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사회 속 발휘하는 교회의 영향력'
② '사회 속 발휘하는 교회의 영향력'
  • 이응도
  • 승인 2013.06.1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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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필라 초대교회 이응도 목사, 복음적 중립지대론

1972년에 미국의 기상학자인 에드워드 로렌츠은 미국 과학부흥협회에서 ‘예측가능성-브라질에서의 한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에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는가?’라고 하는 제목의 강연을 합니다. 그때 그가 처음 사용했던 말이 바로 ‘나비 효과’(butterfly effect)라는 말입니다. 과학적으로 이 말은 ‘초기 조건의 민감한 의존성에 따른 미래결과의 예측불가능성’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일반적인 의미로는 사소한 사건 하나가 나중에는 예측할 수 없는 커다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그래서 같은 제목으로 ‘나비효과’라는 영화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한국 쇼 프로그램을 보는 중에 재미있으면서도 약간은 고민이 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홍석천이라는 연예인이 나와서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는 장면 때문입니다.

홍석천은 여러분 모두가 아시는 것처럼 한국 연예인들 중에서 가장 먼저 '커밍아웃'을 했습니다. 당시 한국 사회가 커밍아웃이라는 말 자체를 잘 알지 못할 때 그는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커밍아웃이라는 것이고,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후회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 이후 출연 정지 등의 다소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요식업계의 CEO가 되었고, 연예계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꿈을 말하기를 '용산 구청장'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이유입니다. 그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영향력 있는 삶’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구청장이 되어 정치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사람이 꽤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그는 21세기에 적합한 리더십에 대한 정확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은 카리스마나 권력으로 사람들을 억압하는 리더십이 아닙니다. 어떤 삶을 살며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사는 것이 가장 가치 있고 아름다운 삶인지를 보여주고 그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우리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입니다. 그는 자신의 삶을 통해 무엇인가 자신이 원하는 영향력을 세상에 발휘하고 싶은 열망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위해서 오늘도 열심히 살고 있다 말했습니다.

요즘 한국 교회는 참 많이 바쁩니다. 한국 교회의 감소추세에 대해 걱정하랴, 정치에 간섭하랴, 교회 지도자들의 잘못과 실수에 대해서 변호하고 변명하랴, 교단 내부의 문제로 서로 다투고 비난하랴…. 그렇게 바쁜 중에 한국 교회에 쏟아지는 수많은 비판과 손가락질에 대해서 교회는 참으로 무력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교회는 한국 사회의 양심도 아니고 거울도 아니며 발전의 동력도 아닙니다.

그런데 한국 사회에 최초의 연예인 커밍아웃을 했던 한 사람이 자신의 꿈을 말하면서 ‘영향력을 끼치는 삶’이라고 합니다. 저는 한국 교회가 그의 이러한 말을 그저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잃고 있는 바로 그 자리에 교회가 인정할 수 없는 생각과 삶이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을 사로잡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서로 관련되어 있고, 오늘 한국의 한 쇼프로그램에서 ‘영향력’에 대해 말하고 있는 한 동성애자의 꿈이 다음 세대 우리의 자녀들에게 어떤 큰 돌풍으로 나타나게 될지 우리는 알 수 없지 않겠습니까?

교회가 사회에 대해 만들어내는 복음적 중립지대는 우리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공간입니다. 홍석천이라는 연예인이 만나는 사람마다 동성애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열심히 살아갈 뿐입니다. 하지만 그가 열심히 살았던 결과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존경을 받을 때 더 중요한 결과가 만들어집니다. 그의 성적인 정체성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의 성에 대한 왜곡된 생각도 함께 수용되는 것입니다.

예, 그렇습니다. 예배하고 선교하는 일은 교회의 본질적인 사역입니다. 하지만 그 본질에 충실했기 때문에 지역과 시대의 필요성을 외면하고 사는 것은, 강도 만난 나그네를 외면하고 지나간 제사장과 레위인의 모습입니다. 오히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좋은 예배와 선교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서 교회는 좀 더 지역에 깊이 뿌리내려야 합니다. 교회와 성도의 삶이 건강해야 하고, 교회가 나누는 영적인 문화가 건강해야 합니다.

나아가서 빛과 소금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삶의 영역들이 건강해야 합니다. 동성애자 홍석천이 자신의 삶의 결과로 우리 사회에 리더십을 발휘하려 할 때, 교회와 성도는 삶을 열고 이웃과 소통하며 우리들의 건강한 삶을 통해 영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응도 목사 / 필라델피아 초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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