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부부, 남편이 부인 '살해 후 자살'
탈북자 부부, 남편이 부인 '살해 후 자살'
  • 박지호
  • 승인 2011.06.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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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의 날 하루 앞두고 뉴욕 거주 새터민 부부 가정 불화로 참극

'세계 난민의 날(World Refugees Day)'을 하루 앞둔 지난 18일, 뉴욕 주 로체스터에 거주하던 새터민(탈북자)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2년 전 북한을 나와 3국을 거쳐 난민 신분으로 두 아들과 함께 입국한 서 모(53) 씨와 김 모(47) 씨 부부다. 아내 김 씨는 칼에 찔려 숨졌고, 남편인 서 씨는 목을 메 숨진 것으로 미뤄, 경찰은 김 씨가 서 씨를 살해하고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인이 2,000명 정도밖에 안 되는 로체스터에 북한 출신 난민은 서 씨 가족이 처음이었다. 서 씨 가족이 미국에 도착한 직후부터 로체스터온누리교회(김진규 목사)가 서 씨의 정착을 도왔다.

서 씨 가족의 정착부터 줄곧 곁에서 도왔던 로체스터온누리교회 출신 한 목회자의 증언에 따르면, 서 씨 부부 사이에 언쟁이 잦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문화 적응 실패와 생활고로 인한 어려움도 있겠지만, 서 씨 가족이 가진 갈등이 핵심적인 요인이라는 것이다. 

가부장적인 서 씨와 아내 김 씨 사이에 충돌이 잦았고, 작년에는 술에 취한 서 씨가 아내와 크게 다퉈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교인들도 서 씨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 미국 사회에 적응하도록 도왔지만, 오래 버티지 못하며 적응을 하지 못했고, 가정불화로 인해서 상담도 했지만 관계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다고 서 씨를 돌봤던 목회자는 언급했다. 

미주 한인 새터민(탈북자)이 스스로 생명을 끊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4월 1일 뉴욕 플러싱에 사는 신 모 씨가 자택 화장실에서 목을 맸고, 이튿날 결국 숨진 바 있다. 당시 동일한 아파트에 살았던 또 다른 새터민은 같은 아파트에 몇 년을 살았지만 서로의 존재를 몰랐다고 말해 고립된 미주 새터민의 삶을 지적했다.

현재 미주에 거주하는 새터민은 200에서 25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탈북망명자지원회의 김동진 목사는 한인들과 언어로 소통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문화적으로는 외국인이나 다름없다며 서로의 특수한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는 새터민들끼리의 교류와 네트워크의 필요성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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