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 목사(리디머교회)는 설교 표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더가스펠코올리션>과의 인터뷰에서 팀 켈러 목사는 "목회자가 설교 준비에서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남의 옷을 그대로 입을 때 문제(표절)가 시작된다"고 했다.
팀 켈러 목사는 자신이 부회장으로 있는 복음주의 교회들의 연합인 <더가스펠코올리션>을 통해 지난 해 12월 "어디부터 표절 설교인가"라는 주제로 표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무개 목사의 설교가 도움이 됐다'라고만 하면 되는데"
팀 켈러 목사는 "설교할 때 'ㅇㅇ 목사님이 이 부분에 대해서 참 좋은 설교를 하셨는데, 그게 제가 이 구절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 주셨습니다'라고만 하면 되는데, (출처를 밝히지 않고) 당신이 다른 사람의 주제를 그대로 가져왔거나 문단 전체의 묘사를 동일하게 했거나 다른 사람 설교에서 썼던 말을 단어 그대로 옮겨왔다면" 표절이라고 정의했다.
 | ||
| ▲ 팀 켈러 목사의 인터뷰 (출처 : 더가스펠코올리션 웹사이트 갈무리) | ||
목회자들이 표절의 유혹을 느끼는 이유로 팀 켈러 목사는 "인터넷의 발달"을 꼽으며 "목회자들이 (예배가) 예전에 비해 더 화려해야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있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교인들의 높은 기대치도 지적했다. 팀 켈러 목사는 "주일에 대단한 경험을 하길 원해 멀리 원정도 불사하는 교인들의 변화 때문"에 예배가 점점 더 화려해지고자극적이 되어간다며 예전 같은 형태의 교단, 지역으로 교인들이 묶이지 않는 것에 대한 목회자들의 불안감에 공감했다.
팀 켈러 목사 설교 표절했다 사임하기도
팀 켈러 목사는 탁월한 성서 해석과 현대적 상황에 맞는 적절한 적용으로 미국에서 매우 인기 있는 설교자로 자리 잡았다. 팀 켈러 목사가 쓴 <살이있는 신>에 나온 저자 소개문에는 "교회 웹사이트를 통해 3만 명 이상의 청중이 그의 설교를 다운로드 받아 듣고 있다"고 나와 있다.
미국 교회에서도 팀 켈러 목사의 설교를 표절해 구설수에 올랐던 목회자가 있었다. 2,000여 교인이 다니고 있는 미주리 주 클레이튼 지역 센트랄프레스비테리안교회의 반웰 바니 헤이워드 주니어 목사다. 반웰 목사는 자신의 표절 사실이 드러나자 2001년 10월 말 당회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그 다음 주 예배 때 자신의 표절 사실을 사과하고 사임했다.
<사우스이스트미주리안>의 보도에 따르면, 반웰 목사는 팀 켈러 목사의 설교를 표절하여 부활절 설교를 한 것이 일부 교인들에게 지적당했는데, 이후 또 다른 설교를 표절했다 발각돼 결국 사임하게 됐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대표적인 메가처치인 갈보리교회의 글렌 와그너 목사도 2004년 자신의 표절 사실을 인정하고 사임했다. 3,000여 교인이 출석하는 갈보리교회에 와그너 목사가 부임한 것은 1997년. 그는 매주 3~5차례 다른 설교를 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기독교 라디오 방송에서 나오는 다른 목사들의 설교를 표절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이 교회 신도가 기독교 방송을 듣다 담임목사와 설교가 흡사한 점을 이상히 여겨 밝혀졌다. 한 달 후인 2004년 9월 5일 와그너 목사는 예배 시간 중 사퇴 의사를 교인들에게 밝혀야 했다.
인터넷으로 설교 소비하는 시대
인터넷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교인이나 목회자나 클릭 한두 번으로 전 세계 유명 목사들의 설교를 집에서 편안하게 들을 수 있게 되었다. 표절은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대신 설교를 소비하는 시대가 가져온 부작용이다. 팀 켈러 목사는 설교 표절의 유혹에 노출된 목회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는 것으로 인터뷰를 맺었다.
"당신이 설교 준비를 하며 본문을 공부하고 얼개를 잡는 데 충분한 시간을 들인다면 남의 설교를 통째로 들고 오는 일은 여간해선 벌어지지 않는다. 문제는 당신이 본문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을 때나, 폭넓게 읽고 깊게 기도하며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킬 시간이 없이 너무 바빴을 때 생기기 마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