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문제 책임은 이스라엘에'
'중동 문제 책임은 이스라엘에'
  • 이승규
  • 승인 2009.03.2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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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청암 논단에서 김광원, 차원태 박사 강조…'선민의식 같은 거 얘기하자 마라'

청암크리스천아카데미(원장 홍상설 목사)와 기독교대한감리회 미주특별연회 뉴욕지방회(감리사 성영철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 미주특별지역 뉴욕북지방회(감리사 박효성 목사)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61회 청암 논단이 '중동의 광기, 팔-이 갈등에서 본 21세기 평화의 과제'라는 주제로 3월 24일 오전 11시 플러싱에 있는 청암교회(차철희 목사)에서 열렸다.

이날 강사로는 김광원 박사(청암아카데미 책임 연구원)와 차원태 박사(NYTS)가 나섰다. 이들은 "현재 중동에 분쟁이 생기는 데는 이스라엘의 책임이 있다"며 "이스라엘만 일방적으로 감싸고도는 미국의 책임도 크다"고 했다.

▲ 김광원 박사는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시청각 자료를 이용해 강의를 했다. 김 박사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을 점령하고 있는 것은 국제 법 상 불법이라고 말했다.
먼저 강연을 한 김광원 박사는 아랍과 이스라엘의 갈등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되짚었다. 김 박사는 "중동을 알면 세계가 보인다"며 "이스라엘과의 갈등뿐만이 아니라, 이슬람 안에서도 수니파와 시아파의 첨예한 갈등이 계속되는 등 (중동 문제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김 박사에 따르면 1900년경부터 이스라엘 민족 사이에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자'는 시오니즘 운동이 생겼다.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던 유대인은 1897년 스위스 바젤에서 모였고, 1909년 이스라엘 기초 공동체인 기브츠를 설립하고 자위대를 조직했다. 1914년 터진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은 유대인들에게 전쟁에 참여하는 대가로 팔레스타인에 유대인이 나라를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이른바 '벨포어 선언'이라는 비밀 조약을 체결했다.

그럼 이 당시 팔레스타인은 어땠을까. 이스라엘의 조직화에 긴장감을 느낀 아랍인들 역시 1819년 시리아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 그 결과 1945년, 이집트, 리비아, 수단 등 7개국이 참여하는 아랍 연맹을 창설했다. 아랍인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심해지자, 1947년 유엔이 중재에 나서 땅을 나눠 쓰라고 했다. 팔레스타인 지역을 분리해 아랍과 유대 두 개 국가로 분할하자는 안을 통과했다. 하지만 아랍인 입장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 경작이 가능한 비옥한 땅은 모두 이스라엘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신들은 이미 약 2000년 전부터 이 땅에서 살아왔다. 당시 유대인이 소유한 팔레스타인 지역의 땅은 고작 7%뿐이었다.

중재가 무산되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지역을 무력으로 침공했다. 이 전쟁에서 75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고, 인종 청소가 자행됐다. 전쟁 결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땅의 70%를 차지했다.

▲ 이스라엘은 아랍인들을 격리하기 위해 분리 장벽을 쌓았다. 이 장벽 때문에 아랍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학교도, 직장도 다니지 못하게 됐다.
아랍과 이스라엘의 갈등은 계속됐다. 1967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다시 침공했다. 이 전쟁은 공격 개시 132시간 30분 만에 이스라엘의 승리로 막을 내려 6일 전쟁이라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유엔이 이스라엘에 이 전쟁은 불법이라며, 돌아가라고 명령했다.

6일 전쟁 이후 아랍 사람들은 자신들도 국가의 조직을 갖추자는 여론이 우세했고, 그 결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만들었다. 1970년부터 이스라엘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PLO는 1972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올림픽에 참가한 유대인 선수 11명을 납치했다.

아라파트가 PLO 의장으로 있을 때만 해도 서방 세계와 대화가 가능했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 아라파트와 라빈 수상, 클린턴 대통령은 중동의 분쟁을 종식하고자 오슬로 평화 협정을 맺었지만 이스라엘 극우파에 의해 라빈 수상이 피살됐다. 이스라엘 극우파의 주장은 아랍 민족과는 손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세계 여론은 이스라엘에 부정적이지 않았다. 2차 대전 당시 민족 학살을 겪는 등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3년 샤론 총리가 분리 장벽을 지으면서 세계 여론은 이스라엘에 급격히 악화됐다. 아랍 사람들이 터를 잡고 살고 있던 가자 지구까지 이스라엘 사람들이 들어갔고, 그곳에 살지도 않으면서 집을 짓고, 이 지역 어린이들을 무차별 학살하는 등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 하지만 언론에서도 이런 장면들은 보여주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은 이스라엘에 있다. 이스라엘은 분리 장벽도 모자라 가자 지구 안에도 분리 장벽을 쌓았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강제로 내보내고, 어린이들 살해하고, 무차별 테러를 했다. 42개 마을 10만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고립했다. 담을 쌓아서 밖으로 못 나오게 했다. 물도, 밥도 못 들어가게 했고, 직장, 병원, 학원 가는 길을 막았다. 국제 법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이런 행동은 불법이다.

▲ 차원태 박사는 다른 나라의 권리를 짓밟으면서까지 나라를 만들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평화를 촉구하는 여론이 생겼다. 세계는 이스라엘을 향해 분리 장벽은 그만 짓고 팔레스타인에서 불법 거주를 중단하고, 아랍 사람들의 통제를 그만 두라고 말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을 향해서는 나라의 모습을 갖추고, 민생 치안을 강화하고, 테러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동 지역에는 영원히 평화가 올 수 없는 것일까. 김광원 박사는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모든 폭력과 전쟁이 없어져야 한다"며 "구원과 평화를 지향하는 열린 종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연한 차원태 박사 역시 중동 문제는 이스라엘에 더 책임이 많다고 얘기했다. 차 박사는 "8,000명의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살 공간을 주기 위해 130만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산다"며 "이스라엘도 당연히 있어야 하는 나라지만, 다른 나라의 권리를 짓밟으면서까지 나라를 만들 권리는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땅이 원래 자신들의 땅이었다고 주장하는데, 땅은 하나님 것이다"며 "차라리 야훼나 약속의 땅, 선민의식 이런 이야기나 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청암 논단은 청암크리스천아카데미가 비정기적으로 개최하는 포럼이다. 청암크리스천아카데미는 지난 1991년 홍상설 목사가 스승의 뜻을 계승하기 위해 창립했다. 청암은 홍현설 목사의 호다. 청암 논단은 2009년 3월 24일로 61회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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