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대, '심플'한 삶을 살아라
위기의 시대, '심플'한 삶을 살아라
  • 전현진
  • 승인 2012.12.29 0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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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3] 기독교인의 경제 윤리, "청년들 계속해서 고민해야"

킹덤 셋째 날인 29일, 청년들은 오전 주제 강의 패널들과 전날 나눴던 토론 내용을 발표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졌다. 청년들은 전날 강사들이 나눈 주제 발표와 미리 나누어준 토론 시나리오 네 가지를 놓고 토론했다.

   
   
  ▲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청년들이 이야기를 나눈 토론 시나리오는 '기독교인으로서 돈을 벌기 위해 술·담배 등을 팔 수 있는지', '높은 연봉을 주는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교회와 이웃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긍정의 힘과 야베스의 기도를 다룬 책이 주는 영향', '비정규직과 정규직 문제, 그리고 세계의 경제 구조와의 연관성' 등을 다루는 내용이었다.

기독교인의 탐욕 그리고 개인 윤리

첫 번째 시나리오를 다룬 소그룹들은 발표에 나서 "술과 담배를 파는 것이 기독교인으로서 해선 안 되는 일"이라는 의견과 "이런 것들은 파는 것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술과 담배를 하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해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식의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오전 강의 패널인 김재수 교수(퍼듀대학 경제학)는 "크리스천들이 개인의 윤리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술과 담배를 팔고, 그 행동이 옳고 그른 것인가 하는 개인 윤리에 국한된 일보다 월가의 탐욕, 군수 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의 문제 등 좀 더 구조적이고 큰 문제를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장석 목사(복음의빛교회)는 "탐욕적인 목적으로 부를 버는 것이 문제"라며 "무엇을 파는지는 두 번째 문제이고, 부를 획득하는 방식이 선한지 아닌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종필 박사(ACT)는 "문제의식을 갖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 주인공이 신앙적 양심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 값진 것이다. 참가한 청년들도 고민하면서 사회적 영향과 일용할 양식에 해당되는 것인지 영성에 걸맞는 것인지. 내가 지금 돈을 벌고 있는 일에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 안으로 들어온 '금송아지'

   
  ▲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킹덤 참가자들이 토론한 두 번째 시나리오는, 높은 연봉을 주는 회사에 취직하게 되면 교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많은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해오던 모습이었다고 말하면서도, 교회 안에서 성공한 모습에만 초점을 맞춰 간증하는 등의 행동은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성공한 모습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김태평 목사는 "예배와 일을 구분하는 이분법적인 생각은 잘못됐다"며 "자신이 원하지는 않지만 높은 연봉을 주는 직업을 얻고, 거기서 얻은 돈으로 선교를 하면 된다는 식의 생각은 일의 영역을 하나님의 부름심이라는 차원에서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장석 목사는 "교회 안에서 통용되는 복과 성공이, 세상의 기준으로 재단한 것일 수 있다"며 "이런 생각은 하늘의 복을 이 땅의 것으로 치환시키는 일종의 '금송아지화'이다"고 말했다. 많은 크리스천이 이야기하고 있는 복의 개념에 물음을 던진 것이다. 그 복이 진정 성경이 말하는 축복인지에 의문을 갖고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재수 교수는 "교회도 자본주의 체제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일반적이 간증은 자신의 성공을 자랑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고 지적했다. 성공한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을 이야기하고, 목회자들은 교인들에게 헌금과 예배 참여를 더 활발히 하라는 식의 반성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홍 목사는 이런 식의 간증은 '뻥 같은 이야기'이고 그런 이야기가 교회 안에서 여전히 힘을 갖는 이유는 "우리가 듣고 싶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홍 목사는 이어 "이런 것들을 향해 '뻥'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소외된 자들의 고통을 이야기하는 것과 그것을 넘어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이 성공 획일주의적인 교회 문화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기독교 기업과 그 한계

참가자들이 나눈 세 번째 토론 시나리오는, 취업 준비 과정에서 <긍정의 힘>과 <야베스의 기도> 같은 책을 읽고, 기독교 기업에 입사한 경우에 대한 이야기였다. 참가자들은 기독교 기업 문화에 우호적인 생각과 동시에, 자본주의적인 시스템과 공존할 수 없는 신앙의 배경이 기독교 기업의 한계라는 이야기를 나눴다.

한 참가자는 "<야베스의 기도> 같은 책을 보면 '기우제'를 드리는 것 같은 기복신앙을 보게 된다"는 조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조별 발표자들의 의견에 홍 목사는 "기업은 기업, 문화는 문화라고 봐야한다"며 "왜 '기독교' 기업, '기독교' 문화라고 하는 식으로 붙이는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던졌다. '기독교'라는 말이 덧붙여질 때 더 괜찮아 보이고, 더욱 거룩해 보인다는 심리가 그 속에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 추구인데 기독교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굳이 '기독교'라는 말을 붙일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부각시킨 기업의 종교성이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홍 목사는 이어 "십일조만 하면 좋은 기독교 기업이라는 인상이 있는데, 십의 일을 드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머지 십의 구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통해 그 기업의 기독교적 기업 윤리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토론 시나리오인 비정규직 문제와 정규직 문제, 그리고 세계 경제 질서를 다루는 주제에서 김재수 교수는 이랜드 사태를 예를 들며 "복음주의자들의 한계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에서 가르치고 있는 것은 개인의 세계에 매몰되어 있는 경향이 있다"며 "하나님과 나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것은 맞지만, 개인의 이슈에만 집중하게 하고 이웃에 관심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 이랜드 사태를 바라보는 크리스천의 문제 의식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종필 박사는 시나리오에 포함된 '신재생 에너지 개발로 인한 옥수수 가격 상승'의 이야기를 예로 들며 "우리가 개발한 신재생 에너지로 돈을 많이 벌 수 있고, 자연 환경을 개선할 수 있지만, 옥수수 가격 상승으로 굶주림이 심해지고, 옥수수 재배를 위해 밀림이 파괴될 수도 있다는 연쇄 작용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실의 문제, 아직 어렵다

청년 참가자들은 일명 '시민논객'으로 나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졌다. 한 청년은 대형교회의 건축 문제 등을 지적하면서 "교회가 기독교 윤리를 강조하지만, 세상적인 이득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며 "교회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회나 하나님이 문제가 아니라 목사가 문제인 것 같다"며 "목사님들에게 부탁드리는 건 제대로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남겼다.

또 다른 참가자는 "많은 참가자들이 '힘들면 기도하고, 하나님이 채워주실 것'이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서 놀랐다"면서 "그런 조언들은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일상에서 적용되기 힘든 점이 있는 것 같다"며 솔직한 느낌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위기의 시대, '심플'한 삶을 살아라
   
   
  ▲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세미나에 이어 마지막 밤 집회에 김홍덕 목사(죠이장애선교회)는 '경제적 위기시대에 지혜롭게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설교를 전했다. 김 목사는 "집회 동안 '돈'에 대한 성경적인 관점을 고민한 킹덤 참가자들이 실제 삶 속에서 적용하는 방법을 나누려고 한다"며 설교를 시작했다.

김 목사는 '경제적 위기시대'에 살아가는 방법으로 '심플 라이프'를 강조했다. 그는 소비를 줄이는 것 이전에 마음이 '심플'해질 것을 주문했다. 김 목사는 "심플라이프는 'if'를 버리는 데서 온다"며 "'만약 그랬었다면'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된다"고 강조했다. 남들과 비교하며 '만일 내가 돈을 더 많이 벌었다면'하는 식의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또 과도한 헌신으로 축복을 비는 모습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과부의 두 렙돈 비유도 우리가 알고 있는 전부를 헌신하면 칭찬 받는 다는 내용이 아니다"며, "과부를 돌봐야할 책임이 성전에 있었지만, 서기관과 제사장들은 성전을 짓기 위해 예수님께서 허물겠다고 예언을 과부가 있는 두 렙돈까지 짜내고 있는 현상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부의 두 렙돈까지 짜내는 교회를 향한 책망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문제는 인생이 심플하지 않다는 것이다"며 "그럼에도 약육강식의 시대에 양심적 크리스천으로 살려면 심플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어 "캄캄하고 추운 곳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며 "세상과 똑같은 축복을 구할 것이 아니라, 나의 약한 삶을 통해서 주님의 강함이 나타나는 것이야말로 주님의 축복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자녀가 있는 김 목사는 장애인들에 대한 크리스천들의 인식에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교회가 장애인들은 불우이웃으로 만들고 있다"며 "장애인들을 은혜와 동정의 대상이 아닌 함께 할 수 있는 이웃으로 여길 것"을 주문했다.
   
   
  ▲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김 목사는 "(하나님께서) 편안이 아니라 편강을 주신다"며 "역행은 힘이 들고, 생산적인 일어남은 힘이 들어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간다로 가서 남은 인생을 장애인들과 살려고 한다"며 기도를 부탁하기도 했다.

오픈마이크 시간에는 조정혜 자매가 나서 "중보기도를 해주신 권사님들이 내가 나를 위해 기도한 것보다 더 많이 기도해주신 것을 보고 많은 감명을 받았다"며 "아름답고 귀한 경험 잊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현진 기자 / jin23@www.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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