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한 제자들이 십자가형의 원인"
"무장한 제자들이 십자가형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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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9.23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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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 데일 마틴 교수 주장

무기를 지닌 제자들 때문에 예수가 십자가 형을 당했을 수도 있다고 예일대 종교학과 데일 마틴(Dale Martin) 교수가 주장했다. 허핑턴 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마틴 교수는 예수에 관한 이야기 중 제자들의 무장 부분이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이것은 예수의 처형을 충분히 설명하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마가복음(14:47)과 누가복음(22:47-54)에 따르면 예수의 제자들은 최후의 만찬 이후 예수가 체포될 당시 칼을 지니고 있었다. 당시 로마의 지배하에 있던 도시들에서는 무기를 지닌채 길을 가는 것은 불법이었으며 당시 유월적 축제기간이어서 유대인들이 과열 상태에 있었던 점을 감안하다면 본디오 빌라도 입장에서 무기 소지를 강력하게 금했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신약연구 저널(Journal for the Study of the New Testament)에 실린 마틴 교수의 주장에 대해 예일대 신학부 학장을 지낸 해롤드 애트리지 교수는 “당시 로마는 정치적 위협을 가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해서 엄격했기 때문에 마틴의 주장은 상당히 그럴듯하다”고 밝혔다.  유니온 신학교의 할 타우시그 교수는 “예수와 제자들은 로마 지배하에 있던 지역에서 수만명을 십자가에서 처형한 로마 제국의 국가적 폭력의 희생자의 일부였다”는 것을 인정했다.

반면  바르트 어만 교수(North Carolina 대학) 는 제자들이 ”왜 하필 종교 축제 기간에 무장을 했는가?”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마틴 교수는 당시 예수와 제자들은 지상 문제 해결에 초월적 힘의 개입을 기다리던 묵시주의자들이었다는 사실이 사해 사본 일부에서 발견되며 예수도 하나님나라의 즉각적인 임재를 기다리던 입장이었기에 그에 상응하는 행위로 무장을 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화가 한스 히르츠의 그림 "그리스도의 체포"

마틴 교수의 주장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일부 가능성을 인정한 타우시그 교수도 “그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허핑턴 포스트의 더글라스 메인 역시 “복음서는 예수 이후 40년이상이 지난 뒤에야 지금의 형태로 완성되었는데 그 저자들 중에는 예수의 지상 사역의 일차 증언자가 아닌 사람도 있을 수 있으므로 성서의 기록 만으로 당시의 역사적 정황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썼다.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의 파울라 프레드릭슨 역시 “마틴의 주장은 커다란 구멍을 갖고 있다”며 “설사 당시 로마법이 무장을 강력하게 금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예루살렘의 치안상태가 그렇게 엄격하지는 않았으며, 성서에서 말하는 칼 역시 숨기기 쉬운 짧은 단검에 불과하다”며 군인들이 가지고 다니는 칼로 성서 본문을 이해하는 것은 모순이라면서 이런 논쟁은 그냥 재미있는 놀이 같은 것이라고 폄하했다.

마틴의 주장은 평화주의자로 인식되어 온 예수의 이미지를 바꾸다는 것만으로 상당한 주목을 끌 수 있으나 예수가 평화를 선포한 많은 구절보다 몇 구절만을 가지고 '제자들의 무장'을 묵시론적 무장으로 설명하는 것은 신학적 억지로 보인다. 오히려 한스 히르츠의 그림 "그리스도의 체포"를 설명한 독일의 신학자 오이겐 드레버만의 설명('예수를 그린 사람들', 피피엔, 2010년)이 베드로의 '폭력'의 의미를 잘 보여주고 있다. 겟세마네 밤샘 기도로 허리 조차 펼수 없는 무방비 상태의 예수에 대한 폭력적 진압이 베드로의 대항 폭력을 불렀다는 것이다. 이 모순 상황 속에서도 예수는 마태복음 26: 52에서 그의 일관된 가르침을 놓치지 않는다.

"네 칼을 칼집에 모두 꽂아라. 칼을 쓰는 사람은 모두 칼로 망한다"

 

 편집부 / <뉴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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