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청빙, 어떻게 하면 되나요?
목회자 청빙, 어떻게 하면 되나요?
  • 김애희
  • 승인 2010.12.10 08:4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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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혁 Q&A' 청빙, 교회와 목회자의 아름다운 만남

교회개혁실천연대는 기독교 신앙의 여러 면 중에서 오해하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짚어 보고 바로잡아 나가고자, '교회 개혁 Q&A'를 연재합니다.

질문: 우리 교회에서 이번에 담임목사님을 청빙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되나요?

원로목사님의 퇴임을 앞두고, 몇몇 장로님과 안수집사님을 중심으로 청빙위원회가 구성되었습니다. 전국에서 엄청난 양의 이력서가 접수됐고, 서류 심사로 10인의 후보자를 뽑고, 면접에서 최종 3인을 선정했습니다. 후보자 3인의 설교를 듣고, 다수의 교인들은 A 목사를 지지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청빙위원회가 원로목사님에게 의중을 여쭈어 보니, A 목사보다는 B 목사가 좋겠다고 하십니다. 청빙위원회는 결국 원로목사님의 뜻을 따르기로 했는데, 원로목사님은 설교 시간에 B 목사를 찍으라고 공공연하게 강요하기도 합니다. 그러던 중, 교인들은 원로목사님이 B 목사에게 돈을 받았다는 믿기 힘든 소식을 듣게 됩니다.

원로목사님은 거세게 부인하며, "거짓 소문을 퍼트려 주의 종을 험담하는 이들은 불지옥에 던져질 것이다"는 설교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교회는 목사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을 나눠져 반목과 갈등을 거듭하다, 노회 재판 과정에서 반대편에 섰던 일부 교인들이 퇴출되는 것으로 종결되었습니다. 

앞서 소개했던 사례와 같이, 교회 공동체는 청빙 과정에서 무수한 갈등과 상처를 경험해 왔습니다. 암암리에 원로목사 퇴직금이나 교회 부채를 명목으로 금품이 오가기도 하고, 학연이나 지연 등 인맥이 동원되기도 합니다. 오랜 전통과 규모를 자랑해 왔던 교회들이 목회 리더십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갈등 상황이 촉발되기도 하고, 그런 연유로, 몇몇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세습의 정당성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습니다. 

최근 교단과 신학교 홈페이지에 목회자 청빙을 원하는 교회들이 올린 청빙 공고 문안을 조사한 적이 있었습니다. 교회들이 청빙 절차를 어떻게 밟고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조사 대상은 예장합동, 예장통합, 침례교, 성결교 등 8개 교단으로, 1월부터 6월까지 게시된 청빙 공고 건수는 1,365건에 달했습니다. 그중 청빙위원회가 구성된 사례는 35건에 불과했으며, 나이 제한 역시 부목사는 35세 전후로 담임목사는 45세 이상으로 제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또한 이력서나 소개서 등 기본적인 서류뿐만 아니라, 가족 관계 증명서, 건강 진단서 등 불필요한 서류를 과다하게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청빙에 임하는 교회 지도자들은 '좋은' 목회자를 모시려 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좋은' 목회자란 해외에서 공부했던 이력이 있거나, 준수한 용모나 카리스마적 설교로 교회의 양적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목회자를 말합니다. 그러나 정작 교회 전통와 규모에 비추어, 교회 사역에 적합한 목회자상이 무엇인가에 대한 기초적인 논의는 마련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의 청빙 문화는 여전히 미성숙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무리 좋은 목회자를 청빙한다 하더라도 교회와 맞지 않으면 결코 좋은 청빙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성령은 교회와 목회자가 가장 아름다운 관계의 만남을 갖기 원하십니다. 청빙은 하나님의 부르심(calling)을 교회가 대행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또한 교인들의 토론과 합의를 통해 현 상황에서 어떤 목회자가 우리 교회에 적합할 것인지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공동체는 성령의 역사하심에 민감할 수 있어야 하며, 민주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또한 청빙 절차에 내실을 갖추는 일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가능하다면, 교회의 대표성과 전문성을 갖춘 청빙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정하게 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개개인에게 성령으로 말씀하시고 인도하시지만, 역시 개인은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일에 온전치 못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교인들이 모여 기도하고 함께 하나님의 뜻을 찾고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청빙은 교회 공동체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확인하고 수행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교인 전체를 대상으로 토론회를 열거나 미션 스터디 과정을 밟아, 교인 전체가 비전을 공유하는 것 역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교인들 역시, 담임목사를 맞이하면서 준비해야 할 사항을 점검하고, 다짐과 자세를 새로이 할 수 있습니다. 

한국 교회 내에 무수히 많은 교회들에서는 지금도 임지를 구하는 목회자들의 지원서가 줄을 잇고, 교인들은 중요한 선택의 지점에서 혼란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인사'가 '만사(萬事)'라는 옛말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길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김애희 / 교회개혁실천연대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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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구함 2010-12-26 11:28:50
교회에 꼭 담임목사가 있어야 하나요?
목사는 있지만 담임목사로 인한 피해가 많고, 상처 받고 교회를 떠나는 분들고 많은데, 우리 동네엔 미국교회에 나가는 교인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데 꼭 담임목사가 교회에 있어야 하나요?
교회의 본질이 담임목사인지 여러분의 의견을 구합니다.

알수없음 2010-12-11 01:12:56
오랜세월 믿음 생활하셔서 은퇴가 되고,원로가되고
무슨 소용 있나요
교회마다 용트림들을 하고 있으니
이런 모습들이 평생 잘 믿은 모습인가
회의를 느낌니다
하나같이 똑 같습니다
뉴욕장로교회는 더 합니다
청빙위원장이 은퇴도 아니고 팔십을 바라보는
원로장로가 틀어쥐고 있습니다
한심하죠, 정말 한심 두심합니다
이젠 관심 없습니다. 노망잔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