 것일 뿐 불교를 공격하려는 뜻은 없었다. 젊은 혈기로 상대방이 상처받을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고 사죄했다.
명진 스님은 "이번 일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타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전체 개신교의 흐름 속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동안 동영상으로 유포되지만 않았을 뿐, 이런 일은 예전에도 빈번하게 있어 왔다"며, 화계사 방화 사건과 훼불 사건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한국 기독교의 배타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며, 강남순복음교회와 기독교 TV에서 몇몇 목사들이 공공연하게 불교를 우상 숭배라고 비하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명진 스님은 "진정한 종교인이라면 내가 무조건 옳다고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성찰을 통해 진리를 추구해야 한다. 남을 배려하고 고통을 주지 않는 것이 청년 예수의 진정한 가르침일 것이다"고 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종교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한국 사회의 화합을 다지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바라는 뜻에서 사과를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또 봉은사 차원에서 사과는 받아들이지만 기독교가 독선적인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더 큰 불행이 몰려 올 것이라며, 종교 간 소통과 갈등 해소를 위한 토론회 등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찬양인도자학교 일행은 이날 오전 방문에 앞서 새벽 4시에 봉은사를 찾아갔다. 봉은사 측은 9시쯤에 다시 찾아오라고 답했고, 다시 봉은사를 찾은 10명은 정식으로 명진 스님을 만나 사과했다. '에즈 37' 대표 최지호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너무 시간을 끌면 안 될 것 같다는 판단하에 빨리 사과하려고 새벽에 찾아갔다. 봉은사 측에서 다행히 사과를 받아 주었다. 이 일이 더 이상 교계와 불교계에 물의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이명구 / 한국 <뉴스앤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