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미주 신학생/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 개막
'제4회 미주 신학생/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 개막
  • 김종희
  • 승인 2013.08.13 0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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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 예배, 김영봉 목사 "주님 사랑하기에 목회하는 것"

   
  ▲ 제4회 미주 신학생/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가 8월 12일 시작되었다. 이번 컨퍼런스는 2박 3일 동안 신학생/목회자 부부·자녀 85명이 참여한다.ⓒ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8월 12일 월요일 오후 5시, 워싱턴에 있는 힐튼 덜레스호텔(Hilton Dulles Hotel)에서 제4회 미주 신학생/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가 시작되었다. 이번 컨퍼런스는 2박 3일 동안, 신학생/목회자 부부·자녀 85명이 참여한다. 멘토는 목회멘토링사역원 원장 김영봉 목사(와싱톤한인교회) 고영민 목사(토론토 이글스필드한인교회) 박성일 목사(필라델피아 기쁨의교회) 유승원 목사(디트로이트한인연합장로교회) 등 4명이다.

첫날 저녁 개회 예배 때 김영봉 목사는 요한복음 21장 15~19절을 본문으로 설교했다. 낙심에 빠져 있는 제자들과 부활하신 예수님이 갈릴리 호숫가에서 만나 대화하는 장면이다. 김 목사는 이 본문에서 얻어야 할 교훈 세 가지를 소개했다. 다음은 설교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첫째, 이 본문에 등장하는 '사랑'이라는 단어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여부를 놓고 주석가들마다 견해가 갈린다. 이 본문에서 쓰인 '사랑'이라는 단어는 헬라어 표현으로 다른 뜻을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는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목회멘토링사역원 김영봉 원장.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예수님은 아가페의 의미로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었지만, 베드로는 필로스의 의미로 '사랑한다'고 대답했다. 잠시 후 예수님은 똑같은 의미로 되물었고, 베드로 역시 똑같은 의미로 대답했다. 세 번째 예수님의 물음은 필로스적 의미를 담았다. 예수님이 베드로의 수준에 맞춘 것이다. 베드로는 이번에도 똑같이 대답했다.

무슨 의미인가. 하나님 자신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아가페의 사랑을 베드로는 이해하거나 감당할 수 없었다. 베드로는 필로스적인, 인간적인 사랑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 주님은 그런 베드로에게 실망하거나 그를 포기하지 않으셨다. 반복해서 '내 양을 먹이라'고 하셨다.

아가페의 사랑에 필로스의 사랑으로 대답할 수밖에 없는 수준인데 어떻게 그러실 수 있었을까. '아, 네가 네 자신을 아는구나, 그럼 넘어지지는 않겠구나' 생각하셨을 것이다.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턱없이 부족하고 형편없다는 것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이 목회자에게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양을 먹이라고 하신 주님을 믿고, 부족함을 깨달은 바로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 연약한 베드로를 인간적으로 보면 무척 실망하거나 불신했을 것이다. 그러나 주님은 그런 베드로를 찾아 오셔서 내 양을 먹이라고 하셨다. 실패한 자를 찾으시는 주님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우리도 베드로와 같을 때가 많다. 많은 사역자들이 기진맥진 탈진한 채 힘들어 하고 있다. 정상적이라면 하나님 앞에서 자격 미달의 내 모습을 숨기고 싶고 피하고 싶다. 이런 상황에 놓인 것이 우리 현실이다.

8년 전 와싱톤한인교회에 부임할 때 포부가 컸다. 신학교에서 가르친 대로 목회해 보자고 마음을 다졌다. 하지만 이제는 하루하루 다치는 문제들을 틀어막는 것 같은 기분으로 살아간다. 끊임없이 나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면서 살아간다.

우리가 그런 목회자이고, 우리가 그런 상황에 처해 있고, 그런 마음을 가졌기에 주님의 사랑은 우리를 다시 다독이며 힘을 주며 일으켜 주시는 것이다.

이것밖에 안 되는 것을 어찌 하오리이까. 깨어지기 쉬운 보잘것없는 사랑이라는 것을 고백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의 이런 한계와 고민을 나누는 귀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둘째, 주님은 '내 양을 치라'고 하셨다. 나의 양이 아니고 주님의 양이다. 우리에게 맡겨진 분들의 최종 소유권자는 누구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많은 목회자들이 교인들을 내 양으로 착각한다. 그래서 함부로 대한다. 주님의 양들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순종과 은혜라는 명목을 내세워서 생각 있는 사람들을 침묵하게 하거나 쫓아내는 목회자들이 있다. 기독교 방송을 듣다 보면 교인들 앞에서 말씀을 준비하고 전하는 것에 대해서 불성실한 목회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우리는 나에게 맡기신 양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셋째, 주님은 베드로를 목양의 자리에 세우시면서 그 무엇보다 나를 사랑하는지 질문하셨다. 설교를 잘하는지, 신학 연구를 많이 했는지 묻지 않고, 나를 사랑하는지를 묻고 있다. 우리는 주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목회하는 것이다. 이것만 제대로 잡혀 있으면 목회 현장에서 유혹 받지 않고 미끄러지지 않는다. 이런 생각만 분명히 하고 있으면 호위호식하거나 양떼들에게 함부로 할 수 없다. 오늘 주님을 만난 제자들처럼 우리도 갈릴리에서 주님을 만나는 귀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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