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러 온 멘토링 컨퍼런스, 본질 배우고 갑니다
쉬러 온 멘토링 컨퍼런스, 본질 배우고 갑니다
  • 전현진
  • 승인 2013.08.16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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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신학생/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 폐막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고민을 풀기 위해 '제4회 미주 신학생/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를 찾은 참가자들이 8월 14일 모든 일정을 마쳤다. 참가자들은 목회 현장으로 향하는 길에도 한가득 고민을 안고 간다.

'멘토링 컨퍼런스' 마지막 날에는 모든 멘토들이 나와 참가자들이 조별 모임에서 나눈 질문들을 놓고 멘토링에 나섰다. 참가자들은 '가정과 사역의 균형'에 대해 물었고, 멘토들은 답했다. 목회자 가정의 '부부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참가자들이 많은 공감한 나타낸 질문은 '성공한 목회의 기준과, 이민 목회에서 포기해야 할 것'을 묻는 질문이었다. 유승원 목사(디트로이트한인연합장로교회)는 "답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며 입을 열었다.

유 목사는 '성공'이라는 말의 정의에 의문을 달았다. 성공이란 말이 '출세 또는 그 과정'을 가리키는 것이라면 잘못된다는 얘기다. 또 이민 목회에서 포기해야 할 것으로 유 목사는 '나'를 꼽았다. 목회자가 자신의 욕망을 내려놓고 소명에 집중하라는 지적이다.
   
 
 

▲ ▲멘토들이 참가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영봉 목사, 고영민 목사, 박성일 목사, 유승원 목사.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박성일 목사(필라델피아 기쁨의교회)는 '성공적인 목회'라는 환상이 갖는 허점을 꼬집었다. 교회 개척 당시 '성장하는 교회'를 모토로 삼았다며, 성장을 확장보다는 변화로 측정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교회가 성숙한 변화로 가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목회적 성공이란 성장과 성숙을 동반하지만, 끝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하는 주제라는 설명이다.

멘토링에 이은 폐회 예배에선 유승원 목사가 설교했다. '사람을 얻는 것'이란 주제를 다룬 그의 설교에는 멘토링 컨퍼런스가 고민해온 목회의 본질이 녹아났다. 세상에서 '사람을 얻는 것'이란 돈과 명예 등 욕망을 채우기 위한 '개체'일 뿐이라고 유 목사는 말했다. 그는 "목회는 사람을 얻는 문제"라며 "화려한 목회 이력서도 하나님 앞에서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지극히 작은 한 사람을 얻는 것이 목회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공짜'라 쉬러 왔는데 '목회 본질' 배우고 갑니다

2박 3일 동안 이어진 행사에는 미주 곳곳에서 두 번 이상 멘토링 컨퍼런스를 찾은 '고참' 참가자와 처음 참가하는 신학생·목회자들이 모였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모들이 모인 만큼 저마다 멘토링 컨퍼런스를 찾은 이유와 동기도 달랐다.

많은 참가자들은 멘토링 컨퍼런스를 찾은 적이 있는 동료의 추천을 참가 이유로 꼽았다. 또 <미주뉴스앤조이>의 안내 기사를 보고 관련 내용을 알아본 뒤 찾은 이들도 많았다. 일부 참가자들은 "참가비가 무료라 쉬려고 왔다"고 했다. 쉬러 온 이들은 집회가 끝나고 오히려 목회의 본질을 고민했다며, 많은 걸 배우고 돌아간다고 입을 모았다.

   
  ▲ 나광도 목사와 아내.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멀리 중국 상하이에서 사역하고 있는 나광도 목사는 잠시 미국을 방문하던 길에 멘토링 컨퍼런스에 참가하게 됐다고 했다. 나 목사는 아내와 멘토링 컨퍼런스를 찾았다. 자주 올 수 없는 미국 방문길에 많은 볼거리와 휴식을 뒤로 미룬 나 목사는 더 좋은 시간을 지낼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승후 목사(에반스빌한인교회)는 일리노이 챈들러(Chandler)에서 왔다. 교회 인근에 한인은 200명이 채 안 된다고 한다. 교인은 서른 명 남짓이다. 시골 마을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이 목사는 인근 한인 전부를 교인으로 생각하며 어울려 지내려 한다고 말했다.

시골 마을에서 묵묵히 사역을 이어 온 이 목사는 다른 목회자들과 만나 교제하고 설교를 듣기 위해 멘토링 컨퍼런스를 찾았다고 했다. 조용한 작은 마을에서 나눌 수 없었던 목회의 본질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서다. 이 목사는 이제 작은 마을로 다시 돌아가 인근 학교로 유학 온 청년들을 어떻게 섬길지 고민 중이다.

목회자의 길에 뒤늦게 들어선 금동섭 목사는 멘토들이 솔직하게 나눈 갈등과 어려움을 듣고 많은 공감이 됐다고 했다. 미국 교회에서 인턴 목회자 시절을 보낸 금 목사는 한인 목회에 대해 잘 모른다고 했다. 자세히 알지 못했던 한인 목회의 속살을 멘토링 컨퍼런스에서 네 멘토들이 다양하게 전해주어 많은 걸 배웠다고 덧붙였다.

금 목사는 서로 다른 신학적 배경을 갖고 있는 멘토들이 일맥상통한 주제를 전달하는 것을 보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다른 목회자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내가) 틀리지 않았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금 목사는 "불편한 자리일 텐데, 멘토들이 참가자들과 함께 식사하며 대화를 이어간 것"을 멘토링 컨퍼런스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작은 교회에서 건강하게 사역하는 분들과도 교제하고 싶다"며 "지역 교회에서 자주 만나 멘토링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멘토링 컨퍼런스의 후속 프로그램에 대한 바람도 비쳤다.

"목회 기술 아닌 본질 나누는 자리였다"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멘토들의 소감도 남달랐다. 멘토로 처음 나선 고영민 목사(토론토 이글스필드한인교회)는 "다른 컨퍼런스와 달리 목회 기술을 전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 좋았다"며 "목회자들이 모여 영성과 본질에 대해 나눈 것"을 멘토링 컨퍼런스의 장점으로 꼽았다. 고 목사는 캐나다 인근에서도 멘토링 컨퍼런스를 열었으면 하는 희망도 품게 됐다. 어쩌면 가까운 시일 안에 나이아가라 폭포를 배경으로 캐나다 인근 지역 목회자들이 모여 멘토링 컨퍼런스를 열게 될지도 모르겠다.

김영봉 목사(와싱톤한인교회)는 "멘토링 컨퍼런스를 통해 한국과 한인 교회의 현주소를 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목회자들이 내뱉는 현실의 고민. 그 속에서 본질에서 멀어져버린 한국교회와 이민 교회의 현실이 비친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멘토링 컨퍼런스를 통해 거룩성을 회복하고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가 바른 방향으로 회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목회의 본질이란 결국 바른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라며 "(참가자들이) 목회 현장에 돌아가서도 고민을 포기하지 않고, 질문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현진 기자 / jin23@www.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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