슐러 목사, 수정교회 권력 다툼에서 밀려
슐러 목사, 수정교회 권력 다툼에서 밀려
  • 김성회
  • 승인 2011.07.07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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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투표권 상실, 교회는 "집필에 집중하도록 배려한 것"

캘리포니아 수정교회(Crystal Cathedral Ministries)를 세운 로버트 슐러 원로목사가 사실상 교회에서 쫓겨났다. 파산보호신청(챕터11) 신청으로 떠들썩했던 수정교회의 얼굴 격인 슐러 목사가 이사회에서 투표권을 박탈당했다. 3년 전 누나인 실라 슐러 목사와 매형으로부터 이사회에서 축출된 아들 로버트 안토니 슐러 목사가 이와 같은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아들인 로버트 안토니 슐러 목사는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지에 "아버지(로버트 슐러 목사)가 이사회의 확장을 시도했는데, 이것이 이사진의 심기를 건드렸고 결국 투표권 박탈이라는 결정을 끌어내게 됐다"고 밝혔다.

직원들이 이사회 주축

로버트 안토니 슐러 목사는 "이사회의 주축을 이루는 사람들은 교회의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심각한 이해 충돌(conflict of interest)이다"라며 이사회를 확장시키려던 자신도 2008년에 같은 문제로 이사회로부터 축출됐다는 주장을 폈다.

   
 
  ▲ "슐러 목사, 명예이사장 추대"라고 투표권 박탈 결정을 포장한 수정교회 웹사이트.  
 
이와 같은 로버트 안토니 슐러 목사의 주장에 수정교회 측은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반박 성명서에 따르면 "최근 이사회는 투표를 통해 슐러 목사의 지위를 투표권을 가진 이사에서 '명예이사장(the honorary Chairman of the Board Emeritus)'직으로 바꾸는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성명서는 "너무나도 왕성히 활동하는 슐러 목사에게 은퇴란 없겠지만, 슐러 목사는 이전부터 절반의 은퇴를 계획하고 있었다"고 했다.

교회 측은 이와 같은 결정이 "슐러 목사 본인이 원하는 집필과 설교 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슐러 목사는 수정교회에서 설교도 계속 할 것이며 방송을 통해 소개되고 있는 "아우어스 오브 파워(hours of power)"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실라 슐러 목사는 같은 성명서에서 "아버지로부터 지혜와 조언을 구할 것이다. 아버지는 우리 교회를 위해 여전히 리더십을 제공할 것이고 나 역시 아버지의 지혜와 명예를 따를 것이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가족끼리 서로 "내가 적임자"

로버트 안토니 슐러 목사의 딸인 앤지 슐러 웨이트는 <LA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파산 법원이 이사회를 재정비해야 한다. 나의 아버지(로버트 안토니 슐러 목사)가 더 훌륭한 담임 목사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귀환의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나"라며 로버트 안토니 슐러 목사가 담임 목사로 복귀해야 한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수정교회는 2006년 로버트 슐러 목사가 은퇴한 후 2년간 그의 아들인 로버트 안토니 슐러 목사가 담임을 맡았다. 2008년 이사회를 통해 그의 누나인 실라 슐러 목사 측이 실권을 잡으면서 로버트 안토니 목사는 축출되는 등 가족 간의 내분에 휩싸여왔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며 수정교회는 작년 11월 5,000만 불 상당의 채무를 지고 파산보호신청(chapter 11)을 했다. 수정교회는 교회 재산 매각을 통한 회생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이 과정을 통해 가족들이 수당 및 주택 보조금 명목으로 수십 억대의 월급을 받은 사실이 들통났으며, 면세 혜택을 악용 세금을 내지 않은 것도 드러났다.

한편 오렌지 카운티 지역의 대학인 채프먼대학은 지난 5일 연방파산법원에 수정교회 매입안을 제출했다. 4,600만 불에 수정교회를 매입해 보건과학캠퍼스(health and science campus)를 설립하겠다는 안을 제출한 상태다.

지난 5월 뉴포트비치 시의 건설 개발 업체인 그린로파트너유한책임회사 역시 4,600만 불에 수정교회 소유 부동산을 매입해 아파트를 짓겠다는 매입안을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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